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 인재가 없는 것이 아니라

2022. 5. 14. 05:51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

 많은 국민들이 대통령이 바뀌면 많은 것들이 신선하게 바뀔 거라는 기대를 갖는 것은 어느 나라나 다 마찬가지일 겁니다. 정책도 변화가 있겠지만 대통령과 일을 한 사람들도 좀 신선한 느낌을 줄 수 있는 사람들로 바뀌기를 바라는 것이 인지상정일 것입니다.

 

그런데 새 대통령이 지명한 일부 장관들과 비서관들에 대한 비리 의혹이 계속 터져 나오고 있으니 이건 먼저나 지금이나 별로 다를 것이 없다는 생각입니다.

 

정말 우리나라에 그렇게 문제가 없는 인물이 없는 것인지 아니면 왜 문제가 있는 사람들을 꼭 자리에 앉혀야하는지 묻고 싶습니다.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이어 김성회 종교다문화비서관이 13일 각종 논란으로 자진 사퇴하면서 윤석열 정부의 부실 인사검증 논란이 대통령실 참모진으로까지 번졌다.

 

당초 철저한 인사 검증을 강조하며 새 정부와 대통령실의 초기 순항을 기대했던 윤 대통령으로서는 두 사람의 '낙마'가 뼈아픈 대목일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김인철 후보자의 경우 지명 직후부터 부인과 아들·딸 모두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아 미국 대학에서 일하거나 공부한 사실이 드러나는 등 '아빠 찬스'와 '남편 찬스' 등의 의혹에 휩싸였다. 그는 결국 지명 20일 만에 사퇴하면서 '낙마 1호'가 됐다.

 

김성회 비서관은 동성애 및 위안부 피해자를 비하하는 듯한 과거 글들이 논란을 빚으면서 여야를 막론해 사퇴 압박에 내몰렸고, 끝내 임명 7일 만에 물러났다. 위안부 피해자들의 보상 요구를 '화대'라고 표현하거나 "조선시대 절반의 여성이 성노리개였다" 등 발언은 국민의 감정선을 건드리는 지점이었다.

 

당초 인사 검증 과정에서 이러한 부분들이 걸러지지 않았던 점을 두고 인사검증 시스템에 총체적 부실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지속해서 제기되는 이유다. 특히 김 비서관의 경우 과거 페이스북 글이나 언론 기고문이 버젓이 인터넷 공간에 남아있던 상황이었다. 검색만 몇 번 해도 검증할 수 있었던 사안인 셈이다.

 

대통령실 비서관급 인선의 경우 인사청문회를 거치는 장관 후보자처럼 '현미경 검증'을 하기에는 물리적 한계가 있다는 일각의 반론도 있다. 그러나 자녀 의대 편입학 특혜 의혹 등으로 여론이 악화해 임명이 미뤄지고 있는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사례에서 보듯 애초 장관급 검증에서부터 '첫 단추'가 제대로 끼워지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당분간 인사검증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검찰 재직 시절 성 비위로 2차례 내부 감찰을 받고 징계성 처분을 받았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윤재순 총무비서관이나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 담당 검사였던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도 '낙마 리스트'에 올린 상황이다. 윤 비서관은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이던 시절 대검 운영지원과장을 맡았던 최측근 인사로, 인수위에서 파견 근무를 해왔다.

 

윤 비서관이 2002년 11월 출간한 시집에 실은 시도 논란이 일고 있다.

'전동차에서'라는 시를 보면 '전동차에서만은 짓궂은 사내아이들의 자유가/그래도 보장된 곳이기도 하지요'라는 구절이 있다. 이어 '풍만한 계집아이의 젖가슴을 밀쳐보고/엉덩이를 살짝 만져보기도 하고' 등 구절이 이어진다. 왜곡된 성인식이 반영된 표현으로 볼 소지가 다분한 내용이다.

 

두 사람의 거취에 대해서는 변동이 없을 것이라는 게 복수의 대통령실 관계자들의 전언으로, 장관급 인사가 아니더라도 이처럼 곳곳에 '뇌관'이 깔려있는 형국이다. 이날 임명된 차관급 인사에서도 성비위 의혹이 터져 나왔다.

 

스포츠전문 매체인 스포티비뉴스는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에 임명된 조용만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이 지난달 회식 중 체육회 여직원에게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했다는 성추행 의혹을 보도했다.

 

국무총리와 장관 임명 문제를 두고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야권은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와 정호영 후보자 등 임명에 대해 거세게 반대하는 상황이다. 국회 인준이 걸린 한 후보자에 대한 '부결'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대통령실은 정 후보자에 대한 여론의 추이를 지켜보면서도 여전히 '임명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분위기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아직 정 후보자를 정리해야 한다는 기류는 없다"며 "일단 국회를 존중하면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준석 대표는 이날 윤 대통령과 90분간 비공개 회동을 하며 "정 후보자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임명할지 안 할지를 빨리 결단해서 이 문제가 지방선거까지 넘어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박진(외교부)·이상민(행정안전부)·박보균(문화체육관광부)·원희룡(국토교통부) 장관의 경우 임명을 강행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청문보고서 재송부를 국회에 요청하기도 했다. 사실상 임명 강행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연합뉴스. 이동환 기자

 

국민들이 바라는 장관이나 비서관은 일을 잘 할 사람이기도 하지만 도덕적으로도 떳떳해서 어떤 일을 하든 국민들이 수긍할 수 있어야할 것인데 깨끗하지 못한 사람들이 자리를 차지하면 무슨 일을 하든 의혹의 눈초리가 따르기 마련일 것입니다. 대한민국에 인재가 없는 것이 아니라 끼리끼리 놀려고 하니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새 대통령이 들어설 때마다 이번에는 다를 거라는 국민들의 기대에 대해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라는 생각을 바꾸지 못하게 하니 이거야말로 안타까운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