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중국 운남성 여행4, 쿤밍2

2017. 8. 22. 19:13시우의 여행기



중국 당국과 중국 사람들처럼 장사에 능한 곳을 찾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사실 쿤밍은 관광지가 아닙니다. 소소한 유적지와 관광자원을 가지고 있는 분명하지만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만한 곳은 별로 없다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쿤밍에 가면, 쿤밍 시내가 아닌 밖으로 벗어나 있는 석림(石琳)과 토림(土琳), 구향동굴 등을 찾아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저는 석림과 토림, 구향동굴은 티비를 통해 여러 번 보았기 때문에 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인터넷을 통해 찾아보니 쿤밍의 명승지로 나온 게 '서산 용문, 원통사, 취호공원, 금전' 등 입니다.


 




























































 8월 4일, 쿤밍에서 하루가 시작되었는데 새벽에 도착하여 아침 10시 30분에 다들 모이기로 했으니 사실 상 오전의 시간은 날라간 셈이었습니다. 그래도 모여서 어디를 갈 것인가를 논의하게 되었는데 제가 준비한 자료에 '서산 용문'이 맨 앞에 있기에 저는 거기로 가겠다고 얘기했더니 같이 가신 분들이 다 그리로 가겠다고 해서 함께 떠났습니다.


 버스 운임이 1원 아니면, 2원인데 그건 버스를 타봐야 알 수 있습니다.

탈 때에 돈을 넣는 통에 '1원'이라고 쓰여 있으면 1원을 넣고, '2원'이라고 쓰여 있으면 2원을 넣으면 됩니다. 그 차이가 뭔고 하면 에어컨이 장착되어 있으면 2원입니다. 그런데 창문을 열고 다니는 버스가 대부분이어서 에어컨 가동이 아무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버스를 타고 서산 용문에 가기 위해서는 쿤밍 민족촌 앞에 가서 내리는데 거기서 셔틀이 무료로 케이블카 타는 곳에 태워다 줍니다. 갈 때만 태워다주고는 올 때는 알아서 해야 합니다.





















































제가 사전에 찾은 자료에는 입장료가 10위안이었는데 가서 보니 40위안이고, 케이블카를 타는 비용이 70위안이었습니다. 거기다가 다른 곳으로 더 간다면 입장료가 추가가 되어 서산 공원을 제대로 한 바퀴 돌려면 200위안이 넘게 들어갈 것 같아서, 기본인 용문만 가기로 하고 11위안 씩 내고 올라갔습니다.

 

케이블카에서 내려 조금 올라갔더니 이번에는 전동차를 타고 가라고 얘기를 하는데 그게 또 20위안이었습니다. 그리고 여기저기 다른 코스로 가려면 또 돈을 내야 한다고 해서 내가 앞장을 서서 걷고 다른 코스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용문 코스만 갔다가 다시 상의하기로 했습니다.

 

올라가면서 좌측은 쿤밍호(곤명호수)이고 우측은 가파른 산인데 중국의 산들은 한국의 산처럼 우아하게 생긴 게 아니라 전부 날카롭고 가파른 형태여서 깎아지른 것 같다는 말이 잘 어울립니다. 전동차가 계속 사람을 실어 나르고 걷는 사람도 많다보니 용문 부근에 가니까 사람 때문에 걷기가 힘들 정도였습니다.

 

절벽 같은 산을 깎아서 좁은 길을 내고 곳곳에 문을 만들고 사당을 지어 놓아서 볼거리를 제공하여 사람들을 끌어 모으는 것은 이해가 가지만, 자료에서 본 것처럼 예술적인 형태는 찾기 힘들었고 좁은 계단에 사람이 많아 미끄러질 위험이 크고 가파른 계단이라 힘도 많이 들었습니다.

 

용문이라는 곳이 그런 데인 줄 알았다면 가지 않았을 것입니다. 힘들게 올라갔다가 사람들에 밀려서 여기저기 떠돌다가 내려 왔다는 느낌 밖에 없었습니다. 거기서 내려다보이는 쿤밍호는 녹조 현상과 썩은 물로 푸르딩딩합니다. 여행을 떠나기 하루 전에 읽은 자료에 의하면 생활하수도 문제지만 장미꽃을 키우기 위해 사용한 농약 때문에 물이 오염이 되었고 물고기 종도 많이 사라졌다고 합니다.

 

2011년 쿤밍에서 개최한 '세계꽃박람회'이후 쿤밍은 꽃시장으로 아주 유명해졌는데 특히 장미꽃이 대단했다고 합니다. 쿤밍의 장미는 오래 전부터 유명해서 쿤밍에선 장미로 만든 술도 명주(名酒)였다고 하는데 근래에는 농약을 과다 사용해서 장미를 식용으로는 쓸 수가 없다고 들었습니다. 거기다가 비료도 많이 사용하다보니 쿤밍의 물들이 많이 오염이 되었고 특히 그 물들이 모이는 쿤밍호는 물이 썩을 수밖에 없다고 하니 안타까운 일입니다.

