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몰랑, 아몰랑...

2022. 3. 30. 07:11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

“아몰랑”이라는 말의 뜻을 오늘 찾아봤습니다.
아몰랑은 <‘아, 나도 몰라.’라는 뜻으로 자신이 한 설명이나 주장에 대해 정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책임을 회피하며 얼렁뚱땅 넘어가는 행동을 이르는 말>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위키백과에 따르면 ‘아몰랑은 2015년에 유행한 대한민국의 신조어이다. 논리적인 설명을 요구받거나 주장의 근거를 제시할 것을 요구받았을 때 막무가내로, 또는 다짜고짜 넘어가는 행동을 표현한 단어이다.’고 했고, ‘시작은 한 여성이 페이스북에 남긴 댓글이었으나, 이후 여성시대와 관련한 논란이 확산되면서 인터넷 커뮤니티 전반에서 사용되기 시작하였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후 2015년 대한민국 중동호흡기증후군 유행에서 부족했던 대한민국 정부의 대응이나, '직무유기'를 하고 있는 정치권 일반에 확대되었다고 하는데 요즘 코로나에 대한 정부의 방역대책이 바로 이 ‘아몰랑’인 것 같습니다.


어제 김부겸 총리는 언론에서 ‘K-방역의 실패’라는 말을 하고 있는데 이건 우리 국민을 모독하는 거라고 거세게 항변을 하던데 왜 방역 실패가 국민을 모독하는 것인지 정말 그분도 ‘아몰랑’인 것 같습니다.


요즘 정치권에서는 툭하면 ‘국민’을 앞세우는데 왜 자기들 실패를 국민에게 전가하려는지 어이가 없습니다.


<어쩌다 보니 코로나 백신을 다섯 번이나 맞았다. 아스트라제네카(AZ)로 2회 접종했지만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긴급 사용승인을 하지 않은 백신이라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그래서 안식년을 맞아 미국에 체류하던 기간에 화이자 백신으로 2회 추가 접종을 받았다. 지난해 연말에는 국내에서 화이자로 부스터 접종까지 마쳤다. 하지만 슈퍼(?) 백서인 나도 오미크론 변이 돌파감염을 피하지 못했다. 다행히 증상은 경미했다.


그래도 고위험군(50대 후반의 기저질환자)이라 혹시 모르니 팍스로비드를 쓰는 게 좋겠다 싶었다. 그런데 재택치료 담당의는 약물상호작용에 따른 부작용을 염려해 처방을 꺼렸다. 할 수 없이 내가 임상약리학과 전문의임을 밝히고, 여러 근거를 들어 현재 복용 중인 다른 약이 팍스로비드 때문에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아주 낮다고 안심시켜야 했다.


결국 처방은 받았지만 약을 구하는 게 쉽지 않았다. 지정 약국에 재고가 없었다. 병원에서 여러 다른 약국에 전화를 돌린 후에야 간신히 팍스로비드를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약을 받아 든 순간 반가운 마음에 눈물까지 났다. 도대체 이게 뭐라고. 한편 재택치료팀의 간호사는 매일 아침 저녁, 전화로 안부를 물으며 상태를 점검했다. 고마웠다.


팍스로비드 찾아 삼만리
그래도 단 몇 주 차이로 나는 정말 운이 좋은 경우였다. 3월 25일부터는 신속항원검사로 코로나가 확진된 60대 이상과 면역저하자, 즉 고위험군도 ‘일반’ 관리군으로 분류한다고 정부가 발표했다. 고위험자라고 해도 더 이상 ‘집중’ 관리군이 아니기 때문에 환자 본인이 의료기관에 직접 전화해서 비대면 치료와 처방을 받아야만 한다. 재택치료팀이 하루에 2회 전화 상담을 통해 모니터링과 처방을 해 주던 서비스도 함께 사라졌다. 그게 다가 아니다. 약국에 약이 남아 있는지 환자가 일일이 확인해야 한다. 이름하여 ‘팍스로비드 찾아 삼만리!’


