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2. 9. 05:53ㆍ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하는 검찰이 윤석열 대통령을 내란-직권남용 혐의 피의자로 입건했다고 밝혔습니다.
박세현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 본부장(서울고검장)은 8일 오후 언론 브리핑을 열어 "관련 고발장이 많이 접수돼 절차에 따라 수사 중"이라며 "고발이나 고소가 되면 절차상으로는 (피의자로 입건되는 것이) 맞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내란죄에 대해 수사하지 않거나 앞으로 수사하지 않을 계획이 없다"면서 "(직권남용과 내란) 두 가지 혐의 모두 수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박 본부장은 "이 사건 사실관계를 한 마디로 쉽게 설명하면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해 국헌문란을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켰다는 것"이라며 "그 두 개가 직권남용과 내란죄의 구성요건이고, 검찰청법을 보면 직권남용을 포함해 검사가 수사할 수 있는 범죄와 직접 관련성이 있는 범죄는 당연히 검사가 수사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사안에서 내란죄와 직권남용이 관련성이 없다고 해석할 수 있는지에 대해선 기자와 국민들께서 쉽게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박 본부장은 "이번 국가적인 중대 사건에 대해 어떤 의혹도 남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문화일보, 특수본부장 “윤 대통령 피의자 입건… 내란·직권남용 모두 수사”). 이은지 기자
<당나라 이백(李白)의 시 중에서 ‘등금릉봉황대(登金陵鳳凰臺)’가 있습니다.
봉황대란 지금의 난징(南京) 동남쪽에 있는 누각입니다.
그 내용은 이렇습니다(번역은 필자).
鳳凰臺上鳳凰遊(봉황대상봉황유)
이곳 봉황대 위에서 봉황새가 놀았다는 얘기가 전해지고 있어.
鳳去臺空江自流(봉거대공강자류)
봉황은 이미 날아가 버렸고, 대(臺)만 남아 그 아래 강물만 스스로 흘러가고 있네.
吳宮花草埋幽徑(오궁화초매유경)
오나라 궁전에 만발하던 화초는 그윽한 오솔길에 묻혀버렸고
晉代衣冠成古丘(진대의관성고구)
진나라 때 의관들은 옛 언덕의 흙이 돼 버렸습니다그려.
三山半落靑天外(삼산반락청천외)
교외의 산들은 푸른 하늘 바깥으로 반쯤은 기울었고.
二水中分白鷺洲(이수중분백로주)
진수(秦水)와 회수(淮水)는 백로주를 가운데 두고 나뉘어 흐르네.
總爲浮雲能蔽日(총위부운능폐일)
아무튼, 뜬 구름이 해를 가리고도 남을 만하여
長安不見使人愁(장안불견사인수)
장안(長安)을 보지 못하는 사람을 애태우게 하는군.
시선(詩仙 : 이백, 이태백)은 고력사(高力士)같은 무리들의 참소로 조정에서 쫓겨나 강호를 떠돌다, 금릉(지금의 난징) 봉황대에 올라 유유히 흐르는 장강을 바라보며 이렇게 탄식했다고 합니다.
원래는 ‘황학루’에 올라 시를 지으려고 했으나 거기 걸린 현판에 최호의 ‘황학루’ 시가 있는 것을 보고 “여기서 내 할일 무엇이리오.”라며 표표히 내려왔다고 하죠. 두 편의 시는 표현이나 구성에서 유사점이 많아 비교되기도 하지만요. 뭐 지금은 그런 게 중요한 게 아니고 말이죠.
봉황은 이미 떠나가고, 그 흔적만 남았음이여!
덧없는 인간사여, 매번 기대를 배신하는 야속한 역사여! 도대체 어디로 흘러가려느냐?
“뜬 구름이 해를 가려 내가 장안을 보지 못하는구나.”라는 마지막 대목에선 어지러운 국정을 염려하면서 자신의 처지를 탄식하는 절절한 아픔이 흘러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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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귀비의 치마폭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정치적 헛발질만 계속하는 어리석은 현종 황제를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눈앞에 닥쳐온 나라의 위험을 아직도 모르고 있단 말인가? 시선조차도 현실 사회의 타락에서 등을 돌려, 사시(私詩)만을 지으며 자신만의 세계로 빠질 수만은 없었던 것일까요.
현종의 정치적 생명은 이미 다했고, 안록산의 무리들이 곧 창칼을 들고 몰려와 천하를 장악할 터, 이제 나라에 펼쳐질 국파산하재(國破山河在·두보의 시 ‘춘망’의 첫 구절)의 상황을 어떻게 감당하고 또 신산(辛酸)한 고난을 겪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이제 염려되는 것은 금명간에 서촉 땅으로 쫓겨갈 그깟 암군(暗君)의 안위 따위가 아닙니다. 오직 사직과 백성들의 미래가 걱정될 뿐.>조선일보. 유석재 기자.
출처 : 조선일보. [유석재의 돌발史전] 금릉 봉황대에 올라... 어지러운 세상을 탄식하다
계엄 사태에 묻혀 제대로 부각되진 않았지만, 더불어민주당의 감사원장 및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사 3명에 대한 탄핵소추도 위헌 소지가 다분하다고 합니다.
최재해 감사원장과 이창수 서울 중앙지검장 등 검사 3명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이들의 권한 행사가 정지됐습니다. 감사원의 경우, 헌법재판소 결정까지 선임 순서대로 조은석(임기 내년 1월 17일), 김인회(내년 12월 5일) 감사위원이 차례로 감사원장 권한 대행을 맡게 됩니다. 두 사람 모두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임명했고, 문 정부 시절의 각종 의혹에 대한 감사에 번번이 어깃장을 놨었습니다.
민주당은 대통령 집무실·관저 이전 감사 부실을 사유로 댔으나, 파면할 정도의 명백하고 중대한 위헌·불법 사례를 제시하진 못했습니다. 보복성 정치 탄핵, 또는 ‘감사원 탈취’란 말까지 나오는 이유입니다. 민주당은 이미 탄핵소추에 앞서 감사 요구안 5건을 처리해 놨습니다. 감사원장 권한대행이 인사 권한을 행사하고 이런 감사를 강행할 경우, 감사원의 독립성이 붕괴하고 대혼란도 예상됩니다.
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도 지검장 대행 체제가 됐습니다.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에 대한 불기소 처분이 사유였으나, “사건 처리 불복을 바라는 것일 뿐 헌법상 탄핵 사유라고 보기 어렵다”는 항변이 더 타당해 보입니다.
정치판이 개판이니,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습니다. 말로는 헌법을 지킨다는 국회의원 중에 헌법 전문을 제대로 읽어본 사람이 몇이나 되는지 묻고 싶습니다. 그들은 입에 달린 말이 탄핵입니다. 그게 이재명을 살리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믿나 봅니다.
장안에 구름이 가득하니 하늘을 볼 수 없다는 시선의 말, 언제나 공감이 갑니다. 세상이 혼탁할 때는 잠시 눈을 감고 보지 않은 것도 한 방법일 겁니다. 당분간 저도 여기에 글을 올리지 않으려고 합니다. 아무 것도 아닌 제가 세상을 흐리는데 일조를 하는 것 같아서 입니다.
시절이 하 수상하니 12월 연말은 쉬려고 합니다. 그동안 격려해주신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024년 12월 9일
時雨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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