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 태우기,,,,

2007. 12. 6. 08:54사람과 사진과 사진기/사진기와 렌즈



예전에는 고구마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은 군고구마가 정말 맛 있다고 얘기하지만 저는 군고구마보다는 살짝 얼린 생고구마를 더 좋아합니다. 여름에 맥주안주로 나오는 그 시원한 고구마는 그래도 좋아하지만, 찐고구마나 군고구마, 특히 식어서 멀컹거리는 그 맛은 입에 대고 싶지 않습니다.
집에서 고구마를 거의 먹지 않아, 아예 저는 군고구마를 사와도 먹으라고 부르지도 않습니다. 우리 식구들은 제가 감자와 고구마를 전혀 안 먹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에 홍성 누님이 구항고구마를 한 상자를 보냈습니다. 그랬나 싶었는데 집사람이 고구마를 찌는 냄비를 사다가 날마다 군고구마처럼 만들어 놓고는 먹으라고 성화입니다. 제가 알레르기성 비염이 있는데 거기에 좋고. 고혈압과 당뇨에도 효과가 있다고 하니, 약 삼아 먹으라고 날마다 내어 놓습니다. 그래서 마지못해 하나씩 먹었더니 그것도 입맛에 배었는지 요즘은 그냥 거부감 없이 먹고 있습니다.
어제는 집사람이 밖에 일이 있다고 나가면서, 고구마를 안쳐 놓았으니, 불을 붙이고 15분 뒤에 뒤집어 놓고 다시 15분 뒤에 불을 끄면 된다고 알려주었습니다. 혼자서 티비를 보다가 시간을 보면서 불을 올렸는데 딱15분 뒤에 보니까 전혀 익은 느낌이 안 나서, 그냥 놔두고 있었더니 타는 냄새가 조금 났습니다. 시계를 보니 30분이 지났길래 가서 열어보니 냄비에 닿은 부분이 조금 검게 변했습니다. 그래서 아하 30분씩이면 되겠구나 싶어 뒤집어 놓고 다시 30분 뒤에 불을 껐습니다.
하나 먹으려고 가져다 보니 다 타서 남은 속은 1/4도 안 되었습니다. 그래서 다 가져다 확인해 보니 다 타고 먹을 수 있는 부분은 한 입거리 정도만 있었습니다....
다시 한다면 이젠 20분 정도씩으로 해볼 생각이긴 하지만, 아마 다시는 저더러 고구마 찌라는 얘기는 안 할 것 같습니다.

라면 끓이는 것은 자신 있다고 생각하며, 영주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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