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0. 15. 15:55ㆍ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오판과 편견
여러 곳에 서리가 내렸다고 하니,
이제 고구마를 캘 때가 된 것 같습니다. 누가 고구마 꽃을 보았다고 해서 내가 정말 놀랐지만
고구마가 꽃이 핀다는 생각은 해 본 적이 없습니다. 아마 잘못 알고서 나온 얘기일거라 생각합니다.
봄에 씨고구마를 심어서 그 싹을 내어 잘라 밭에 심습니다. 그 씨고구마는 싹을 내어 자기 양분을 다
싹에게 주어서인지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 고구마로부터 양분을 받아 싹이 되고 줄기가 된 것을 잘라 밭에 심을 때는 그게 언제 고구마가 될런지
의문이 가지만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되면 언제 뿌리가 돋았는지 땅 밖으로 튀어나오는 놈들도 보입니다.
예전엔 고구마잎 같은 것은 먹은 적이 없는데 서울에서 살다보니 그것을 반찬으로 해주는 집사람의 정성이
고마워 지금은 저도 그 입자루를 먹습니다.
날이 차가워지고 고구마가 실하게 살이 오르면 이제 캐는 것도 큰 일입니다. 위 줄기를 당겨보면 여기저기로
뻗어가서 고구마를 달고 있는데 큰 것은 몇 개만 들어도 무거울 정도이고, 캐다가 보면 못 찾고 땅 속에 숨은
것도 있어서 나중에 다시 한 번 밭을 정리해야 했습니다.
그 고구마는 차가운 건넛방의 퉁가리 속에 저장이 되어 겨우내 좋은 간식도 되고 군입거리도 되었습니다.
여물을 끓이는 사랑방 가마솥 아궁이 속에 들어가면 군고구마가 되고, 밥솥 한쪽에 들어가면 찐고구마가 되고
눈속에 들어가면 날고구마가 되어 다 입속을 들어갔습니다.
우리 시골에서 겨울에 고구마가 없다면 겨우내 먹을 간식이 없다는 얘기였을 겁니다. 그때는 과일도 없고, 과자도 없고 오로지 고구마였습니다. 그러던 것이 이제는 다 사서 먹게 되었고, 품종도 많이 바뀌었나 봅니다.
우리는 고구마를 쌀감자, 감자를 보리감자라고 했지만 원래는 둘 다 감자였다고 합니다.
고구마라는 이름은 일본에서 들어 온 것으로 고쿠마이가 변해서 된 것이고 감자라는 말은 감서(甘薯)라는 한자어에서 온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제 바야흐로 고구마의 계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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