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0. 27. 08:15ㆍ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
1998년 이후 매년 국회 국정감사를 평가해온 시민단체가 올해 국감을 최악 수준(평점 D-)으로 평가했습니다.
‘국정감사NGO모니터단’은 지난 7일부터 25일까지 3주 동안 진행된 국감에 대해 “감사 기능은 상실됐고, 피감기관을 범죄인 취급한 정쟁 국감이었다”며 “특정 사안을 수사하는 게 목적으로 보였다”고 총평했습니다. 많은 국민이 ‘이재명 방탄’과 ‘김건희 여사’와 ‘하니(뉴진스)’만 기억에 남는다고 할 정도로 한심한 저질 행태투성이였습니다.
국감 일정 막바지인 2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상황은 이런 평가를 증명하고도 남습니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소속 직원이 갑자기 쓰러지면서 국감이 잠시 정회됐는데, 김태규 방송통신위원장 직무대행이 혼잣말로 “아 ××, 사람을 죽이네 죽여”라고 했습니다.
이후 속개된 회의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이를 문제 삼는 도중에 말다툼과 삿대질이 벌어졌는데, 이 과정에서 김우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인마 이 자식아”라고 퍼부었고, 김 대행은 “뭐 하자는 겁니까”라며 맞받았습니다. 모두 부적절한 언동이지만 김 대행은 정회 중 혼잣말이고, 김 의원은 공식회의 석상의 욕설이라는 점에서 차원이 다릅니다.
다른 상임위 국감 역시 야당이 다수 의석을 무기로 김 여사 문제에 집중하는 바람에 1∼2주차 국감에서 630개 피감기관 중 단 한 건의 질의도 받지 않는 것이 209곳(33.2%)에 달한다고 합니다. 일반 증인 채택도 법사위의 경우, 지난해 6건인데 반해 올해에는 85건, 과방위는 지난해 0건이었는데 올해는 216건에 달했습니다.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지난 18일 서울고검 국감에서 소속 상임위 의원 평균 질의시간(15분 15초)보다 5.75배나 긴 1시간 27분 동안 발언했고, 최민희 과방위원장도 5.44배에 달했습니다.
동행명령장도 남발됐습니다. 야당은 지난 22일까지 김 여사를 비롯한 국감 불출석 증인 17명에게 동행명령장을 발부했는데, 21대 국회 4년 임기 동안의 14건보다 많습니다. 김 여사와 이 대표 공방만 보인 국감은 막을 내리지만, 저질·무능 행태는 시정되긴커녕 더 악화할 것 같습니다. 국감 개혁은 물론, 저질 의원 퇴출을 위한 유권자 심판이 절실합니다.(문화일보 사설, 국감 총평)
이런 수준의 국회를 가진 대한민국이 어떻게 선진 나라가 되겠습니까?
<지난주 2024년 노벨 경제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된 다론 아제모을루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교수, 그리고 제임스 로빈슨 시카고대 교수와 올해 초 각각 다른 국제포럼에서 대담을 나누었던 필자의 기억이 새롭다.
2012년 출간된 명저서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의 공저자인 그들은 국가 흥망의 열쇠는 정치·경제 시스템이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승리를 단기간에 일구어낸 한국의 기적은 가장 좋은 예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대외 개방적 산업화와 자유민주화를 순차적으로 이룬 한국의 성공과 공산 전체주의 북한의 처절한 실패가 극명한 대조를 보인다는 사실도 강조했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 경제는 구조적 장기침체 우려에다 국내 대표기업 삼성전자의 위기론까지 제기되는 도전적 상황을 맞고 있다. 24일 발표된 3분기 성장도 한국은행의 예상치 0.5%보다 크게 못 미치는 0.1%를 기록했다. 2분기 마이너스 성장률 쇼크에 이어 비상등이 켜진 셈이다.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들의 논리로 보면 한국의 경제 역동성 추락과 국가경쟁력 약화의 근본 원인은 국내 정치 역주행과 구조개혁 표류에서 찾아야 한다.
위기 예측설로 알려진 ‘민스키 모멘트’는 누적된 부채가 임계점에 달하면 자산 가치 붕괴와 경제 위기로 분출되는 순간을 일컫는데, 종종 정치사회적 악재와 불만이 누적될 때 위기 상황으로 번질 수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최근 국제결제은행(BIS)의 경고도 심상찮다. BIS는 중국이나 한국처럼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신용 비율이 100%를 넘으면 경제성장률이 정점을 찍다 어느 순간 반비례로 돌아서는 역 U자형 곡선을 타게 된다고 발표했다.
세계 최악의 가계부채 증가율은 차치하더라도 ‘국장(국내 주식시장) 탈출은 지능 순’이라는 자조적 유행어는 한국이 민스키 모멘트에 다다르고 있음을 직감하게 한다. 과거 금융위기를 경험한 멕시코나 아르헨티나 등의 경우를 봐도 외국인 자금 이탈보다 더 위험한 징후는 국내 기업과 내국인 투자자의 탈출이다.
