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 조작론-피습 배후설 기승

2024. 4. 1. 05:33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오판과 편견

 

 

   <“투표 인원 부풀리기를 위해 폐쇄회로(CC)TV를 가린 게 아닌가 의심이 되고요.”

 

4·10총선을 앞두고 전국 40곳의 사전투표소와 개표소본투표소 등에 불법 카메라를 설치해 검거된 유튜버 한모 씨(49)가 지난해 10월 13일 게재한 동영상에서 한 발언이다같은 달 11일 실시된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조작됐다는 취지였다. ‘후원 ○○은행 한××’이라며 계좌번호를 자막으로 표시한 이 동영상은 1만 명이 넘게 시청했고, “우리 모두 이 채널을 후원합시다” 등 댓글이 300건 넘게 달렸다.

 

이처럼 일부 유튜버가 극우·극좌 성향 유권자를 겨냥해 과격한 주장을 되풀이하며 수익을 올리고 있다선거 등 제도 정치권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도 커지고 있다허위사실 유포와 음모론 등이 수익으로 이어지는 생태계 자체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불법 카메라 설치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유튜버 한 씨는 자신의 채널에서 부정선거’ 등 의혹을 주장해 왔다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땐 투표소에 카메라를 설치한 뒤 실제 들어간 인원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발표가 200명 가까이 차이가 났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확인되지 않은 주장으로 시청자를 끌어모으는 유튜버는 한 씨만이 아니다올해 초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피습됐을 당시에도 구독자가 88만 명이 넘는 한 극우 성향 유튜버는 피습은 이 대표 자작극이라고 주장했다이에 맞서 극좌 성향 유튜버들도 여권 인사가 배후” 등을 외치며 클릭 장사에 몰두했다.

 

이런 영상 앞뒤에는 어김없이 광고가 붙었다국민의힘 배현진 의원 피습 사건 땐 한 보수 성향 유튜버가 만약 배 의원의 동선이 사전에 새어 나간 거라면 미용실을 의심해야 한다라며 배후설에 무게를 실었다진행자는 영상 말미에 녹용과 피로회복제를 광고했다지난해 7월 서울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당시 친야 성향 방송인 김어준 씨는 ‘(교사 사망에국민의힘 3선 의원이 연루돼 있다는 취지로 의혹을 제기했다가 이튿날 정정했는데해당 방송 앞에는 닭곰탕 광고가 붙었다.

 

법원의 판단이 나오기까진 시일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한 좌파 성향 유튜브 채널은 2022년 12월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의 청담동 심야 술자리 의혹을 주장했다가 이듬해 3월 법원으로부터 영상 삭제 가처분 결정을 받았다해당 채널 운영진 측은 최근 관련 민사 소송에서 한 전 장관이 그 시간에 다른 곳에 있었다는 증명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튜브에서 자극적이고 편향된 주장은 큰 수익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유튜브 채널 분석 업체 플레이보드에 따르면 슈퍼챗(후원 시스템규모 상위 30개 채널 중 9개가 정치 유튜브로 나타났다슈퍼챗 규모 상위 정치 유튜브 채널 10곳이 지난해 슈퍼챗으로 받은 후원금만 평균 25942만 원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이를 신종 신념사업이라고 보고 있다영세 유튜버가 후원금을 끌어모으기 위해 말초적인 의혹을 주장하면 대형 유튜버는 기존 구독자를 유지하기 위해 더 강한 발언을 쏟아내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제도 정치권이 거리를 두기는커녕 여기 편승하는 행태도 문제로 지적된다이현우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극단 성향의 유튜버의 인기에 현직 국회의원이나 주요 정당 후보까지 편승하면서 적대와 혐오를 키우고 있다며 과거 이념적(이성적양극화보다 지금의 정서적 양극화가 더 위험하다고 말했다최창렬 용인대 정치학과 교수는 지지율 유지를 위해 극단적인 유튜버를 이용하는 정치인도 사실은 공생 관계에 있다고 했다.

 

구글 등 플랫폼 기업이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유튜버를 제재하도록 법적 책임을 부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김춘식 한국외국어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슈퍼챗 등 광고수익을 정산받지 못하게 하거나 개인 후원계좌를 병기하지 못하게 하는 방식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동아일보이상환 임재혁 주현우 기자

 

   출처 동아일보선거 흔드는 극단 유튜버들투표 조작론-피습 배후설 기승

'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 > 오판과 편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니면 말고,  (0) 2024.04.03
법원이 풀어야 할 정치 군림  (0) 2024.04.02
野 지지층의 다른 선택…  (0) 2024.03.31
도둑이 몽둥이 드는 세상  (0) 2024.03.30
‘한·명’만 보인다  (0) 2024.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