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7. 8. 18:43ㆍ사람과 사진과 사진기/사진은 관심이고, 만남이며, 사랑입니다
예전에 가수 임주리가 부른 '립스틱 짙게 바르고'라는 노래 가사에, 사랑이란 길지가 않더라, 영원하지도 얺더라,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지고 마는 나팔꽃보다도 짧은 사랑아,,,, 하는 말이 있었는데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지는 꽃이 나팔꽃만이 아닙니다.
우리나라 나라꽃인 무궁화도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집니다. 그래서 무궁화를 사진으로 찍으려면 오전이 더 좋고 저녁 때가 되면 다 지는데 무궁화의 지는 모습이 처연합니다. 다른 꽃들은 그냥 꽃잎이 시들거나 말라버리는데 무궁화는 스스로 말아서 떨어지기 때문에 꽃잎의 초라한 모습은 볼 수가 없습니다. 무궁화는 해가 뜰 때에 피기 시작하여 해가 지면 같이 떨어집니다.
무궁화는 7월 초순부터 피기 시작하는데 10월 말까지 피고 집니다. 그래서 보통 한 나무에서 하루에 20송이에서 50송이가 피었다가 진다고 보면 100여 일 동안에 2000여 송이에서 5000여 송이의 꽃이 피고 지는 것입니다. 이건 어마어마한 일입니다. 어떤 나무의 꽃이 이렇게 긴 시간 동안 피고지고를 반복하겠습니까?
그래서 무궁입니다. 지역에 따라서는 무강꽃이라고 한다고도 하는데 무궁꽃이 변한 말일 겁니다. 무궁화가 우리나라 나라꽃이 된 것은 일제 강점기에 만들어진 걸로 얘기되는데 우리나라의 옛날 지명이 중국에서 근역(槿域)이라고 부른 걸로 보아 아주 예전부터 우리나라의 꽃으로 인정이 되었다고 합니다.
흔히 백일홍나무라고 부르는 배롱나무의 꽃이 100일 동안 피어 있다고 해서 백일홍이지만 그 나무의 꽃도 세 번 정도 피고 지는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꽃이 작고 변화가 없는 것처럼 보일 뿐입니다. 무궁화는 한 번 피어서 오래 가는 꽃이 아니라 날마다 새롭게 피어나는 꽃입니다.
무궁화는 꽃도 예쁘지만 꽃봉우리도 멋이 있습니다. 국기를 다는 국기봉의 꼭대기는 바로 무궁화의 꽃봉우리를 본떠 만든 것입니다. 꽃봉우리가 다닥다닥 붙어 있는 가지를 보면 탐스럽기도 하고 놀랍기도 합니다.
오늘 창경궁에 갔다가 무궁화가 핀 것을 보니 무척 반가웠습니다. 우리나라 가정의 정원에서는 보기 드믄 나무지만 무궁화가 가득 핀 나무를 보면 누구도 탄성을 내지 않을 수가 없을 겁니다. 특정한 꽃을 더 좋아하자거나 미워하자는 얘기는 절대 아니니 혹 주변에 무궁화가 있으면 다시 한 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이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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