국내 증시 대장주 삼성전자의 올해 연중 주가가 -30%로 뒷걸음치는 동안 대만의 대표적 반도체 기업 TSMC는 80% 급상승하며 시가총액으로 삼성전자 시총의 3배 이상 덩치를 키웠다. 5년 전 300조 원 대로 기업가치가 비슷했던 두 기업의 엇갈린 행보는 우리에게 울리는 비상벨과 같다.
증시가 국가 미래와 기업 가치의 척도로 여겨지는 만큼 국내외 투자자들은 현 상태로는 한국 미래와 경제 전망이 어둡다고 보는 것이다. 대만의 일개 기업 TSMC 시총이 1100조원을 넘어선 마당에 국내 코스피 상위 10개 기업 시총의 총합계는 900조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 시총 5000조원을 기록 중인 애플의 뒤를 쫓고 있는 글로벌 인공지능(AI) 혁명의 최강자 엔비디아 창업자 젠슨 황과 그를 비롯한 실리콘밸리 선두 주자에는 대만계가 적지 않다. 젠슨 황이 대학 시절 어려운 집안 환경 때문에 음식점 아르바이트로 학비를 벌 당시, 그의 소망은 오로지 ‘세계 최고의 접시 닦기’가 되는 것이었다고 했다.
헝그리 정신으로 맡은 일에 불타는 열정을 가져야 성공한단 얘기다. 이같은 대만계 약진은 중국의 위협 속에서 기업과 국가의 생존력을 강화하기 위한 절박한 노력과 혁신으로 이뤄낸 결과이고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
지난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 잠재성장률(2.0%)이 올해 처음으로 미국에 추월당했다. 한국 GDP의 16배에 달하는 미국의 잠재성장률 2.1%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예사롭지 않은 수치다. 게다가 한국 잠재성장률은 5년에 평균 1%포인트씩 떨어지고 있다.
미국 등 주요 경쟁국이 기술혁신과 고급인재 육성으로 노동생산성 제고를 통해 성장 잠재력을 키우고 있는 모습과 대조적이다. 앞으로 인구구조 위기로 과감한 구조개혁 없이 2030년대엔 0%대로 추락이 불 보듯 뻔한데 노동·연금·교육 등의 핵심 개혁은 표류 중이고 성장엔진은 급속히 식어가는 중에 대통령을 위시한 정부와 정치권의 위기의식과 절박함은 보이지 않는다.
오랫동안 유럽 경제를 지탱해 온 독일이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이며 비상이 걸렸다. 최근 독일 국영방송(DW)은 중국보다 막강했던 제조업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성장동력을 잃고 있는 독일부터 걱정해야 한다고 했다.
독일 경제 위축의 원인으로 산업 패러다임 변혁기에 선제적 대처에 실패했고 필수 구조개혁은 말만 무성했을 뿐 실행에 옮기지 못한 데다 은퇴 인력 증가에 따른 생산인구 감소와 연금 재정 압박을 견디지 못한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기업경쟁력 촉진을 위한 정부 지원과 핵심 인프라 투자도 실기했다는 자아 비판적 평도 내놓았다. 남의 나라 얘기가 아니다.
극빈국에서 선진국 문턱까지 경이적 성장으로 지난 반세기 동안 세계 신흥국들의 로망이자 금년도 노벨 경제학상의 연구 모델이 되었던 대한민국의 기적이 여기서 멈출 순 없다. 임기의 반환점을 도는 윤 정부는 초심으로 돌아가 신속한 국민 신뢰 회복과 과감한 국정운영 쇄신에 명운을 걸어야 한다. 멀어지는 민심에 국정 동력 추락이 계속되면 국가 미래는 없다.
국내 기업과 국가의 미래 경쟁력, 그리고 생존력 강화를 위해 성급한 낙관론은 접고 더 늦기 전에 대대적 정치 혁신과 강도 높은 개혁으로 반전의 모멘텀을 만들어야 한다.>중앙일보. 전광우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전 금융위원장
출처 : 중앙일보. 오피니언, [선데이 칼럼] 정치 퇴행과 개혁 실종, 멀어진 선진 한국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87190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각을 세우고 세력 자랑을 하고, 여당의원은 무기력하고 야당 대표는 곧 사법 집행이 내려질 것인데 누가 대한민국을 이끌고 나갈 수 있겠습니까?
10월 26일, 박정희 대통령 서거(逝去)일입니다. 나라꼴이 이 지경이니 더욱 그리워할 사람이 많을 것 같습니다.
조국 근대화, 그것은 60, 70년대 얘기이고, 이제 지금은 조국 선진화가 되어야할 것인데 봉황은 떠난 지 오래고, 여기저기 닭대가리들만 판을 치니 그게 걱정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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