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맘 때 쯤이면,,,,
2009. 10. 12. 16:01ㆍ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오판과 편견
논에 벼가 익어가면 물을 빼야 합니다.
특히 수렁논은 물을 빼지 않으면 벼토매를 들어내기가 무겁고 벼를 벨 때도 힘이 들기 때문에
벼를 베기 전에 또랑을 만들어 물이 가급적 많이 빠지도록 해야합니다.
우리 논이 아주개에 있었는데 그 아주개 논은 수렁배미여서 가을에 논 가운데로 또랑을 치고
물을 빼야 했습니다. 그 흑염으로 된 또랑을 칠 때에 미꾸리가 어른 엄지 손가락만한 것들이
얼마나 많이 나오는지 양동이로 반 정도는 잡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제가 또랑을 친 것은 아니고, 그 잡아 온 미꾸리를 제대로 먹었다는 얘기입니다.
가을이 되면 모든 물고기가 살이 쪄서 다 맛이 있다고 하지만 가을 미꾸리는 정말 통통한 것이
먹을만 했습니다. 그거 그릇에 담아 놓고 호박잎 몇 장 넣어 두면 제 스스로 거기 비벼서 토염을
토해내고 몸통의 이물질도 다 제거가 되어서 따로 더 씻을 일도 없었습니다.
그랬던 것이 이제는 제초제의 사용으로 논에서는 미꾸리를 볼 수가 없게 되었고,
그 흔하던 우렁이조차 다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우렁도 논에서 잡히는 것이 맛이 있지, 저수지에서 나온 것들은 예전 우렁의 맛이 아닙니다.
벌써 한참 전이긴 하지만 광성리 앞 냇가에서 물고기를 잡아보았더니 미꾸라지는 전혀 없고
어디서 굴러 온 것인지 미꾸라지 사촌격인 기름종개만 보여서 씁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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