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쟈뷰(deja vu)

2022. 7. 6. 06:50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

 “데쟈뷰(deja vu)”는 영어로 ‘다시 보는’, ‘매우 진부한 것’, ‘보기 싫증 난 것’ 등을 뜻하는 말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기시(旣視)(감): 실제로는 처음 보거나 경험하는 것을 이미 경험한 것으로 여기는 착각.’의 의미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요즘 윤석열 대통령의 말씀이 이 데쟈뷰를 연상시키고 있어 국민들의 실망감이 무척 크다는 생각입니다. 예전에 문재인 대통령도 툭하면 ‘전 정권은 안 그랬느냐?’로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더니 윤석열 대통령도 그대로 따라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각종 국정 난맥 상황에 대한 지적이 나올 때마다 "문재인 정부보다 낫지 않느냐"는 비교 화법으로 대응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진영 대결 논리로 국면 전환을 꾀하려는 의도로 보이지만, '피장파장'의 오류에 빠지면 반성과 성찰없이 '마이웨이' 국정운영으로 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보다 낫잖아" 윤 대통령의 마이웨이

윤 대통령은 5일 출근길에 '장관 후보자의 잇따른 낙마는 인사 검증이 부실했기 때문 아니냐'는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그럼 전(前) 정권에 지명된 장관 중에 그렇게 훌륭한 사람 봤어요?"라고 반문했다.

 

윤 대통령은 '반복되는 문제들은 사전에 검증 가능한 부분이 많지 않느냐'는 질문엔 손가락을 흔들며 동의할 수 없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이어 "다른 정권 때하고 한번 비교해보세요. 사람들의 자질이나 이런 것을"이라며 인사 실패론을 일축했다.

 

전날 김승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자진 사퇴하고,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의 성희롱 발언이 논란 되는 등 부실한 인사 검증에 대한 우려가 크지만, 과거 정부 사례를 들어 비판을 차단한 것이다.

 

반면 '내 사람'은 감싸는 모습을 보였다. 윤 대통령은 이날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면서 "언론과 야당으로부터 공격받느라 고생 많이 했다"고 말했다. 박 부총리는 2001년 면허 취소 수준의 만취 음주운전 이력과 교수 시절 갑질 의혹 등이 불거져 정치권 안팎의 비판과 지적을 받았는데, 윤 대통령은 이를 '공격'으로 칭했다.

 

위기 몰릴 때마다 문재인 정부에 화살

문제는 윤 대통령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문재인 정부에 화살을 돌리고, 비판 여론에 귀 기울이지 않는 장면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윤 대통령은 전날 출근길에도 인사 문제에 대해 "우리 정부에서는 빈틈없이 사람을 발탁했다고 저는 자부한다. 전 정부와 비교할 바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8일 검찰 편중 인사 지적에 "과거엔 민변 출신들이 아주 도배를 하지 않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7일엔 '전임 정부 관련 수사가 정치보복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는 질문에 "그럼 민주당 때는 안 했나"라고 반박했다.

 

"윤석열 정부의 해법 제시해야 적절한 화법"

그러나 윤 대통령의 '비교 화법'은 국민 통합이라는 과제를 짊어진 국정 운영 책임자로서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이 많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윤 대통령도 전 정부 인사 아니냐"며 "전 정부 인사 중에 훌륭한 사람을 봤냐는 말은 자기모순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도 "국민들은 문재인 정부가 박근혜 정부에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을 보였을 때도 비판적이었다"며 "윤석열 정부만의 해법이나 비전을 제시해야 정치적으로 적절한 화법"이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의 정제되지 않은 메시지가 쌓이면 더 큰 위기가 올 수 있다는 우려가 여권 내에서도 나온다. 윤 대통령 국정 운영 지지율이 하락세인데 이를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정치적인 수사를 쓰지 않고 직설적인 스타일이다 보니 오해도 있는 것 같다"며 "여러 지적과 비판을 잘 듣고 있다"고 했다.>한국일보. 김지현 ㆍ 손영하 기자

 

 대통령이나 정권이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낮게 나오면 ‘그런 것 신경 안 쓴다. 우리는 국민만 보고 앞으로 나가겠다’는 말도 똑 같습니다. 먼저 정권에서 임명된 장관들이 문제가 많다고 얘기했다면, 새 정권에서는 그런 인물을 임명하지 않아야 된다는 것은 기본 상식일 겁니다.

 

국민들이 선거를 통해서 대통령을 바꾸고 정권을 바꾸는 가장 큰 이유는 먼저보다 더 잘하라는 뜻인데 겨우 하는 말이, ‘전 정권은 안 그랬냐?’고 한다면 허탈하다 못해 황당할 것입니다. 왜들 그렇게 밖에 못하는지 정말 궁금합니다.

 

도덕적으로 흠이 있는 사람은 공직에 뜻을 두어서도 안 되고, 또 그런 사람을 임명해서는 더 더욱 안 될 일입니다. 야당이 반대한다고 다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국민들 눈높이에 맞지 않는 사람은 공직에 앉혀서는 안 된다는 것은 초등학생들도 다 아는 사실일 겁니다.

 

임명권자가 자기 권한이라고 주장한다면 더 얘기할 것이 없지만 국민들이 정권을 바꾼 뜻을 깊이 새겼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