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12. 31. 18:47ㆍ사,사,사(예전 다음 칼럼에 올렸던 글)
이제 신사년이 저물어 갑니다.
그간 보잘 것 없는 글들을 관심 가지고 읽어 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사실 처음 시작은 그냥 "해보자"고 한 것이었고, 조금 지나서는 "그만두자" 였는데 어떻게 좀 긴 시간을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이 모든 것은 관심을 보여주신 여러분의 덕입니다.
지난 12월 22일에 렌즈를 두 개 구입했습니다.
더 살 것이 없다고 생각한지가 여러 번인데도 불구하고 또 한번 낭비를 한 것입니다.
어떻게 펜탁스클럽에 들어갔다가 유공 추천상품을 봤더니 펜탁스 F 70-200mm f/4.0-5.6 렌즈가 18만원에 나왔더군요. 그래서 전화로 묻기를 그 렌즈 SMC 코팅이냐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하길래 그만한 가격에 SMC코팅이라면 괜찮다 싶어 예약을 하고 다음 날 나갔습니다. 가보니 일본서 만든 것이 아닌, 대만 조립의 겉보기엔 꼭 펜탁스 FA 렌즈와 같은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것은 대만 제품이 아니냐고 했더니 그런것 같다고 얼버무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놔두고 펜탁스 F 80-200렌즈가 여럿 있길래 그 가격을 물었더니 20만원을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차라리 이 렌즈들이 더 나은데 이 렌즈는 SMC 코팅이 아니어서 그냥 나오려다 다시 보니 한쪽에 펜탁스 SMC-F 70-210mm f/4.0-5.6렌즈가 눈에 띄었습니다. 가격을 물었더니 22만원을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조금 싸게 안되겠냐고 하니까 사장님이 그럼 20만원만 내라고 해서 얼른 샀습니다.
이 렌즈는 생산된 지는 꽤 된것이지만 한 1년인가 카탈로그에 나오고는 펜탁스 F 80-200mm f/4.0-5.6으로 교체된 렌즈여서 구하기가 무척 힘든 것 중의 하나로 알려진 것입니다.
구하기 힘든 것을 쉽게 싸게 구해서 기분이 아주 좋았습니다. 아마 펜탁스에서 나온 70-210이나 80-200 자동 초점 렌즈 중에서는 SMC-FA 80-200mm f/2.8 스타 이디 렌즈 다음으로는 이 렌즈가 좋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기쁜 마음으로 바쁘게 가보로 왔더니 여기엔 또 SMC-FA 100-300mm f/4.5-5.6 렌즈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 렌즈는 두번이나 교체되어 나왔는데 뒤에 나온 것들은 초창기 것보다 조잡해 보이고 가격도 떨어져서 싸구려 같은 느낌이 듭니다. 그런데 가보에 있는 것은 초창기에 나온 구형이었습니다. 사실 사고 싶지는 않았는데 가격을 물었더니 25만원이라고 했습니다. 제가 알기론 소비자 권장 가격이 73000엔인데 그 정도의 가격이라면 썩 괜찮고 또 뒤에 나온 신형들보다 구하기도 힘들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침 가보에 내어주고 받을 돈이 25만원이 있길래 그 돈으로 쳐서 집으로 가져 왔습니다. 물론 낭비입니다. 이미 중복된 렌즈도 있구요, 70-210이나 100-300이나 겹치는 렌즈지요.
그렇지만 내가 사지 않으면 일본으로 다시 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애써 자위하면서 가지고 온 것입니다. 제가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지만 지금 서울의 깨끗한 일제 사진기나 렌즈들은 일본으로 다시 건너 갑니다. 다 싼 가격에 넘어가지만 나중에 우리가 다시 사려면 그 가격은 다시 비싸질 것입니다.
사진하면서 이런 낭비를 줄여야된다고 다짐한 것이 여러 번인데 아직도 얘써 변명을 해가며 헤어나질 못하고 있습니다.
새해에는 이런 낭비병을 고쳐 달라고 빌겠습니다.
우리 독자 여러분!
새해에도 늘 건강하시고 뜻하는 모든 일들이 다 이루어지시길 빕니다.
저도 더욱 열심히 노력할 것을 약속드리며 계속 많은 관심 가져주시기를 염치 없이 당부드리며 이만 마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새해에 다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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