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된 쓴 맛, 씀바귀

2017. 3. 17. 19:09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오판과 편견




  

 저는 씀바귀와 고들빼기가 비슷한 것인 줄로 알고 있었습니다.

사실 잘 모르는 사람이 보면 구별하기 힘든 것도 사실일 것입니다. 제가 어려서는 씀바귀를 가끔 뜯어오는 일이 있었지만 먹어보진 못했습니다.


 돌아가신 아버지께서 씀바귀 무침을 무척 좋아하셔서 봄이 되면 옻밭들 부근 약방논 논둑에서 씀바귀를 많이 캐왔지만 그 맛이 너무 쓰다고 제겐 안 주셨기 때문에 어려서 먹어 본 기억은 전혀 없습니다. 아버지께서 제가 어렸을 때에 돌아가셨고 그 뒤에는 씀바귀를 먹는 일이 없었기 때문에 씀바귀에 대한 기억은 까맣게 멀어졌습니다.


 그러다가 나이가 들은 뒤에 서울에 와서 보니까 전라도 지방 사람들이 가을에 고들빼기 김치를 먹고 있었습니다. 저도 몇 번 먹어봤지만 너무 써서 손이 잘 가질 않았습니다. 그래도 사람들이 맛이 아니라 약으로 먹는 거라고 권해서 가끔 먹기는 합니다.


 봄이 되어 씀바귀 나물이 먹고 싶다고 했더니 엊그제 집사람이 재래시장에서 사왔다고 씀바귀를 무쳐서 내놓았는데 정말 쓴맛이 강했습니다. 쓴맛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살짝 데쳐서 무치면 된다고 하던데 저는 맛이 써도 그냥 생으로 무친 것을 좋아하고 쓴맛이라도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그래서 씀바귀와 고들빼기의 차이점을 찾아봤더니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정말 알기가 어렵겠습니다. 꽃은 비슷한 편인데 씀바귀 꽃의 수술은 검정색이고 고들빼기의 수술은 꽃잎과 같은 노란색이라고 합니다. 씀바귀 꽃의 색은 노란색과 흰색이 있습니다.


 고들빼기의 잎은 톱니처럼 흠이 패여 있고 씀바귀는 그런 흠이 없거나 아랫부분에만 있다고 하니까 잎을 보면 구별이 가능할 것도 같습니다. 그리고 씀바귀의 뿌리는 가는 뿌리가 여러 가닥으로 되어 있는데 비해 고들빼기의 뿌리는 굵은 줄기에 잔뿌리가 있는 형태여서 뿌리까지 놓고 보면 쉽게 알 수가 있겠습니다.


 쓴맛을 지닌 씀바귀나 고들빼기를 왜 먹느냐고 묻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 봄에 한 번 제대로인 쓴맛을 보고 싶은 분은 꼭 드시기 바랍니다. 저는 며칠은 먹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