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0. 3. 06:57ㆍ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용산 대통령실로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를 초청, 만찬을 가질 예정이라고 합니다.
만찬에는 추경호 원내대표를 비롯해 김상훈 정책위의장 ,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 등과 여당 소속 국회 상임위원장 및 간사들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한동훈 대표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대통령실은 매년 국정감사를 앞둔 격려 차원의 연례행사라고 설명했지만 독대를 공개적으로 요청해온 여당 대표를 또 '왕따'시키는 건 아닌가라는 시각도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대통령과 국힘 지도부 간 이번 만찬은 한 대표도 참석했던 지난달 24일 만찬 이후 8일만인데, 오는 4일이나 5일로 예상되는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채상병 특검법 재의를 위한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있어 윤 대통령이 원내 지도부를 상대로 직접 '표 단속'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 대표가 제외된 것은 김 여사 논란과 의정 갈등 해법을 놓고 윤 대통령과 의견이 다르기 때문일 것입니다. 국힘 내부는 친한(친한동훈)계 인사들이 김 여사의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고 나서면서 내분 양상인데, 친한계는 야권의 특검법 추진이 윤 대통령 탄핵을 위한 '빌드업'의 일환으로 보고, 이를 차단하려면 김 여사의 직접 사과가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지난 7월 국힘 당대표 선거시 후보들의 명품백 수수에 대한 김 여사의 사과 요구를 수용하지 않은 용산은 김 여사를 보좌할 제2 부속실 설치나 특별감찰관 임명 등도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런 와중에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은 정권 출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동반 하락 중인데 정말 윤석열 대통령과 대통령실은 이를 모르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임기 반환점을 눈앞에 둔 윤석열 대통령이 사면초가다. 국정 운영은 거대 야당에 막혀 휘청거리고 있다.
거야는 각종 특검 공세로 숨통을 조여 온다. 승부수로 띄운 의료개혁은 의사단체의 집단 반발에 출구가 안 보인다.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에 민심은 싸늘하다. 급기야 정국 해법을 놓고 여당 대표와 갈등까지 빚고 있다. 지지율은 20% 초반(갤럽)까지 밀렸다.
위기의 상당부분은 윤 대통령이 자초한 것이다. 정권 초반부터 발목을 잡은 오만과 불통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국민이 화나도 좀처럼 고개를 숙이지 않는다. 국가 최고 지도자로서의 정치력 부재는 더 말할 것도 없다. 정권 위기를 부른 최악의 총선 참패는 그 결과물이었다. 윤 대통령의 무리한 이종섭 주 호주대사 임명 강행과 875원 대파 발언, 비대위원장 사퇴요구 파동 등 용산발 겹 악재가 부른 참사였다.
불통 이미지는 시간이 갈수록 해소는커녕 더 고착화하고 있다. 과반의석을 가진 야당 대표의 회담 제의를 2년 넘게 외면했던 윤 대통령이다. 총선 참패 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차례 만났지만 그게 전부였다. 이후 이 대표의 거듭된 회담 제의는 공허한 메아리다.
여당 대표도 예외가 아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최근 정국 해법 마련을 위한 독대를 신청했으나 윤 대통령은 거부했다. 향후 전망도 불투명하다. 지난 24일 윤 대통령이 주재한 당정 만찬에선 의료 위기와 김 여사 의혹 등 현안은 거론조차 안됐다. 한 대표는 그 흔한 인사말 기회조차 갖지 못했다고 한다. 두 사람의 벌어진 간극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당정 회식', '떼밥'이라는 비판이 나온 배경이다.
두 사람의 갈등은 예사롭지 않다. 국정 운영의 책임을 진 여권의 1인자와 2인자의 대립이라는 점에서다. 그것도 대내외 환경이 최악인 상황에서다. 거야의 입법폭주로 여당은 국회의 방관자로 전락했다. 대통령의 지지율은 국정동력 유지를 위한 마지노선인 40%의 절반을 겨우 넘긴다. 개혁 추진의 동력은 떨어질대로 떨어진 상태다. 의료 갈등 장기화는 국민 불안을 키우고 있다.
