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귀에 경 읽기

2024. 10. 28. 05:50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


어느 날
, 붓다께서 아난과 길을 걷고 있었습니다.

길을 가시던 붓다께서 먼 산을 바라보시고,

, 참 심오(深奧)하구나.” 하시자,

 

아난은, “그렇습니다. 부처님 참 심오(深奧)합니다.”

하고 대답을 했습니다.

 

붓다께선. “아난아 내가 말한 심오(深奧)는 네 깊이로는 헤아릴 수 없는 말이다.”

그러자 아난은, “아니옵니다. 소승도 심오(深奧)의 뜻을 압니다.”

 

그러자, 붓다께서는 네가 말하는 심오(深奧)

붓다가 말하는 심오(深奧)는 그 깊이가 다르느니라 하고 다시 길을 걸어갔습니다.

 

아무리 가르쳐 줘도 아상(我相)이 강해 듣지 않습니다.

아무리 바른 길을 말해줘도 자기 생각이 더 옳다고 믿는 가 봅니다.

 

말을 해줘도 고개만 끄덕일 뿐 행동(行動)은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말을 해줘도 마음은 딴 곳에 있는 듯 그렇게 할 마음이 없나 봅니다.

 

더 이상은 의미(意味)가 없습니다.

더 이상은 해 줄 말이 없습니다.

 

모두가 본인이 선택(選擇)하고, 본인이 결정(決定)한 일인 것을 요.

.

이게 쇠귀에 경 읽기입니다.

 

  <6350여 개. 올해 5월부터 북한이 한국에 날려 보낸 풍선 수다.

 

북한이 대남 전단이 담긴 풍선을 한창 보낸 2016년과 2017년 한 해 동안 날린 풍선이 약 1000개씩이다. 5개월 만에 그 수를 6배 이상 넘겼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최근 오물풍선에 더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군에 촉구했다고 한다. 풍선이 터지도록 발열 타이머와 화약을 부착한 탓에 화재 발생이 되풀이되는 게 오 시장의 우려를 키웠다. 북한산이나 남산에 떨어져 대형 산불이라도 나면 어떻게 하나. 인명 피해가 발생하는 참사가 일어날 수도 있다.

 

마땅한 방법이 없어 떨어진 풍선을 빨리 수거하는 게 최선이라는 군의 태도는 무대응에 가깝다. 많은 시민들의 일상이 위험에 노출된 채 시간이 흘러간다. 그러다 큰불이라도 나고 사람이 죽고 난 뒤 단호한 군사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건 파국을 바라는 것처럼 들린다.

 

그러는 사이 북한은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삐라 풍선을 보냈다. 삐라는 윤 대통령이 외국 정상을 맞는 국빈 환영식 행사장에 떨어졌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이 대통령실을 조준했을 것이다. 오물풍선이 올 때마다 군은 안전에 위해되는 물질은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이제 시민의 생명을 위협할 물질로 타깃을 노리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타조 효과다. 타조는 맹수를 만나면 모래에 머리를 파묻는다. 위기가 닥치고 있는데도 문제를 모른 체하고 방치한다.

 

김건희 리스크에 대한 윤 대통령의 대응도 비슷하다. 4월 총선 전부터 김 여사의 디올백 수수 논란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당에서 터져나왔지만 1 박절하지 못했다는 말로 피했다.

 

총선 참패 한 달 뒤 뒤늦게 사과했지만 이후 각종 의혹이 고구마줄기처럼 이어지고 있다. 김 여사가 직접 국민 앞에 사과하고 속시원히 설명해야 한다는 여당 내 요구가 뭍밑에서 대통령실에 전달됐다고 한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결심하지 못했고 지금까지 왔다.

 

한 여권 인사는 대통령의 위기는 외부 폭발(explosion)이 아니라 내파(implosion)에서 왔다. 그래서 더 심각하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이명박 전 대통령 국정 지지율을 곤두박질치게 만든 광우병 파동은 원인이 외부 충격에서 온 ‘explosion’에 가깝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지지율 바닥은 김건희 리스크를 윤 대통령 스스로 오랜 시간 방치한 내부 모순이 만든 ‘implosion’이다. 타조가 모래에 머리를 파묻듯이 말이다.

 

명태균 리스크도 마찬가지다. 김 여사가 명 씨와 어떤 대화를 나눴고 그중 무엇이 문제 될 만한지 정확히 아는 대통령실 참모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 조사해 보자고 윤 대통령에게 얘기할 참모도 없을 것 같다.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의 면담에서 나와 달리 명 씨를 달래고 좋게 선거를 치르려 했다고 말했다는데, 김 여사가 왜 명 씨를 달래려 했는지 설명은 없다. ‘김건희 라인을 정리하라는 한 대표의 인적 쇄신 요구에 윤 대통령은 그 사람들이 무슨 잘못을 했나라는 태도다.

 

윤 대통령을 잘 아는 인사는 윤 대통령은 마지막까지 얻어맞고 나서야 방향을 바꾸는 스타일이라고 했다. 인적 쇄신은 구체적인 잘못이 있을 때뿐 아니라 민심이 요구할 때, 변화가 필요할 때 하는 것이다.

 

타이밍이 중요하다. 지금 방향을 바꿔야 한다. 파국을 원하지 않는다면.>동아일보. 윤완준 정치부장.

 

  출처 : 동아일보. 오피니언 [오늘과 내일], 대통령이 파국을 원하지 않는다면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이 20%로 정부 출범 후 다시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여론조사마다 수치의 차이는 있지만 지지율 추세는 위기신호를 강하게 발신하고 있습니다. 국민 절대 다수가 현재 국정운영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 것입니다. 더 새로울 것도 없지만 지지율 하락은 국정동력을 잃는 심리적 기준으로 작용하는 것인데, 더 하락해 지지율이 20% 아래로 밀린다면 본격적인 레임덕 현상은 불가피하고 민생에도 해를 미칠 것입니다.

 

대통령 부정 평가 이유(한국갤럽)로는 김건희 여사 문제’(15%) 경제·민생·물가(14%) 소통 미흡(12%) ‘전반적으로 잘 못한다’(6%) ’독단적 일방적’(6%) 등이 꼽혔습니다. 국정 전 분야보다 강하게 김 여사의 처신과 의혹에 냉담해하는 여론입니다. NBS 조사를 보면 김 여사의 대외활동 중단 필요성에 70%가 동의했을 정도입니다. 국민의힘 지지자 57%, 대구경북 응답자 61%도 동의한 걸 보면 김 여사 문제에 관한 한 국민 의견은 별반 다르지 않을 겁니다.

 

여론 경고가 한계치에 다가섰음에도 '나 몰라라' 식으로 외면한다면 국민은 남은 기대마저 내려놓을 수밖에 없습니다. 임기 반환점을 앞두고 지금 같은 여론지형이 계속된다면 어떤 국정과제도 힘을 받기 어렵습니다. 국정쇄신과 민심수습책 없이 아무 일 없었던 듯 지나갈 수 없는 국면입니다(한국일보 사설, 조사마다 최저치  지지율, 민심이반 이대로 놔둘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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