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렌디피티(serendipity)(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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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 / 김용준
댁에 매화가 구름같이 피었더군요. 가난한 살림도 때로는 운치가 있는 것입니다. 그 수묵(水墨) 빛깔로 퇴색해 버린 장지 도배에 스며드는 묵흔(墨痕)처럼 어렴풋이 한두 개씩 살아 나타나는 완자창위로 어쩌면 그렇게도 소담스런 희멀건 꽃송이들이 소복한 부인네처럼 그렇게도 고요하..
2016.02.23 -
김수환 추기경을 보내며 / 박완서
어제는 정신없는 일로 하루가 갔습니다. 여기 들어올 시간도 없었습니다.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데 어제가 김수환 추기경님 선종하신 날이라고 한 것 같아서 역시 고인이 되신 박완서 선생님이 쓴 글을 올립니다. <지난해 가을이었다. 강남성모병원에 입원 중인 이해인 수녀님..
2016.02.17 -
설 / 전숙희
설이 가까워 오면 어머니는 가족들의 새 옷을 준비하고 정초 음식 차리기를 서두르셨다. 가으내 다듬이질을 해서 곱게 매만진 명주로 안을 받쳐 아버님의 옷을 지으시고 색깔 고운 인조견을 떠다가는 우리들의 설빔을 지으셨다. 우리는 그 옆에서 마름질하다 남은 헝겊 조각을 얻어 가지..
2016.02.06 -
눈길 / 김애자
저는 눈이 오길 늘 바라는 철없는 사람인데 눈이 오면 운전하는 사람들은 정말 힘든 모양입니다. 서울시내는 그래도 낫지만 시골길은 눈이 오면 방법이 없을 것 같습니다. 눈 오는 날, 시골길에서 운전으로 고생한 일과 남편의 따뜻한 마음을 그린 좋은 글입니다. <기온이 그렇게 떨어..
2016.01.29 -
나무 / 이양하
예전에 고등학교 국어책에 나왔던 글입니다. 이 글을 쓰신 이양하 선생님의 좋은 수필이 많은데 이 '나무'는 대표작으로 널리 알려진 글입니다. 나무는 덕(德)을 지녔다. 나무는 주어진 분수에 만족(滿足0할 줄을 안다. 나무로 태어난 것을 탓하지 아니하고, 왜 여기 놓이고 저기 놓이지 않..
2016.01.26 -
거룩한 본능 / 김규련
1980년 대 중반에 고등학교 국어책에 나왔던 수필입니다. 앞의 부분 일부가 빠져있는데 필자가 수정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김귀련 선생은 이쪽 지역의 사람들에 대해서 좋은 수필을 많이 쓰신 것 같습니다. 추억으로 한 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동해안 백암(白巖) 온천에서 눈이 ..
2016.0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