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기억나는 성탄절,,,,

2007. 12. 24. 13:00사람과 사진과 사진기/사진기와 렌즈


우리 어려서야 어디 성탄절이 있기나 했었는지 가물가물합니다.
이미 12월 24일이면 방학에 들어갈 때라 라디오에서나 얘기가 나왔을 뿐이고, 산타는 남의 동네 얘기였습니다.
제가 경험한 것은 아니고, 책에서 본 성탄절 중에서 가장 눈물나는 장면이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에 나오는 얘기입니다.
아버지가 실직하여 정말 가난한 성탄절이 되었는데 아직 학교에 들어가지도 않은 나이이 제제에게 두 살 위인 그 형이 얘기하기를,
'아기 예수가 가난한 사람을 위해서 왔다는 말은 거짓말이다. 너하고 나는 착하지 않다고 해도 우리 어머니나 누나들은 착하게 살지 않았느냐? 그런데 그렇게 착하게 산 우리 집에 무슨 행복이 있느냐? 아기 예수는 단지 가난한 사람을 위해서 온 것 처럼 보일 뿐이다...' 아마 이런 얘기였던 것 같은데, 그 장면을 읽으면서 눈물이 났습니다.
뭐 우리야 모르는 성탄절이니까 그런 생각을 할 여지도 없었지만 어린 아이들 눈에 그렇게 보인 성탄절이 안타까웠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부잣집에서는 여자 아이와 가난한 집에 사는 여자 아이가 있었는데 성탄절에 부잣집 소녀는 크리스마스 파티에 간다고 행복해 하고, 가난한 집 소녀는 사과를 먹을 수 있다고 행복해 합니다. 어린 시절엔 그런 글을 읽으면서 대체 무슨 이야기들인지 잘 몰랐습니다.
이제 우리나라도 전국이 동시 생활권이고 티비가 없는 집이 없다보니 우리 어렸을 적에 라디오에서 듣던 것과는 전혀 다른 세상입니다. 지금도 빈부격차에 따라 성탄절이 각각 다르게 와 닿는 것이야 어쩔 수는 없는 일이지만 어린 아이들이 슬픔을 느끼는 그런 성탄절이 아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작은 선물 하나로도 얼마든지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기에 자녀들에게 작은 정성을 배려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어린 시절 성탄절이 생각나서 영주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