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오판과 편견(5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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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는 없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29일 영수회담을 가졌다. 민생 이슈를 고리로 소통과 협치의 첫발을 뗐다. 의대 정원 증원 등 의료개혁 필요성에 공감하고 향후 만남을 이어가기로 했다. 다만 합의는 없었고 주요 현안을 둘러싼 입장 차만 드러났다. 국회 논의 과정에서 여야 대립이 격화할 것으로 우려되는 대목이다. 회담 후 이 대표는 "답답하고 아쉬웠다"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당초 예상한 60분을 훌쩍 넘긴 135분간 만났다. 양측은 사전 의제를 조율하지 않았지만 이 대표가 △총선 민심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에 대한 유감 표명 △채 상병 특검법과 이태원 참사 특별법 수용 등을 A4용지에 미리 적어와 읽는 방식으로 포문을 열면서 그에 맞춰 대..
2024.04.30 -
`정치인 윤석열` 보여줘야
윤석열 대통령이 집권 2년만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 총선 참패로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졌다. 집권 5년 내내 여소야대 국회서 국정운영을 해야 되는 첫 대통령이 됐다. 거대 야당은 사사건건 국정 발목을 잡을 태세다. 국정 동력을 완전히 상실했다. 사실상 심리적 탄핵을 당했다. 그만큼 민심이 철저히 등을 돌렸다. 정권의 실패 공식인 불통과 오만이 부른 참사다. 일방통행식 소통과 수직적 당정관계, 야당과의 대화 단절, 국민 눈높이와 거리가 먼 인사, 고개를 숙이지 않는 뻣뻣한 자세는 오만과 불통 이미지를 키웠다. 단단히 화난 국민은 정권을 심판했다. 윤 대통령 위기의 본질은 정치의 실종이자 정치 리더십의 부재다. 대통령은 행정부 수반인 동시에 국가의 최고 정치 리더다. 정치력을 십분 발휘해야 하는 자리다. ..
2024.04.29 -
술자리 회유?
제가 아는 우리 조직 시스템상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지난주 한 검사를 만난 자리에서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의 ‘검찰청사 내 술자리 회유’ 주장에 대해 물었더니 말도 안 된다고 손사래를 쳤다. 구속된 피의자가 검찰 조사를 받을 때는 교도관이 구치소에서 식사를 싸 오고, 청사 내 구치감에서 별도로 먹는다는 것이다. 주말에 음식을 배달시키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술은 반입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만에 하나 술이 들어오더라도 피의자 호송을 책임져야 하는 교도관이 가만 있지 않는다고 했다. 사실 처음엔 반신반의했다. ‘술 한잔 정도는 있지 않았을까’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연어회가 배달됐다’, ‘흰 종이컵에 소주를 따랐다’ 등 이 전 부지사 측의 주장이 꽤 구체적이었기 때문이다. ‘교도관이 과연 검사 뜻..
2024.04.28 -
민주당의 계륵?
누가 뭐래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낳은 부모는 더불어민주당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2년 대선 공약으로 발표한 이후 17년의 산고를 거쳤다. 요즘 민주당의 공수처 홀대가 불편한 이유다. 공수처가 나름 공들여 온 ‘채 상병 사건’을 특검 대상으로 밀어붙인다. 수사기관 입장에서 중대한 사건을 빼앗기는 것만큼 허탈한 일은 없다. 노무현 공약 이후 17년 만에 관철지금까지는 검찰이 특검에 사건을 내줬다. 검찰을 불신하는 야당이 이를 주도했다. 한 건당 수십억원의 예산이 드는 특검 수사가 늘 성공적인 건 아니다. ‘특검이 성과를 내지 못한 데는 특검에 파견된 검사와 특별검사 사이의 갈등도 큰 몫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박준휘 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관한 연구』). 검찰과 특검은 천적 관계다. 공수처는 ..
2024.04.27 -
백지수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정치가는 민심을 얻고자 한다. ‘민심(民心)이 천심(天心)’이라는데 민심은 뭘까. 혹자는 바람이나 뜬구름과 같다고 한다. 하루아침에 바뀌는 게 민심이다. 4·10 총선에서 특정 후보 지지율이 요동친 것을 보지 않았던가. 손에 잡힐 듯하면서도 잡히지 않는다. 그래서 정치 9단 김종필은 “정치는 허업(虛業·헛수고)”이라고 말했으리라. 그래도 민심은 큰 강물과 같다. 급류가 있고 소용돌이도 치지만 장강을 이뤄 도도히 흐른다. 재주복주(載舟覆舟),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배를 뒤집기도 한다. 민심을 제대로 읽으면 배가 뜨고, 잘못 읽으면 뒤집힌다. 21대 총선에서 범야권에 192석을 내준 국민의힘의 대패는 민심을 못 읽어서다. ‘당심이 민심’이라는 궤변으로는 이길 수 없는 선거였다. 179석으..
2024.04.26 -
거부권 무력화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국회의장 후보들이 ‘강공’ 일색의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관례적으로 추대로 뽑혔던 국회의장이 후보 난립으로 인해 경선을 치르게 되자 당내 최대 계파인 친명(친이재명)계 의원들과 강성 지지층을 의식해 공격적인 공약을 쏟아내는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중립을 지켜야 할 국회의장 자리를 노리는 후보들이 강성 공약을 내놓은 것은 정치를 더욱 극단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국회의장 후보인 조정식 의원은 24일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주요한 민생이나 긴급한 현안들이 있을 때 여야 합의가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정쟁화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제가 국회의장이 되면 긴급 현안에 대해선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쟁점 법안들..
2024.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