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2. 7. 21:07ㆍ사람과 사진과 사진기/사진기와 렌즈
초광각 렌즈(ultra wide angle lens)는 화각이 극단적으로 넓고, 원근감(perspective)이 강하며, 피사계 심도가 깊다는 특징을 들 수 있다. 그래서 주관적 성격을 잘 들어낸다고 말한다. 초광각 렌즈를 사용하여, 찍히는 사물 아래에서 사진기를 위로 향하여(low angle) 찍은 사진은 극적으로 사물을 왜곡시켜 사람을 기형화시키며, 건축물의 선들이 꼭대기의 한 점으로 모이면서 하늘에 닿은 것처럼 보이게 만든다.
광각 렌즈(wide angle lens)는 실내를 넓게 보이게 하고, 거리감을 늘리며, 앞의 물체가 뒤에 있는 것을 지배하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 즉 어린이 얼굴이 뒤에 있는 고층 빌딩보다 더 크게 되고, 클로즈업된 볼펜이 무척 확장되어 큰 건물처럼 보이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찍히는 화각이 넓어 일반적 시야보다 더 많은 것을 담을 수 있다. 그래서 24mm 초광각 렌즈나 28mm 광각 렌즈는 풍경 사진을 찍을 때 가장 많이 이용되는 렌즈가 된다.
초점거리가 짧은 렌즈의 또 다른 중요한 역할은 사진인이 촬영할 때에 뒤로 물러나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그럴 필요를 덜어주는 현실적인 편리함에 있다. 그리고 이러한 역할을 잘 이용하면 특이한 구도의 사진이 가능하여, 광각 계열의 렌즈가 망원 렌즈에 비해 주관성이 강하다는 얘기를 듣는 것이다.
소형 사진기에서 표준 렌즈(standard lens)라 불리는 50mm 렌즈는 사람의 눈으로 보는 일반적 시각과 가장 가깝고, 육안에 가까운 효과를 가져온대서 사진기 제조업체마다 여러 기종을 내놓고 있다. 렌즈의 최대 구경이 f/1.2, f/1.4, f/1.7, f/2.0 등으로 다양하게 나오는 것은 그만큼 선택의 폭을 넓게 하려는 의도지만, f/stop이 한 단계가 올라가면 그 성능에 비해 가격이 엄청나게 차이가 나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사람의 눈은 좌우 180도, 상하 140도를 대략적으로 볼 수는 있지만 모양이나 색체(色體)를 확실히 식별할 수 있는 것은 약 50도이다. 그래서 화면 대각선과 동등한 초점거리를 지닌 렌즈를 표준으로 삼는 것이다. 소형 사진기의 화면은 24×36mm로 대각선은 43.2mm, 긴 변으로 40도, 짧은 변으로 27도가 찍힌다. 그래서 35mm. 소형 사진기에서는 45mm에서 60mm사이의 렌즈가 보통 표준 렌즈로 인식되고 있고, 50mm를 기준으로 삼아 표준 렌즈라고 하는 것이다.
사람의 눈과 가장 가깝기는 약 63mm이나 렌즈 제조업체에서는 조금 더 넓은 50mm를 표준 렌즈로 권한다. 렌즈의 성능은 표준 렌즈가 가장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람의 눈으로 보는 것처럼 평범하여 생각보다 널리 쓰이지는 않는다. 그래도 처음 사진기를 살 때에 꼭 따라오는 것이 이 표준 렌즈이다.
망원 렌즈 중, 표준 렌즈에 가까운 85mm~105mm 급의 렌즈를 장초점 렌즈(long-focus lens) 또는 중망원 렌즈라고 부른다. 장초점 렌즈는 최대 구경(f/stop)이 크고(즉, 렌즈의 밝기가 밝고), 피사계 심도가 얕으며, 적당한 망원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이 그 특징이다. 장초점 렌즈의 이러한 특징은 무대 촬영, 야경, 인물 사진(portrait), 풍경, 스냅, 스포츠 사진 등 다방면에 걸쳐서 폭 넓게 사용된다. 특히 사진기와 찍히는 사물간에 편안한 거리를 허용하므로 인물 사진(portrait)에 아주 좋다. 적당한 원근 축소효과는 긴 코를 완화시키며 누드나 패션 사진에서 몸매의 선을 보다 우아하고 아름답게 만들어 준다.
망원 렌즈(telephoto lens)는 상대적으로 좁은 시계(視界) 때문에 망원경처럼 먼 물체를 가깝게 끌어온다. 광각 렌즈의 상대어인 협각(狹角) 렌즈라 하지 않고 망원 렌즈라 부르는 것도 여기서 연유한 것이다. 그러나 망원 렌즈는 좁은 화면에 대상물을 크게 찍는 효과 이외에, 먼 곳에 있는 대상을 찍으면 그 상호간의 원근감을 단축시키는 중첩효과, 즉 오버랩(overlap)효과라고 하는 망원 렌즈 특유의 묘사를 한다. 긴 렌즈를 통해 축소된 원근감은 크기의 상대성을 줄여 준다는 점에서 망원 렌즈는 가치있는 창작도구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망원 렌즈로 찍은 사진은 원근감이 줄어들고 압축되기 때문에, 사진에 나온 길거리의 자동차들은 교통이 마비된 것처럼 붙어 보인다. 먼 물체가 상대적으로 크게는 보이지만 원거리감은 유지되면서 접근이 어렵게 느껴진다. 그리고 초망원 렌즈로 찍은 사진은 보는 사람이 마치 밖에서 들여다보는 것처럼 사진 속에 찍힌 사물에서 분리된 느낌을 준다. 이렇게, 망원 렌즈는 객관적인 이미지의 창작 도구로서의 역할을 해낸다.
135mm~200mm사이를 망원 렌즈라 하지만 망원 렌즈로서 가장 유용하고 널리 쓰이는 것은 200mm 렌즈이다. 200mm 렌즈는 망원 렌즈의 표준이라고까지 말할 만큼 많이 쓰인다. 이 렌즈의 화각은 약 12도로, 50mm 표준 렌즈의 1/16에 해당하는 화면 면적이어서 화각․원근감 과장․배경 처리의 어느 요소든 일상적인 시야를 훨씬 뛰어넘어 본격적인 망원 사진의 영상 세계를 묘사해서 보여준다. 최대 구경은 일반적으로 f/4.0과 f/2.8의 두 가지가 많이 쓰인다. 앞의 것은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작고 가벼운 장점이 있고, 뒤의 것은 렌즈가 상대적으로 밝아 초점 맞추기에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300mm이상의 초망원 렌즈는 일출․일몰, 새 사진 등에 요긴하게 쓰일 수 있지만, 그 가격도 비싸고 일상에는 쓰임이 많지 않아 무리해가며 구비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거기다가 무겁고 부피가 커서 휴대할 때도 문제가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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