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6. 13. 06:12ㆍ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
번역(飜譯, translation)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두 언어 사이에는 어휘의 의미, 문법구조, 운율 등이 다르기 때문에 원문을 완벽하게 옮기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번역만 어려운 것이 아니라 단어의 뜻도 다른 나라 말로 옮겼을 때 그 뜻이 정확하게 전달이 되지 않는 것들이 있고, 설령 정확하게 옮겼다고 하더라도 뉘앙스가 달라져서 그 말이 가진 의미가 희석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어떤 외국 단어들은 우리나라 낱말로 바뀌는 것보다 원래대로 쓰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파스타는 칼국수로, 스파게티는 비빔국수로 바꿔 놓을 수도 있겠지만 그 말들이 주는 뉘앙스는 전혀 다를 겁니다. 그래서 바꾸지 않고 그냥 파스타, 스파게티라고 쓰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내셔널 메모리얼 파크’를 ‘국립추모공원’으로 바꾸면 그 말뜻은 달라지지 않겠지만 원말이 가진 뉘앙스와 바꾼 말이 갖는 뉘앙스는 다릅니다. 그리고 그렇게 우리말을 사랑한다면 '나라가 세운 돌아가신 분을 위한 공공,,,'으로 바꿔서 쓰는 것도 괜찮을 것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내셔널 메모리얼 파크’라고 하면 멋이 있는데 ‘국립추모공원’이라고 하면 멋이 없다는 말을 하신 모양인데 이것을 놓고 야당에서 씹고 싶나 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영어로 내셔널 메모리얼 파크라고 하면 멋있는데 (한글로) 국립추모공원이라고 하면 멋이 없다"고 말한 것을 두고, 이경 전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이 "대한민국 대통령은 우리의 자랑스러운 한글이 멋스럽지 않나"라고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웠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경 전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사대주의'라는 제하의 논평을 통해 "'내셔널 메모리얼 파크'는 멋있고, '국립추모공원'은 멋이 없나? 세계인들이 배우고 싶어 하는 한글"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전 대변인은 "세계인들은 한국과 한국어를 더 깊이 이해하고 싶어 한다. 그리하여 정부는 2007년부터 해외에서 세종학당을 운영하고 있다"며 "세종학당은 2021년 현재 전 세계 82개국 234개 지역에서 운영되며, 한국어와 한글, 한국 문화를 만날 수 있다"고 윤 대통령을 저격했다.
그러면서 "아시아(26개국 129개소), 유럽(22개국 55개소), 아프리카(12개국 12개소), 오세아니아(2개국 4개소), 아메리카(15개국 34개소)(2021.06. 기준)"라며 "댓글_영어로_르네상스_볼케이노_쥴리_파크"라는 뼈 있는 댓글을 덧붙이기도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을 공개 지지 선언했던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도 "영어로 '내셔널 메모리얼 파크(National Memorial Park)'라고 하면 멋있는데 '국립추모공원'이라고 하면 멋이 없어서, 우리나라 이름으로는 무엇으로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윤 대통령의 발언을 자신의 SNS에 올리면서 "미국 국가에 손이 절로 올라갈 만하네요"라며 비웃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앞서 지난 10일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 지도부와 오찬 회동에서 용산 시민공원 이름에 대해 "'내셔널 메모리얼 파크'로 이름을 지으면 좋겠다"면서 "영어로 '내셔널 메모리얼 파크'라고 하면 멋있는데 국립추모공원이라고 하면 멋이 없어서 우리나라 이름으로는 무엇으로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한 바 있다.
지난 8일에도 윤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 "미국 같은 선진국일수록 거버먼트 어토니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정·관계에 아주 폭넓게 진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거버먼트 어토니'는 미국 정부 검사 또는 법무부 공무원이란 뜻을 가진 영단어다.
해당 발언이 나온 다음 날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대통령이) 영어를 자꾸 쓰시는 거 보니까 영어에 대한 콤플렉스가 있는 것 같다"면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영어를 잘한다고 그전부터 계속 얘기해 왔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조응천 의원 말고도 야권에선 윤 대통령의 영어 사용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박영훈 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장은 SNS에 글을 올려 "뭐든지 영어로 말하면 좋아 보인다고 생각하는 걸까요? 갑자기 내셔널 메모리얼 파크라니요"라며 비꼬았다. 방송인 송기훈 애널리스트는 "발암물질 천지니 '내셔널 캔서 파크(Cancer Park)'로 하라"면서 "부르기도 좋고 있어 보인다"고 조롱했다.>디지털타임스. 권준영 기자
제가 직접 들은 말이 아니고, 기사에 ‘한글로’가 괄호가 있는 것으로 보아 대통령께서 직접 ‘한글’이라는 말은 쓰지 않았던 것 같고, 그렇다고 ‘우리말’로 라는 말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것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만약에 제 판단이 맞는 거라면 대통령께서는 틀리지 않았습니다. 말을 쓰는 것은 그 사람의 품격이니 우리말로 하든, 영어로 하든 그것은 듣는 사람이 판단할 문제입니다.
하지만 우리말과 글을 혼동해서 얘기한 이 아무개는 상당히 잘못된 것입니다. 한글이 우수하다는 말은 틀리지 않겠지만 우리말, 그러니까 한국어가 우수하다는 말은 무식을 드러내는 얘기입니다.
어느 나라말도 상대적으로 우수한 말은 없습니다. 그것을 표기하는 문자는 우수하고 못하고의 얘기가 가능합니다. 한글이 우수하다는 것은 작은 숫자로 많은 말을 표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글은 자모가 24이고 알파벳은 26자입니다. 이보다 더 작은 숫자의 글자로 자기네 말을 다 표기할 수 있는 말은 없을 것입니다.
의사전달의 수단인 말과 그것을 표기하는 문자도 구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남이 한 말을 놓고 왈가왈부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예전에 ‘어니온스’를 ‘양파들’, ‘옥슨80’을 ‘황소80’, ‘블랙 테트라’를 ‘열대어’로 바꾸라고 했던 유신시대를 떠올리게 하는 것이 과연 이 시대에 바람직한 것인지 묻고 싶습니다. 그리고 황 아무개는 ‘치킨’을 ‘튀김닭’이라고 부르는지도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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