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렌디피티(serendipity)/좋은 수필 선(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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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곳에의 그리움 / 전혜린
그것이 헛된 일임을 안다. 그러나 동경과 기대 없이 살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무너져 버린 뒤에도 그리움은 슬픈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나는 새해가 올 때마다 기도 드린다.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게 해달라고……. 어떤 엄청난 일, 무시무시하도록 나를 압도시키는 일, 매혹적인 ..
2015.12.29 -
지란지교(芝蘭之交)를 꿈꾸며 / 유안진
저녁을 먹고 나면 허물없이 찾아가 차 한 잔을 마시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입은 옷을 갈아입지 않고, 김치 냄새가 나도 흉보지 않을 친구가 우리 집 가까이 살았으면 좋겠다. 비 오는 오후나, 눈 내리는 밤에도 고무신을 끌고 찾아 가도 좋을 친구, 밤늦도록 공허..
2015.12.25 -
한 눈 없는 어머니 / 이은상
제 기억으로는 중학교 때 국어책에서 읽은 건데, 어떤 분들은 고등학교 때 책에 나왔다고 얘기하네요,,,, 제가 어려서 봤을 때는 김 군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김 군의 마음도, 필자의 마음도 납득이 가는 느낌입니다. 같은 글도 나이에 따라 다..
2015.12.19 -
별은 빛나건만 / 신경숙
소설가로 이름을 많이 떨친 신경숙 님의 수필입니다. 근래에 와서 표절시비로 조금 빛을 바랬지만 그래도 우리 시대의 한 자리를 충분히 차지할 만한 소설가임에는 틀림이 없을 겁니다. 어려서의 아름다운 추억이 잔잔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이모네 집은 버스가 하루에 한 번 다니는 우..
2015.12.16 -
권리진교소설(權利盡交疎說) / 정 민
제목이 좀 어렵게 느껴지는데 그냥 풀어서 얘기하면, '권력과 이익이 다한 사귐은 멀어짐에 대한 말씀' 정도로 보면 되겠습니다. 저도 처음엔 무슨 말인지 의아했는데 제목과 글 내용을 풀어서 보니 그런 제목입니다. 사람들이 사귐에 있어, 의리와 정이 아니라, 권력을 따르고 이익을 쫓..
2015.12.14 -
12월의 편지 / 이해인
12월이 되니 벌써 크리스마스카드들이 날아옵니다. 해마다 달랑 한 장 남은 달력을 보면 늘 초조했는데 올해는 오히려 느긋하게 웃을 수 있는 나를 봅니다. 이별의 슬픔과 몸이 아픔을 견디어 내며 “아직”살아있는 것에 대한 감동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어느 날 김수환 추기경님이..
2015.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