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우지 않고 이기는

2024. 6. 24. 05:47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


  서울대 의대 산하 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보라매병원·서울대병원강남센터 등 4개 병원 교수들이 17일부터 시작한 무기한 휴진을 닷새 만에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환자의 피해가 가중되고 정부에 요구한 전공의(인턴, 레지던트)에 대한 진료유지명령과 업무개시명령 취소가 수용되지 않는 등 현실적인 한계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데, 서울대병원 등 4개 병원은 24일부터 정상 진료에 들어간다고 합니다.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21 교수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설문에 응답한 948명 중 698(73.6%)이 휴진을 중단하고 지속 가능한 방식의 저항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응답했다고 밝혔습니다.

 

비대위는 서울대병원 특성상 현 상황이 장기화됐을 때는 진료 유지 중인 중증 환자에게도 실제적인 피해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책 수립 과정 감시와 비판 등 지속 가능한 방식의 저항을 계속하겠다고 했습니다.

 

감사하고 환영합니다. 여러 면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점이 있고, 또 억울한 측면도 있을 수 있지만 의사는 병원에서 진료하고 치료하면서 방법을 찾는 것이 훨씬 타당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들은 17일부터 시작한 무기한 휴진을 닷새 만에 중단하기로 했고, 대한의사협회(의협)가 공언했던 ‘27일부터 무기한 휴진도 내부 반발로 무산 가능성이 커졌다.

 

의협이 주도한 18일 하루 휴진의 동네병원 동참률은 4년 전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의사단체 내부에서도 더 이상은 싸우기 어렵다는 말이 나온다. 2014, 2020년 전면 투쟁으로 정부를 좌절시켰던 의사단체가 이번에는 왜 이렇게 고전하는 걸까.

 

손자는 손자병법에서 전쟁의 승부를 결정하는 다섯 요소가 도(), (), (), (), ()이라고 했다.

 

가장 중요한 는 전쟁의 대의명분이다. 2000명이란 숫자에 대한 이견은 있을 수 있지만 주요국이 고령화와 함께 의사 숫자를 늘려온 만큼 한국도 27년 만에 의사를 늘려야 한다는 정부의 대의명분은 알기 쉽고 분명했다. 하지만 의사단체는 원점 재검토를 외칠 뿐 증원 찬성인지 반대인지조차 의견을 정리하지 못했고, 각각의 이유에 대해서도 지금까지 국민이 납득할 만한 설명을 내놓지 못했다.

 

다음으로 은 천시(天時), 즉 외부 환경의 변화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기였던 2020년 의대 400명을 증원하려다 실패했다. 국민들은 보건의료 위기 상황에서 굳이 의사들이 반대하는 정책을 왜 해야 하는지 정부에 물었다.

 

하지만 이후 응급실 뺑뺑이 소아과 오픈런이 일상화되면서 국민들은 의사 증원의 필요성을 피부로 느끼게 됐다. 의사들은 이런 변화를 이해하지 못하고 소아과 오픈런의 원인이 젊은 엄마들의 브런치 타임 때문이라는 등의 발언으로 여론의 반발을 샀다.

 

는 자신의 강약점을 알고 지형지물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것이다. 의사의 힘은 국민 생명을 다룰 수 있는 면허를 독점하고 있다는 것에서 나온다. 그러다 보니 의사 집단 휴진으로 생긴 의료 공백을 해결할 주체도 의사뿐이고, 결국 의사들이 버티면 정부가 물러나는 패턴이 반복됐다.

 

정부는 과거 실패를 감안해 진료지원(PA) 간호사 투입 등의 대안을 마련했고, 5월 말 대학 수시모집 요강 공고로 수험생과 학부모를 같은 배에 태우며 물러날 수 없는 배수의 진을 만들었다. 돌아보면 의사들이 자신들의 강점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었던 시기는 4월 총선 직전이었고, 마지막으로 발휘할 수 있었던 시기는 5월 말 모집 요강 공고 직전이었다.

 

은 지혜(), 믿음(), 어짊(), 용기(), 엄격함()을 겸비한 장수다. 법정단체 의협의 임현택 회장은 비타협적·기습적 게릴라 전술로 회장이 됐지만 14만 의사의 리더로서 통합적 리더십은 보여주지 못했다.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대표와도 갈등을 표출하며 전공의 복귀가 목표인 정부가 의협을 상대하지 않게 만들었다.

 

병원을 떠난 뒤 누워 있기로 일관하는 전공의 대표, “가족 같은 전공의가 나갔는데 환자 치료나 하는 건 천륜을 저버리는 것이라며 병원을 떠난 의대 교수도 덕이 있다고 보긴 힘들다.

 

마지막으로 은 조직을 관리하고 보급망을 유지하는 매니지먼트 능력이다. 하지만 올 2월 전공의 이탈 후 의사단체의 4개월은 내부에서 분열과 불신, 독선과 비방이 반복되는 사분오열 그 자체였다.

 

의사 중 일부는 필자의 글을 보고 아직 안 끝났다” “더 버티면 이길 수 있다고 말할지 모른다. 하지만 전쟁의 승부를 결정짓는 다섯 요소 중 어느 것 하나 우위를 점하지 못한 상황이다.

 

더 이상 싸움을 이어가 봐야 전세를 뒤집기 어려울 거란 생각은 필자만 하는 게 아닐 것이다.>동아일보. 장원재 부장

 

  출처 : 동아일보, 오피니언 [오늘과 내일], 의사단체가 이번엔 이기기 어려운 이유

 

  저는 위 글의 필자의 견해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지금 이 상황에서 누가 이기고 지는 것이 중요한 일이겠습니까? 파국으로 가면 정부와 의료계가 둘 다 지는 싸움이 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싸움에서 가장 좋은 방법은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라고 손자병법에 나와 있을 겁니다.

 

중증 환자들이 병원을 떠난 의사 때문에 고통을 많이 받아도 크게 화를 내지 않는 것은 의사들의  권리를 존중해서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의사들의 현실문제를 충분히 제기한 만큼 이제 자기들 주장만 내세우지 말고 갈등을 해소할 방법을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차제에 정부와 의사들이 서로 머리를 마주대고 의료개혁의 전반적인 문제를 상식과 대화의 방법으로 풀고 여러 갈등이 해소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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