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2021. 4. 29. 09:20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

제가 말을 덧붙일 이야기가 아닌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삼성’이라는 이름은 호, 불호가 명확해서 사람들이 선망하고 좋아하고, 원망하고 화를 내고 애증의 시선도 많은 것은 분명할 것입니다.

 

그 ‘삼성’이 어제 우리나라 사람뿐만이 아니라 세계의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할 뉴스를 내어 놓았습니다.

 

<“와!”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수집한 미술품 컬렉션 2만3000여 점이 국가에 기증된다는 소식이 전해진 순간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의 입에서 터져 나온 환호성이었다. 윤 관장은 기증 규모와 예술적 내용, 그 모든 면에서 세계적으로도 유례없는 “미술관 역사를 새롭게 쓰게 하는 쾌거”라고 감격스러워했다.

 

이번에 국가에 기증되는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는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수집한 미술품 컬렉션 가운데 최고 걸작으로 꼽힌다. 겸재 정선이 76세를 맞은 1751년 비가 갠 뒤 더욱 짙은 바위와 숲의 기색을 드러낸 인왕산의 절경을 사생하면서 그린 대표작이다. 조선회화사를 상징하는 작품이기 때문에 국보 제216호로 지정돼 있다.

 

조선 풍속화의 대가인 단원 김홍도의 ‘추성부도’는 중국 송나라 구양수가 지은 ‘추성부(秋聲賦)’를 보고 이를 그림으로 떠올려 그린 것이다. 김홍도가 타계하기 전 해에 그린 말년작으로, 보물 1393호이다. 역시 보물 2015호인 고려 불화 ‘천수관음 보살도’는 천 개의 손과 손마다 눈이 달려 있는 보살의 모습으로 중생을 구제하는 관음의 자비력을 상징화한 것이다.

 

이번에 미술계가 특별히 놀란 것은, ‘세계 보물’이라고 불리는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이 기증된다는 것이다. 모네 후기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인상주의와 20세기 중후반의 추상주의를 잇는 가교 구실을 하는 미술사적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구도와 크기가 거의 같은 모네의 다른 작품이 다음 달 12일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경매사 소더비의 ‘인상파와 모던 아트 이브닝 세일’에 시작가 4000만 달러(한화 약 500억 원)로 나올 예정이다.

 

샤갈, 피카소, 르누아르, 고갱, 피사로 등의 작품이 기증되는 것에 대해서도 국립현대미술관은 “세계 최고 수준의 작품을 보유하는 꿈이 이뤄졌다”며 반색하고 있다. 호안 미로의 ‘구성’, 살바도르 달리의 ‘켄타우로스 가족’ 등은 미술계에서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작품들이어서 더욱 환영받고 있다.

 

이번에 기증되는 한국 근대 미술 거장들의 작품 중 각별히 주목받는 것은 김환기, 이중섭, 박수근, 장욱진 컬렉션이다. 김환기의 ‘여인들과 항아리’는 1951년 부산 피란 시절에 그린 것으로 백자를 화가의 시각으로 표현하며 평화를 염원하는 마음을 담고 있다. 서양 추상화에 동양 정서를 담은 김환기 그림의 특징이 엿보인다. 박수근의 ‘절구질하는 여인’은 세파를 헤쳐가는 여인상을 담고 있으며, 이중섭의 ‘황소’는 억제할 수 없는 감정을 분출하듯 고개를 휘저어 올린 소의 움직임을 포착했다. 두 작품 모두 작가의 대표작으로, 우리 한국인의 끈기와 기백을 표현하고자 했다.

 

장욱진의 ‘소녀’ ‘나룻배’는 고단한 삶 속에도 그림을 그리고자 했던 작가의 뜨거운 열망이 반영돼 있는 걸작이다.>문화일보, 장재선 선임기자

 

<미국 유력 경제지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 이른바 '이건희 컬렉션' 기증 발표와 관련해 "삼성 일가가 피카소, 모네를 내놓을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WSJ은 이날 온라인판으로 '삼성 일가가 막대한 상속세 결정과 맞물려 피카소, 모네를 방출하기로 했다'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WSJ은 이날 앞서 이건희 전 회장 유족이 발표한 상속 내용, 미술품 기증 계획을 상세히 소개하고, 삼성 일가가 '사상 세계 최대 규모의 상속세 중 하나'를 낼 계획이라고 해설했다. 그러면서 미술품 기증에 대해선 "현지 매체에 따르면 가치가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이번 기증으로 이 전 회장 재산 중 과표가 축소된다"고 짚었다.

 

AP 통신도 이날 서울발 기사로 "110억 달러 상속세에 직면해 삼성가가 원만하게 상속하기 위해 미술 소장품을 대규모로 기증한다"고 타전했다. 이어 "삼성가에서 진귀한 미술품 수만 점을 기증하기로 했는데 여기에는 피카소와 달리가 포함됐다"고 소개했다.

 

영국 로이터 통신은 이날 삼성 일가의 상속세가 "한국을 포함해 전세계에서 최대 규모 중 하나"라고 기사화하고, 이런 상속세가 "이 전 회장 일가의 삼성 지배 구조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을지 주목받아 왔다"고 전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이날 "유족은 이 전 회장이 남긴 삼성생명, 삼성전자, 삼성물산 등 계열사 지분과 부동산 등 전체 유산의 절반이 넘는 12조원 이상을 상속세로 납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 전 회장이 남긴 고미술품과 서양화 작품, 국내 유명작가 근대미술 작품 등 1만1천여 건, 2만3천여 점을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 등에 기증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국립현대미술관에는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 호안 미로의 '구성', 살바도르 달리의 '켄타우로스 가족'을 비롯해 샤갈, 피카소, 르누아르, 고갱, 피사로 등의 서양미술 걸작도 기증된다.>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제가 알기로는 에버랜드 안에 ‘호암미술관’이 있고 서울에도 ‘리움미술관’이 있는데 여기에 예술품을 이양하지 않고 전부 국가에 기증했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결단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도 따따부따 말들이 있겠지만 저는 매우 감사한 마음으로 이 뉴스를 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