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4. 17. 05:57ㆍ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
윤석열 대통령은 16일 국무회의를 시작하면서 “총선을 통해 나타난 민심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면서 “더 낮은 자세와 유연한 태도로 보다 많이 소통하고 민심을 경청하겠다”고 밝혔습니다.
4·10 총선 다음날 이관섭 비서실장을 통해 짧은 입장을 밝힌 이후 닷새 만인데, 더불어민주당 등 범야권이 192석이라는 압도적 의석을 확보한 데 대한 실질적 평가와 구체적 대책은 내놓지 않았다는 평을 듣습니다.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했을 뿐 선거 패배로 규정하지 않았고, “국회와도 긴밀하게 협력하겠다”고 했을 뿐 야당이라는 표현조차 사용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게다가 야당 대표와의 회동은 물론 야당을 향한 직접적 협력 요청도 없었다고 합니다.
윤 대통령은 “올바른 국정의 방향을 잡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음에도 체감할 변화를 만드는 데는 모자랐다”고 했는데, 국정 기조를 유지하면서 현장 밀착형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보입니다.
이 자체로는 틀린 얘기는 아니지만, 국정 지지도를 올리지 않으면 아무리 올바른 정책이라도 동력을 갖기 힘들 겁니다. 그래서 소신과 원칙 못지않게 ‘정치’가 중요한 것인데 아직도 현실과 거리가 먼 현실인식이 아닌가 걱정스럽습니다.
<4·10 총선에서 집권 여당의 대패가 주는 메시지가 무엇인가?
이번 총선이 윤석열 정부에 대한 중간 평가 성격인 만큼 윤 정부를 불신임한 것이고 따라서 윤 대통령 보고 물러가라는 것인가, 아니면 대오각성해서 잘하라는 경고장인가? 만일 우리가 내각제라면 윤 정권은 그날로 퇴진했어야 했다.
윤 대통령이 어떤 진로를 택하든 그의 앞길은 험난하다. 심하게 말하면 다음 세 가지 측면에서 앞으로 3년을 버티기 힘들 것이다. 야당과의 협치(協治)를 말하지만 이재명 대표와 조국 등이 이끄는 야권이 윤 대통령이 잘되도록 협조할 리가 없다. 보수권이 망해야 다음 대선에서 좌파가 집권할 텐데 윤 정부를 도와준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일이다.
이미 기고만장한 야권 사람들이 윤 대통령 모욕 주기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하다못해 총리·장관 등 인준 과정에서 엄청난 몽니를 부릴 것이 뻔한 만큼 설사 윤 대통령이 탕평적 인사를 도모한대도 결과는 혼란과 혼돈과 지리멸렬뿐이라는 것을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둘째 윤 대통령의 국정 스타일이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 있는데 그의 경험과 경력에 한계가 있는 만큼 그의 성격과 태도를 바꾸는 것이 그리 쉽고 간단하지 않다는 점이다.
용산 쪽에 있었던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윤 대통령이 너무 독선적이고 독단적이고 자의적인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한다. 자기가 옳다는 생각이 강하고 자신의 지식과 선의가 통한다고 믿는다는 것이다. 이번 의대 정원 파동에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또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과의 알력에서, 그리고 무엇보다 자기 부인의 문제에서 잘 드러난 불통 그대로다.
셋째 그의 국제적 위상의 하락이다. 그가 2년간 대통령으로서의 위상을 드높인 것이 있다면 자유민주 우방으로서의 한국의 국제적 지위를 회복시켰다는 점이다.
그러나 국제사회는 이번 총선으로 그를 사실상 ‘레임덕 대통령’ 취급할 것이다. 그의 발언권은 상대적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다. 특히 미국에서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한다면 윤 대통령은 바이패싱 당할 우려가 있고 한국의 안보와 주한 미군 문제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
나는 그 무엇보다 윤 정부의 패배가 한국 사회의 가치전도적인 측면을 드러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그의 대통령으로서의 자질과 행보가 얼마나 위중한 것이기에 이재명과 조국 지지 세력의 거짓과 뻔뻔함과 사법적 리스크를 압도하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것을 이겨내지 못한 윤 대통령의 ‘불통과 무능’ 앞에서 우리는 입을 다물 수밖에 없다.
앞으로 남은 3년을 그렇게 지리멸렬하게 보낼 수 없다는 사람들은 그 3년이 생각만 해도 무섭고 지겹다고 한다. 야권이 기고만장해서 한국의 정치를 좌편향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는 사람들은 차라리 윤 정권이 여기서 물러나고 새판을 짜는 것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주변에 설문 조사 하듯 물었다. 내가 아는 이삼십 명의 사람은 보수층이어서 그런지 그들의 대답은 한결같이 물러나는 것은 상책이 아니라는 의견이었다.
윤 대통령이 대오각성해서 이 나라를 이끌어가는 것이 그나마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라고 했다. 윤 정권이 아무리 못해도 친북 좌파 세력의 준동보다는 낫다고도 했다. 그것이 국민의 메시지라고 했다. 오히려 오늘의 패배가 윤 정권의 각성과 재정비를 자극해서 3년 후 대선에서 이재명 당을 저지하고 정권을 재창출하는 밑거름으로 삼는 것이 지금 보수층의 선택이라고 했다.
그런 관점에서 윤 대통령은 2년 전 대권에 도전할 때의 초심(初心)으로 돌아갔으면 한다. 그는 아무 연고도 없는 정치권, 그것도 고루하기까지 한 보수 정당의 높은 장벽을 넘어 대통령 후보를 따냈고 집권 여당을 제치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가 그때의 심정과 자세로 돌아간다면 오늘의 역경을 넘지 못할 리가 없다. 그렇게 본다면 그는 지난 2년간 대통령이라는 자리에 너무 심취했던 것 아닌가 하는 자괴감도 든다. 무엇보다 너무 빨리 대통령병(病)에 걸렸다는 생각이다.
그것은 대통령 자리가 곧 왕(王)처럼 대접받고 행세하는 위치라는 데 익숙해져 자신이 왜 어떤 연유로 오늘날 이 자리에 왔는가를 잊어버린다는 것을 말한다. 그것은 대통령 개인뿐 아니라 그 가족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여기서 삼성의 이건희 회장이 삼성의 심기일전을 주문하면서 했던 명언을 되살리고 싶다. 그는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고 했다. 지상(至上)의 자리는 오르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더 어렵다는 선인(先人)들의 명언도 있다.>조선일보. 김대중 칼럼리스트
출처 : 조선일보. 오피니언 김대중 칼럼, 윤 대통령을 다시 주목한다
지금 윤석열 대통령은 ‘사면초가(四面楚歌)’입니다. 어느 누구도 곁에서 오호적인 시각은 없고 무슨 일이든 트집을 잡고 딴지를 걸으니 정말 답답하고 미칠 것 같은 심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누구 말대로 이러려고 대통령이 되고자 한 것은 아닐 겁니다.
이런 상황이이라면 식물대통령으로 버티느니 차라리 판을 엎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탄핵이니 이런 말보다 스스로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새 대통령을 뽑으라고 하면 국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합니다.
이재명이 대통령이 될 수도 있고, 아니면 조국도 그럴 수 있을지 모릅니다. 대통령이 불통이라고 해서 일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지 않고 견제만 한다면 대통령이 무슨 일을 할 수 있겠습니까?
차라리 판을 다서 짜서 다음 대통령은 국민과 소통하면서 정치를 하라는 결단을 내린다면 국민과 역사가 어떻게 평가할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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