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2. 15. 06:56ㆍ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
부끄러운 얘기지만 저는 설날에 세뱃돈을 크게 주어 본 적이 없습니다. 늘 빠듯하게 명절을 지내다보니 많이 주고 싶어도 줄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이번 설에 제가 세뱃돈을 받았습니다. 미미한 액수지만 처고모부님과 장모님으로부터 복돈이라고 억지로 주셔서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엔 이 세뱃돈이 작은 액수가 아니라는 점에서 놀라고 또 세뱃돈에 세금이 따른다고 해서 놀랍니다.
<민족 대명절인 설날. 가족과 함께 모여 새해를 축하하는 자리에 빠지지 않는 것 중 하나가 세배와 세뱃돈이다. 설날 연휴는 학생과 아이들이 친척 어른들에게 돌아가며 세배를 해 1년 중 가장 많은 돈을 받는 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가족 간 모이기가 어려워진 이번 설에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통신 3사가 영상통화 무료 지원을 통해 온라인 세배를 가능케 했다.
세뱃돈은 일종의 축하금이다. 결혼식 축의금 등과 비슷하게 여겨진다. 대체로 축하금은 증여세가 부과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일부 자산가는 세뱃돈을 통해 상당액의 자금을 자녀에게 증여하기도 한다. 대학이나 중·고등학교 등 상위 학교 진학을 앞둔 자녀나 친척들에게 입학 축하 명목까지 더해 많게는 수백만~수천만 원을 세뱃돈으로 주는 경우도 있다. 거액을 세뱃돈으로 받으면 증여세를 내지 않아도 되는 것일까?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르면 무상으로 이전받는 재산 또는 이익은 모두 증여세 부과 대상이다. 하지만 이 법 46조를 보면 사회 통념상 인정되는 이재구호금품, 치료비, 피부양자의 생활비, 교육비, 시행령으로 정하는 이와 유사한 것은 비과세되는 증여재산으로 규정된다. 같은 법 시행령 35조에는 ‘기념품, 축하금, 부의금, 기타 이와 유사한 금품으로 통상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금품’ 등을 비과세 항목으로 구체적으로 적시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세뱃돈은 비과세 항목의 하나로 여겨지곤 한다. 하지만 비과세 항목으로 명시된 금품의 종류보다 중요한 것은 ‘사회 통념상 인정되는’이라는 법 문구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몇 십만 원의 세뱃돈을 받아 용돈으로 쓰는 정도는 사회 통념상 인정되는 범위에 들어 비과세되지만, 거액의 세뱃돈을 반복적으로 받는 경우는 이 범위를 넘어서기 때문에 과세 대상이 된다는 게 법의 취지라는 것이다. 따라서 자녀가 매년 거액의 세뱃돈을 받아 그 총액이 증여세 비과세 기준을 초과하게 되면 증여세를 내야 한다.
증여세 비과세 한도는 미성년 자녀(만 19세 미만)일 경우 10년간 2000만원이다. 예컨대 초등학생 저학년 시절부터 자녀에게 만 19세가 되기 전까지 매년 500만원씩, 10년간 총 5000만원의 세뱃돈을 줬다면 2000만원을 초과하는 3000만원에 대해선 증여세를 내야 한다. 자녀가 만 19세 이상의 성년일 경우에는 비과세 한도가 10년간 5000만원으로 늘어난다.
자산가인 큰아버지가 조카에게 거액의 세뱃돈을 줬을 때는 미성년 여부와 관계없이 비과세 한도가 더 적어진다. 10년간 1000만원까지만 비과세 된다. 조카에게 10년간 매년 500만원씩 세뱃돈을 줬을 경우 4000만원에 대해서는 증여세가 부과된다.
실제로 일부 정부 고위층은 자녀나 손자의 재산 증식 이유를 놓고 “세뱃돈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가 추후 증여세를 낸 사례가 있다. 문재인 정부 첫 고용노동부 장관을 지낸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적이다. 김 의원은 2017년 고용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을 당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별다른 소득이 없는 딸이 2억 원 상당의 재산을 모은 것과 관련해 “명절에 200만~300만원씩 세뱃돈을 받았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당시 “증여세 과세 대상인 줄 몰랐다”고 했지만 뒤늦게 1454만원의 증여세를 내고 인사청문회를 통과했다.
같은 해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도 인사청문회에서 아들의 4000만원 예금 출처를 ‘세뱃돈과 용돈’이라고 답해 주목을 받았다. 그 다음해인 2018년 조명래 전 환경부 장관도 장관 후보자 시절 두 살 손자가 2200만원의 예금을 보유하게 된 경위에 대해 “친척과 지인들이 준 돌잔치 축하금과 세뱃돈을 모은 돈”이라고 했다.
증여세율은 과세표준에 따라 10~50%다. 공제한도 등을 제한 후의 과세표준이 1억 원 이하일 경우 10%가, 30억 원을 초과할 경우 50%가 부과된다. 세뱃돈은 증여세가 부과되지 않는다는 잘못된 지식으로 증여세 신고를 하지 않고 있다가 나중에 증여세를 내게 되면 가산세가 붙는다. 일반 무신고는 신고 대상 금액의 20%를 가산세로 내야 한다. 의도적으로 속여 신고하지 않는 부정 무신고로 분류되면 가산세가 40%까지 올라간다. 미납기간에 대한 납부지연가산세도 매일 0.025%씩 더해진다.
최근에는 세뱃돈을 받은 자녀를 위해 단순히 저축을 해주는 대신 자녀 명의의 증권 계좌를 개설해 주식을 사주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세뱃돈으로 주식을 매입하면 투자 원금은 저축했을 때와 동일하게 증여세 과세 대상이 되지만 나중에 얻는 배당금이나 매각차익 같은 투자 성과는 증여세가 부과되지 않기 때문이다.
자녀 명의로 증권 계좌를 열어 삼성전자 같은 초우량 주에 장기 투자해 나중에 해당 종목들의 주가가 많이 오르면 증여세를 최소화하면서 자녀들의 재산은 크게 늘려줄 수 있게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지난해 미성년 신규 계좌 개설 수는 6만 개로 2019년보다 여섯 배 많아진 것은 주가가 급등한 가운데 이런 증여 수요가 증가한 결과로 분석된다.>한국경제,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세뱃돈을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은 참 좋겠지만 설에 세뱃돈을 한 푼도 받지 못하는 사람도 무척 많을 겁니다. 제가 어릴 때도 세뱃돈이라는 말만 들었지 돈을 받아 본 적은 없었습니다.
작년 추석에 우리 1학년 아이들의 추석 얘기를 들어보니 명절에 보통은 몇 십만 원에서 많으면 몇 백만 원의 용돈을 받았다고 해서 정말 놀랐는데 요즘은 세뱃돈으로 수천만 원이 오간다니 이게 정상적인 얘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돈을 많이 줄 수 있는 사람이 부럽기는 하지만 그게 사회적 통념을 넘어서면 다른 의도가 있음은 분명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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