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12. 7. 22:24ㆍ사,사,사(예전 다음 칼럼에 올렸던 글)
며칠 전에 제가 뼈 아픈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부끄럽게도 저는 매일 야후 경매에 들어가서 렌즈나 사진기를 훑어보는 좋지 못한 버릇이 있는데 그 잘못된 버릇 때문에 웃지 못할 실수를 한 것입니다.
야후 경매에 나온 렌즈를 잘못 읽고서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겠다고 펜탁스클럽 게시판에 올려 놓았습니다.
제가 관심을 가진 렌즈는 K마운트 RIKENON 75-150mm f/3.5 였습니다. 이 렌즈는 인물 촬영용으로 만든 것인데 예전엔 제조업체마다 다 만들다가 줌 렌즈의 줌비가 큰 렌즈들이 나오면서 부터 사라져 지금은 구형 렌즈 목록에나 있습니다. 전 예전에 펜탁스에서 나온 SMC-M 75-150mm f/4.0을 150,000원에 구입해서 썼는데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이 렌즈를 오래 쓰다가 가까운 제자가 펜탁스 사진기를 사길래 선물로 내주고는 구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얼마 전에 가보 카메라에서 아주 예전에 나온 탐론 70-150mm f/3.5를 3만원에 구입해서 쓰고 있기는 합니다. 그런데 이 렌즈는 나온지가 너무 오래 된 것이라 외형이 아주 조잡스러워 보여 어딜 가나 무슨 렌즈냐고 묻는 사람이 많아 조금 마음에 쓰였습니다.
야후에 나온 리코의 리케논 렌즈를 보니 상당히 성능이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갑자기 구입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격은 73,000원... 좀 고급스런 필터 한장 값이어서 더욱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 렌즈와 함께 눈에 띈 것이 ROKINON 80-200mm f/4.5였는데 그 가격이 89,000이었습니다. 펜탁스 SMC-M 80-200 f/4.5가 최하 150,000원인데 그 절반에 가까운 가격이어서 얼른 게시판에 올린 것입니다. 썩 괜찮은 렌즈가 아주 저렴하게 나왔으니 한번 생각해보라고...
그랬더니 어떤 분이 그 렌즈가 혹 오림프스 마운트가 아니냐고 글을 올렸더군요. 그래서 다시 확인해보니 아뿔사... 리코에서 나온 K마운트의 리케논 렌즈가 아니라 아주 유사한(제가 무식한 탓이지만) 로키논 렌즈였습니다. 그래서 얼른 사과의 말씀을 올렸습니다.
정말 등에서 식은 땀이 났습니다. 괜히 아는 척해서 여러 사람께 헛 수고를 끼쳤다고 생각하니 무척 부끄럽기도 하구요...
다시 한번 확인하는 습관을 가져야겠습니다. 아 그리고 그 75-150mm f/3.5 리케논 렌즈는 제 손에 들어왔습니다. 경매 마감을 13시간 남겨 놓고 입찰에 응했더니 판매자께서 제게 주려고 조기마감을 했습니다. 예전에 제가 한번 낙찰을 받은 적이 있는데 저를 기억하고 있어서 쉽게 받은 것입니다. 혹 이 렌즈가 필요하신 분이 있으면 구한 가격에 내어드릴 수 있습니다...
저는 가격이 저렴한 구형 렌즈가 나오면 가급적 구입하고 싶습니다. 가격은 점점 더 떨어지겠지만 서울서 돌아다니다가 다시 일본으로 가는 것들이 많다는데 아주 싼 가격이 넘어간다고 합니다. 우리는 비싼 가격에 들여와서 별로 쓰지도 않고 있다가 다시 싼 가격에 넘어가니 이것도 큰 일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가격이 많이 떨어진 것들 중 K마운트는 쓸만한 것으로 구해 놓고 싶습니다.
앞으로는 더욱 주의하겠습니다.
'사,사,사(예전 다음 칼럼에 올렸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즐거운 한해 였습니다 (0) | 2001.12.31 |
---|---|
가격의 허실 (0) | 2001.12.15 |
길을 묻는 그대에게 (0) | 2001.12.02 |
파이로트와 몽블랑 (0) | 2001.11.25 |
편견과 오해 (0) | 2001.11.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