이 정도면 정부가 코로나 확진자의 15%에 달하는 고위험군 관리를 사실상 포기한 셈이다. 사망률이 월등히 높은 고위험군을 이렇게 내버려두고 도대체 무슨 방역을 한다는 말인지 모를 일이다. 하긴 뭐 코로나 대응은 이미 각자도생으로 넘어갔는데 여기에 아주 정부가 쐐기를 박을 심산인지도 모른다.


정부는 부랴부랴 해명에 나섰다.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기관에서 검사·진단·처방·모니터링까지 원스탑 지원이 가능하다”고 했다. 현장과는 거리가 있는 궁색한 변명이다. 내 사례에서 보듯 많은 의사가 약물상호작용의 가능성을 염려해 팍스로비드 처방에 부담을 느낀다. 실제로 국내에 들어 온 팍스로비드 중 3월 중순 기준으로 3분의 1정도만 처방됐다는 통계가 일선에서 의료진이 겪는 처방 결정의 어려움을 뒷받침한다.


정부가 의료기관에 책임 떠넘겨
어디 그뿐인가. 팍스로비드는 증상이 나타난 후 수일 내에 투약을 시작하지 않으면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정부 주장대로 팍스로비드가 충분하더라도 일각을 다투는 고위험군 환자가 어디에 얼만큼 약이 남아 있는지 직접 알아보고 약을 구하라는 게 도무지 말이 안 된다. 결국 환자가 제때 약을 쓰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더군다나 전담병원이 아닌 곳에서 바쁜 진료 시간을 쪼개 의사가 고위험군 환자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모니터링을 하라고 요구하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정부가 고위험군을 일반관리군으로 분류하기로 결정한 순간, 일선 의료기관이 모든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시스템과 절차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책임을 남에게 전가하는 고약한 심보다.


고위험군이 아니라도 상황은 나을 게 없다. 확진자 숫자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의료 현장의 혼란은 극에 달했다. 병원마다 비대면 진료 기준이 달라 환자가 겪는 불편과 아우성은 한계를 넘은 지 오래다. 고열과 호흡곤란 때문에 죽음의 공포와 마주했던 내 학생은 달랑 격리 통보 문자를 한 통 받은 게 다였다. 전화번호도 안 알려 줘 인터넷을 뒤져 보건소에 연락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죽을 정도가 아니면 약 먹고 버티라"는 식의 말뿐이었다.


전문가 배척하고 현장 무시한 K-방역
문재인 정부가 2년 넘게 자랑스레 외치던 K-방역이 다 이런 식이었다. 현장은 무시됐고, K-방역에 비판적인 전문가는 배척됐다. 과학과 합리적 사고는 아예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다. 대신 그 공백을 정치적 이해득실 계산이 차지했다.


코로나 팬데믹 초기에 “창문 열고 모기 잡는 격”이라고 정부의 지지부진한 국경 봉쇄를 비판하자 박능후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은 “겨울이라서 아마 모기는 없는 것 같다”며 흰소리를 늘어놓았다. 백신 확보가 하루라도 시급한 마당에 “화이자나 모더나를 쓸 나라는 없을 것”이라며 초를 치던 기모란 교수는 신설 청와대 방역기획관으로 영전했다. 근거도 없이 어정쩡한 상태로 질질 끌기만 하던 사회적 거리두기는 결국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8·15 집회 참석자를 ‘살인자’라고 매도하던 현 정권의 핵심 세력은 민주노총 집회에는 입도 뻥긋 못했다. 그렇지 않아도 코로나 사투로 혼절 일보 직전이던 의료진의 마지막 남은 힘마저 갈라치기로 빼버린 이는 다름 아닌 문재인 대통령이었다.