여기에 김 여사의 명품백 의혹에 이어 총선 공천개입 의혹까지 불거졌다. 총체적 난국이다. 두 사람이 손을 잡아도 모자랄 판에 적전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외형적 갈등 원인은 세 가지다. 채상병 특검법과 김 여사 의혹, 의료위기에 대한 해법을 둘러싼 입장차다. 한 대표는 대법원장 추천을 골자로 한 채상병 특검법과 김 여사 의혹에 대한 국민 눈높이 해결,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을 위한 2025년 의대 증원의 의제 포함을 제시했다. 야당의 무리한 특검 공세를 차단하면서 국민 여론을 감안한 나름의 고육책이다.
윤 대통령은 불가 입장이 확고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건 드러난 것일 뿐이다. 속내는 다르다. 윤 대통령으로선 한동훈의 부상이 마냥 달가울 리 없다. 한 대표에 힘이 실리는 순간 자신의 레임덕이 가속화할 수 있다. 극도의 견제심리가 발동했음직하다. 총선 참패의 한 요인이다. 현안에 대한 불협화음은 여기에 기름을 부었다.
권력자의 본능이라지만 그렇더라도 최근의 대응은 과도하다. 일련의 과정을 보면 윤 대통령은 한 대표를 검사 시절 후배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다는 인상을 준다. 그를 법무장관에 임명한 것도, 위기의 여당에 구원투수로 등판하게 한 것도 다름 아닌 윤 대통령이었다. 그렇게 챙겨준 한 대표에 인간적으로 서운할 수 있다.
그럴 수도 있지만 그건 감정의 문제다. 현실은 다르다. 한 대표는 공당의 대표다. 그것도 당원 63%의 압도적 지지를 받은 여당 대표다. 정치 파트너라는 엄연한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한배를 탔다. 운명공동체다. 원팀으로 위기를 극복한다면 두 사람에게 기회가 있겠지만 거꾸로 대립하고 갈라서면 공멸할 수 있다. 윤 대통령이 이를 모를 리 없다. 임기 절반을 넘기면 내리막이다. 레임덕은 시간문제다. 시간은 윤 대통령 편이 아니다.
당장 만나 터놓고 얘기해야 한다. 여권의 1인자와 2인자가 만나는 데 무슨 절차가 필요한가. 친윤도 '대표 흔들기'보다는 윤 대통령을 설득하는 게 옳다. 오해는 풀고 위기를 돌파할 해법을 찾아야 한다. 그게 여권이 사는 길이다.>디지털타임스. 이재창 부국장 겸 정치정책부장
출처 : 디지털타임스. [이재창 칼럼] 위기 맞은 尹, 韓과 협력 외 대안 없다
리얼미터가 지난달 23∼27일 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25.8%로 취임 이후 최저치였습니다.
부정 평가는 70.8%로, 취임 후 처음으로 70%대에 진입했고, 지난달 26∼27일 정당 지지도 조사에선 국민의힘은 29.9%로 처음으로 20%대로 추락했다고 합니다.
리얼미터는 "여당 지도부와 빈손 회동, 친한-친윤 계파 대리전 등 국정 난맥이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공천개입 의혹 등 '김 여사 리스크'까지 겹치며 보수층 등 핵심 지지층이 흔들린 양상"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용산은 김 여사 논란과 의정 갈등이 국정 운영의 중대한 걸림돌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기 싫겠지만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하면 정말 감당할 수 없는 일이 터질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자칫 여권 내부의 자중지란이 8년 전 대통령 탄핵안 가결로 이어진 전철을 밟아선 결코 안 될 것인데, 무슨 방법으로 지금 상황을 타개할 수 있을지 정말 걱정입니다.
'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 > 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게 정치냐 (9) | 2024.10.05 |
---|---|
대한민국, 국민이 불쌍합니다 (12) | 2024.10.04 |
독도 지우기? (4) | 2024.10.02 |
지금은 뭐가 다른가 (1) | 2024.10.01 |
그들이 꿈 꾸는 것은 (4) | 2024.09.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