 

사람들 틈에서 사진도 제대로 못 찍고 간신히 내려왔는데 비가 갑자기 오다가 그치고, 또 갑자기 내려서 사람들을 당황스럽게 만들었습니다.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와서 그 부근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식당이라고 하기엔 어울리지 않지만 가운데 넓은 공터를 두고 작은 음식점들이 여러 개가 둘러 있었습니다. 음식 종류가 다양했지만 이름도 모르고 게다가 비를 피할 장소는 아주 조금 천막 같은 것을 쳐 놓은 곳에 낮은 탁자가 몇 개 있었고 의자라고 하기엔 너무 초라한 깔판 비슷한 것들을 놓고 앉아서 음식을 먹는 곳입니다.

 

다른 곳을 찾을 여유도 없었고 또 보이는 곳은 비싼 것 같아서 우리는 그리로 몰려가서 남들 틈에 끼여 앉아 음식을 시켜서 가져다 놓고 먹었습니다. 중국 사람도 대단하지만 우리는 더 대단했습니다.

 

한 둘씩 끼여 앉는 것 같더니 금방 자리를 다 차지해서 다른 사람들은 낄 틈이 없었습니다. 저도 여기저기를 둘러보다가 어머니와 딸이 함께 하는 국수집에서 10위안짜리 국수를 시켰는데, 딸의 얼굴이 복스러워 보였고 미소가 수줍은 것이 마음에 들어서였습니다.

 

그런데 오지그릇을 불 위에 올려놓고 국수를 끓인 다음에 스텐레스 쟁반 위에 올려서 주는 것이 아닌가? 아무리 봐도 뜨거울 것 같은데 주길래 받았는데 그 그릇을 놓을 자리가 없어 들고 움직이다보니 너무 뜨거워져서 그냥 바닥이 놓고 말았습니다.

 

우리 팀들은 맥주와 소주, 고량주를 시키고 꺼내 놓고 해서 왁자지껄하게 먹고 마시니 다른 중국 사람들은 자리가 없어 어쩔 줄을 몰라합니다. 그 와중에 내 앞에 앉은 중국인 가족이 다섯 명이 있었는데 부모님과 자식 내외, 딸 하나입니다. 내가 아이에게 웃으며 말을 건네고 했더니 그 부모도 좋아하고 조부도 좋아하면서 말을 걸어와 우리 팀 중의 한 분이 휴대폰으로 말을 번역하여 몇 마디 주고받았습니다.


































 기분 좋게 마시고 다들 기붐이 업되었는데 중국여행에서 가장 불편한 문제에 직면했다.

중국의 웬만한 식당들은 화장실이 없다는 거였다. 그리고 아주 큰 건물에도 1층에 화장실이 있는 곳은 보지 못했다. 공항이나 역 대합실에는 1층에 화장실이 있지만 일반 건물에선 찾기가 힘들었다.


 우리는 점심을 먹은 뒤에 다음 코스인 '원통사'로 가 위해 이 사람, 저 사람, 그러니까 경찰, 식당 점원, 지나가는 행인 등에게 원통사 가는 방법을 물었는데 대부분 모른다고 얘기했지만 버스 노선을 알려주는 사람도 있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거기 경찰 그러니까 공안이 알려주는 길 찾기는 별로 도움이 안 된다는 사실이다.


 우리나라 같으면 경찰이 가장 잘 안다고 생각하겠지만 중국은 절대 아니고 그들이 가르쳐 주는 것을 믿어서는 안 된다는 게 이번 여행에서 얻은 귀중한 정보였다. 사람마다 알려주는 버스 번호가 달라서 여러 사람들에게 들은 것을 종합해서 버스를 타긴 했는데 안에서 노선표를 보니 우리가 탄 버스는 원통사를 가는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다시 영어로, 중국말로 물어서 중간에 내려 다른 버스로 바꿔 타야 한다는 얘기를 듣고 다시 탈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서 시간이 지나서 원통사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다섯 시가 넘어 절이 문을 닫은 뒤였다.

그런데 여기 절은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절이 아니라 불교와 도교가 함께 공존하는 입장료만 비싼 공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오히려 들어가지 않게 된 것을 다행으로 여겼다.


 거기서 다음 코스인 취호공원이 멀지 않다는 얘기를 듣고 우리는 걸어서 취호공원에 갔다.

아주 넓은 공원인데도 화장실을 찾기가 어려워 고생하신 분들이 많았다. 중국 여행에 정말 난제가 화장실이라는 사실을 다시 실감했다.


 취호공원은 상당히 넓어서 다 돌아보려면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이미 늦은 시간이라 대충 돌아보고 나오는 걸로 했다. 숫자가 많다보니 택시를 타기도 쉽지 않을 것이고 빵차를 구하기도 어려워서 팀별로 방법을 찾아 숙소로 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