‘역주행’은 허구의 K-방역을 잘 묘사하는 단어다. 방역이라는 이름으로 국민의 자유를 속박하는 데 거리낌 없던 정부가 뜬금없이 작년 말 성급하게 일상으로 전환을 시도했다. 하지만 섣부른 역주행 방역의 결과는 참담했다.


처참한 실패를 만회하려는 듯 정부는 다시 방역의 줄을 단단히 잡아 당겼다. 그러더니 대선을 앞두고 방역 기조를 슬금슬금 완화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미 하루 코로나 감염자가 10만 명에 달하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모두지 이해할 수 없는 역주행 조치였다. 강력한 방역 기조를 유지하다가 갑자기 완화로 돌아선다면 당연히 어떤 근거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 국민에게 설명하고 설득해야 한다. 하지만 현 정부가 그런 일을 했다는 얘기는 들어 본 적이 없다.


확진자 세계 1등, 방역 실패는 '아몰랑’
아니나 다를까. 3월 14일부터 일주일 동안에 전 세계에서 확진을 받은 코로나 환자의 23%가 한국에서 나왔다. 당연히 확진자 숫자로는 단연 1등이고, 사망자도 전 세계 4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정부의 책임 있는 인사 누구도 역주행 방역 조치의 실패를 인정하거나 사과하지 않았다. 오히려 김부겸 총리는 “사회 일각에서 최근 급증한 확진자 수만으로 우리 공동체 전체의 방역 노력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경우가 있다”며 볼멘소리만 늘어놨다. 아니 그럼 확진자 숫자가 급증했으니 칭찬이라도 해 달라는 말인가.


설령 ‘걸릴 만큼 걸려야 코로나 팬데믹을 벗어난다’고 판단해 정부가 방역 기조를 완화하기로 결정했더라도 위중증 환자가 급격히 증가할 가능성, 그리고 순차적으로 사망자가 증가할 상황에 철저하게 대비를 했어야 한다. 이때 제일 중요한 것은 의료 시스템이 붕괴되지 않도록 완화 속도를 조절하는 일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드러난 양상을 보면 문재인 정부는 아무런 계획이 없었다.


새 정부는 달라져야 한다. 정부 귀에 순한 말만 하는 가짜 전문가를 내쳐야 한다. 과학적 근거가 없이 이랬다저랬다 하는 조변석개 정책에서 제자리로 돌려놓아야 한다. 무엇보다 역주행 K-방역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응급실 의사들은 절대로 ‘오늘은 환자가 없네요’라고 말하지 않는다. 말이 씨가 돼 곧 환자가 물밀듯 몰려오는 일이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은 작년 초 기자회견에서 “방역은 너무 잘 하니까 질문이 별로 없으신가요?”라고 황당한 말을 했다.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역주행 K-방역, 정말이지 이제는 그만 보고 싶다.>중앙일보. 이형기 서울대 교수


저는 3차 방역까지 정부 방침대로 바로바로 접종을 했고 아직까지 확진이 된 바가 없지만 이제 4차 접종은 충분히 생각을 한 뒤에 접종을 할 생각입니다. 접종의 유효기간이 충분히 지난 뒤에 다시 접종해야 맞다는데 정부가 서두르는 바람에 두 번은 다 너무 빨리 접종을 했다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지금 대통령과 정부는 우리 국민들이 벌써 다 잊었을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코로나가 중국에서 처음 들어왔을 때 정부가 미기적거리면서 신천지만 비난하고 초기에 백신을 확보하지 못해서 그 야단을 떨었던 것을 다 기억하고 있을 겁니다.


그러고는 정말 우리 국민들이 엄청난 피해를 감수하면서 정부의 방역시책에 잘 따라서 감염이 확산되지 않다보니 그게 정부가 잘해서 그런 것처럼 밖에 홍보를 하고는 이제 와서는 또 다른 소리를 하는 것을 보면서 우리 국민을 너무 우습게 생각하고 함부로 떠드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습니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어떤 정권이 들어서든 국민을 들먹이지 말고 정말 국민을 섬기는 자세로 일하기를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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