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사치일 뿐,,,

2024. 3. 1. 08:23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오판과 편견

 

   <백현동 특혜 개발 사건 로비스트 김인섭 씨가 최근 법원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것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엄청난 타격이다.

 

이재명 성남시장 재직 시절 개발업자가 주거지 개발이 불가능한 자연녹지를 4단계 용도 상향 받아 1356억 원의 이익을 본 엄청난 특혜 사건과 관련해 77억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김 씨가 이 대표 측에 벌인 로비로 상식 밖의 특혜가 이뤄졌다고 법원이 판단함에 따라 이 대표에게도 유죄 선고가 내려질 가능성이 커졌다.

 

이 대표와 성남시장 정책비서관을 지낸 정진상 씨는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최소 200억 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지난해 10월 기소돼 재판받고 있다.

법조계에선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가 이 대표의 2006년 성남시장 첫 출마 때 선거대책본부장을 맡는 등 성남 진입 초기 최측근이었던 김 씨에 대해 내린 지난 13일 유죄 선고 사유가 이 대표에게 심각한 타격이 될 것으로 본다.

 

법원은 개발 사업에 별다른 전문성 없이 오로지 지방 정치인 및 성남시 공무원과의 친분만을 이용해 각종 인허가 사항을 적극 알선했고, 국민 일반의 상식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거액을 수수해 죄책이 매우 무겁다고 했는데, 이 대표 책임을 인정한 것과 같다는 분석이다.

이 대표에게 더욱 치명적인 것은, 김인섭의 유죄 판결이 그의 선거법 위반(허위 사실 공표) 사건 재판에서도 대단히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점이다. 이 대표는 경기지사 때이던 2021 10월 국정감사에서 박근혜 정부의 국토교통부가 직무유기로 문제 삼겠다고 협박해 어쩔 수 없이 용도변경을 해 준 것이라고 얘기했는데, 이번에 법원이 그게 거짓말이라고 판결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선거법 위반 재판에선 벌금 100만 원 이상을 받으면 국회의원직을 상실하고 5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되며, 지난 대선 때 민주당이 보전받은 선거 비용 434억 원을 반환해야 해, 이 대표는 물론이고 민주당으로서도 보통 문제가 아니다.

이 대표의 부인 김혜경 씨가 경기도청 법인카드 유용과 관련해 선거법 위반으로 지난 14일 기소된 것도 큰 부담이다. 성남시장 때부터 김 씨를 보필했던 전 경기도청 공무원 배모 씨는 이 사건으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항소심에서도 선고받자 대법원 상고를 포기한 만큼 김 씨에게도 유죄가 내려질 공산이 크다.

 

경기도청의 업무추진비를 돌려 이 대표 부부의 식사 등으로 소고기, 초밥 10인분, 샌드위치 30인분 등을 배달한 것은 물론이고 과일, 샴푸, 제사용품, 친인척 명절선물까지 챙긴 것으로 드러난 본안 사건은 아직 수사 중인데, 김 씨는 물론 이 대표도 기소될 가능성이 있다.

최근 이화영 전 경기도 부지사가 연관된 쌍방울그룹의 대북 송금 사건을 맡은 수원지법 형사11부 신진우 재판장이 2년 임기를 마쳤음에도 유임된 것도 이 대표의 부담을 키운다.

 

이 전 부지사 측은 재판부 기피 신청, 변호인 사임 및 교체 등 온갖 방법을 동원해 재판을 연기해 왔지만, 총선 전 선고 불발 노력이 무위에 그칠 공산이 커졌다. 조만간 1심에서 이 전 부지사가 유죄를 선고받으면 검찰은 이 대표에 대해서도 수사 확대와 기소를 결정할 개연성이 짙다.

4·10 총선 공천과 관련해 민주당에서 불공정 공천, 사천(私薦) 논란이 예상됨에도 비명횡사 친명횡재 같은 일이 벌어지는 건 이 대표 사법 리스크 증폭이 작용한 때문으로 보인다.

 

당 지지율 하락의 역풍을 감수하고라도 의정활동 성적이 뛰어나고 대국민 이미지도 좋은 비명계 의원들의 가죽을 벗기고 뼈를 잘라내는 무리수를 강행하는 건 이 대표가 그만큼 절박하기 때문이다. 일각의 대표 사퇴나 총선 불출마 요구는 이 대표 속을 제대로 모르고 하는 소리다.

이 대표로선 상당수 의석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총선 뒤 대장동·백현동·성남FC, 선거법, 위증교사 등 3개 재판 어느 한 곳에서라도 유죄가 나오면 대표직 사퇴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는 의원들을 미리 제거하는 게 훨씬 중요하다. 다른 사건으로 추가 구속영장이 청구될 경우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지난번과 같은 반란표를 원천 봉쇄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총선 패배나 불리한 대선 구도 형성 같은 데 신경 쓸 여유는 없고, 당장 살아남는 게 급선무이기 때문이다.>문화일보. 김세동 논설위원

 

   출처 : 문화일보. 오피니언 김세동의 시론, 대표가 비명 횡사 강행하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