알고서 사면,

2020. 11. 25. 09:51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

우리나라에서 ‘중국산’이라고 하면 가짜인 ‘짝퉁’이거나 ‘싸구려’인 조잡한 것들로 인식이 되고 있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을 했고, 중국에서 들어온 것은 무조건 다 나쁘거나 잘못된 것으로 생각했던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제가 중국산을 마음 놓고 사고 씁니다.

제가 최근에 산 옷과 신발은 다 중국산입니다. 우리나라 상표를 붙인 중국산이 아니라 중국 상표가 붙은 것들입니다. 그걸 인터넷을 통해서 ‘알리익스프레스’라는 중국의 업체를 통해서 삽니다.

 

제가 중국산을 쓰는 이유는 우선 크기가 제가 맞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남자들 상의 사이즈가 보통 110 이상은 잘 안 나와서 115나 120은 아주 드문데 중국 상표로 나오는 것들은 그런 기준으로 본다면 120, 130, 140도 나옵니다. 제가 보통은 XXL를 사는 편인데 중국상표에는 XXXL, 4L, 5L 심지어는 6L 7L 까지 나옵니다.

 

그래서 제가 맞는 옷을 마음 놓고 선택할 수가 있습니다.

가격이 저렴합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팔리는 중저가 상품 99%가 중국에서 만들어 우리 상표만 붙인 것인데도 가격이 꽤 비싼데 비슷한 것을 중국 상표로 구입하면 70 ~ 80% 정도의 가격으로 구입이 가능합니다.

 

제가 광장시장에서 7만원을 주고 산 겨울에 입는 사진 조끼가 중국 알리에서 똑 같은 상표로 나와 가격을 확인해보니 중국 것을 인터넷으로 구입하며 4만원 정도 합니다.

 

세일기간을 잘 활용하면 거의 반값보다도 더 싸게 구입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옷감이나 바느질 수준이 떨어지지도 않습니다. 저는 2018년부터는 제가 입는 상의는 거의 중국에서 들여온 것입니다.

 

신발도 우리 상표 중에 가격이 저렴한 것이 칸투칸인데 칸투칸보다 훨씬 저렴하고 다양합니다. 제가 예전엔 칸투칸 것을 많이 샀는데 거기서는 제일 큰 사이즈를 구해도 항상 조금 작다는 느낌이 들어 그게 늘 걸렸는데 중국에서 들여오는 것들은 넉넉한 크기로 구할 수가 있어서 좋고 가격도 칸투칸보다 더 저렴합니다.

 

불만이 하나 있다면 배송이 정확한 날짜가 없다는 것입니다. 어떤 것은 1주일이 안 걸려서 오기도 하지만 어떤 것은 한 달 가까이 걸릴 때도 있습니다. 이거 말고는 다른 불평이나 불만은 전혀 없습니다.

 

예전에 중국에 갔을 적에, 우리 가이드를 맡은 조선족 사람에게 중국산의 불량을 토로한 적이 있는데 그 사람 얘기가 ‘무슨 물건이든 제값을 주면 그 값을 하는데 한국 사람들은 싸게 사려 하면서 좋은 물건을 찾으니까 그렇다’고 했습니다.

 

그 말이 틀리지가 않을 겁니다. 한국 사람들이 일본에 여행을 가서 잘 하는 말이 ‘값싸고 좋은 것’을 달라는 것이라고 하는데 일본 사람들이 그걸 이해를 못한다고 합니다. 그건 세상에 값싸고 좋은 물건은 없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오늘 제가 주문한 것이 온다고 우체국에서 문자가 왔는데 이젠 중국산도 제대로 사면 괜찮다는 사실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