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새?, 텃세,,,,

2014. 7. 9. 19:54사람과 사진과 사진기/사진은 관심이고, 만남이며, 사랑입니다

 

 

 

 

    

 

 

 

 

 

 

 

 

 

 

 

 

 

 

 

 

 

 

    흔히 하는 얘기로 개도 제 집 앞에서는 30% 먹고 들어간다고 합니다.

텃세를 부린다는 얘기지요. 누구나 다 자기 고장을 떠나서 다른 곳에 가면 아무래도 주눅이 들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건 사람 뿐만이 아니라 짐승들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어제 창경궁에서 너구리를 보았습니다.

언뜻 보기엔 오소리 같기도 했지만 너구리가 분명할 겁니다. 물이 흐르는 수로에 들어가 있는데 사람을 보고도 피할 생각을 하지 않아서 좀 놀랐습니다. 아마 이 녀석도 자기가 거기서 산다고 텃세를 부리는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지난 봄에 안산에서 족제비를 정말 오랫만에 보고서 놀랐는데 사실 도심에서 살아있는 너구리를 본 것은 어제가 처음이었습니다. 어디가 아픈지 생기 있는 모습은 아니었지만 제가 한 바퀴 돌고 오니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그 옆에 고양이도 한 마리 큰 걸 보았습니다. 아마 이 녀석도 창경궁에서 텃세 깨나 부릴 거 같습니다. 덩치가 웬만한 고양이보다 많이 크고 살도 찐 것을 보니 오가는 사람들로부터 얻어 먹는 게 꽤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창경궁 춘당지의 주인은 원앙이입니다.

이게 언제부터인지 철새가 텃새로 바뀌어서 지금 수십 마리가 넘는 원앙이가 여름에도 떠나지 않고 춘당지에 머물면서 주인 행세를 하고 있습니다. 올 해도 여러 마리의 새끼들이 부화가 되어 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제 원앙이가 늦둥이 새끼를 부화한 걸로 알았는데 오늘 다시 보니 원앙이가 아니고 오리였습니다.....춘당지에 오리도 두어 마리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거기서 새끼를 부화한 줄은 몰랐습니다. 제가 잘못 본 게 아닌가 하고 다시 봐도 분명 원앙이가 아니고 오리입니다.

 

 원앙이가 등치가 작다보니 텃세를 부리지 못하고 오리가 새끼를 부화하는 것을 구경만 한 거 같아 애잔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