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4. 27. 06:52ㆍ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
이미 어느 정도 예견이 되었던 일로 생각하는데 어제 우리 배우 윤여정 님의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이 우리나라뿐만 미국과 여러 나라에서 큰 화제를 낳고 있습니다.
조연상 수상도 대단하지만 윤여정 님이 시상식에서 보여준 수상소감과 입담이 더 큰 화제가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솔직히 저는 윤여정 님의 팬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분의 연기는 누가 봐도 찬사를 보낼만하다는 생각인데 그보다 더 놀라운 것이 영국과 미국의 수상식장에서 보여준 ‘말씀’입니다.
영어를 잘한다는 그런 피상적인 얘기가 아니라 항상 사람들의 허를 찌르는 촌철살인의 경지가 놀랍습니다. 우리에게 이런 배우가 있다는 것이 정말 자랑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여당에도 이런 인물이 있다고 악을 쓰는 사람들이 많아서 황당합니다.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전체적으로 기울어진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균형을 잡아보려는 시도."(김의겸)
"김어준의 천재성 때문에 TBS '뉴스공장'에 청취자들이 열광하는 거 아닌가."(정청래)
"나는 '뉴스공장'에 출연해 김어준과 함께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려 투혼을 발휘했다."(안민석)
"거의 모든 언론이 기득권 세력과 한 편이 된 상황이다. 진실을 말하는 방송이 하나라도 있어야 한다."(추미애)
여권 인사들이 '김어준 수호'를 외치며 하는 말이다. '천재성' '균형' '역사의 물줄기' '반 기득권' 등 요즘 말로 '가슴이 웅장해지는' 단어들이 총출동한다. 김어준 씨에 대한 여권의 평가는 '기울어진 언론 지형 속에서, 천재적인 재능으로 방송계의 한 획을 그었고, 동시에 역사의 물줄기를 바꿔온, 진실을 균형있게 보도하는 거의 유일한 인물'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김 씨를 향한 이 같은 여권의 태도는 논란을 낳는다. 김 씨가 공중파 라디오 프로그램의 진행자로 부적절하다는 주장의 핵심은 '김어준표 음모론'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與, 김어준에 "진실의 수호자"…'차고 넘치는' 음모론은?
여권은 '가짜뉴스 방지법'을 발의할 정도로 언론개혁에 적극적이다. 그렇지만 김 씨 특유의 '음모론'이 낳은 사회 갈등에는 침묵한다. 특히 그의 음모론은 개인 유튜브 채널 등이 아니라 서울시민의 세금이 투입되는 TBS라디오를 통해 전파를 타는 게 문제다. '김어준표 음모론'은 그가 진행하는 '뉴스공장'의 전파를 탄 사례만 해도 차고 넘친다.
김어준 씨는 '뉴스공장'을 통해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피해자 A씨에 관한 음모론을 제기했다. 그는 4.7 보궐선거를 앞두고 A씨가 기자회견을 한 것과 관련해 "메시지의 핵심은 민주당 찍지 말라는 거 아닌가. 선거기간 적극적인 정치행위"라고 했다. 이후 A씨는 친여 성향 인사, 지지자들에게 린치에 가까운 타격을 받았다.
지난해 5월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겨냥해 연 기자회견에서도 또 다른 음모론이 나왔다. 김씨는 '뉴스공장'에서 "기자회견문을 읽어보면 이용수 할머니가 쓴 게 아닌 게 명백해 보인다. 냄새가 난다"며 '기자회견 기획설'을 설파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이에 "내가 바보냐. 내가 치매냐"고 김 씨를 비판했다.
지난해 12월 우리 정부가 가장 먼저, 많이 들여오기로 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FDA(식품의약국) 승인을 받지 못한 점에 대해 김씨는 "화이자, 모더나는 미국 회사들이다. 반면에 아스트라제네카는 영국 회사"라며 "FDA 승인을 늦추는데 화이자, 모더나 같은 미국 회사가 힘을 쓴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1심 유죄 판결에 대해 "사법이 법복을 입고 판결로 정치를 했다"고 했고, 드루킹 여론조작 사건으로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2심 실형을 선고받자 "정치적 판결이 있을 수 있는 우려가 있었다. 이상한 판결"이라고 했다. 김씨를 '진실의 수호자'라고 말하는 여권 인사들은 이런 논란이 공중파 라디오 진행자의 입에서 나온 것에 대해 뭐라고 평가할까.
'조국 수호'와 닮은 '김어준 수호'
그럼에도 민주당은 '김어준 수호'에 나섰다. 음모론에 대한 평가는 일단 제쳐둔 채 '언론탄압'이라는 화두를 던졌다. '밀리면 끝'이라는 '조국 사태'와 비슷한 심리가 읽힌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기득권과 최전선에서 싸우는 게 바로 김어준의 뉴스공장"이라며 "당에서 적극적으로 싸워야 한다. 이것은 김어준 개인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기득권과 싸우는 동지와의 연대"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김어준 못 잃어', '민주주의 못 잃어', '대한민국 못 잃어' 수준의 신격화"라며 "검찰개혁이 사실상 '조국 수호'고, 언론개혁이 사실상 '김어준 수호'라 보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창선 시사평론가는 "고작 김어준의 음모론에 기대어 정치를 하는 집권 여당의 모습이다. 김어준은 민주당 지킴이를 하고, 다시 민주당은 김어준 지킴이를 한다"며 "그렇게 한 패가 되니 방송은 사유화 되고 정파의 도구로 전락하고 말았다. 대체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싸우자는 것인가"라고 밝혔다.>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정상적인 사람들이 보면, 정말 치우친 사람으로 보이는 김 아무개를 이렇게 옹호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참 우리의 현실이 지금 어디인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합니다.
제가 가급적 특정인물에 대한 얘기를 하지 않으려 했는데 오늘 보니, 마치 그가 무슨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멋진 샷을 날린 윤여정 님이라도 되는 것처럼 금칠을 하는 사람들을 보니, 이게 우리의 현실이고 민낯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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