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유마을
2002. 3. 17. 21:10ㆍ사,사,사(예전 다음 칼럼에 올렸던 글)
봄이 오면 가장 먼저 피는 꽃이 매화라고 합니다. 아니 다른 꽃들도 일찍 피겠지만 매화를 봄의 전령사라고 하는 것을 보면 매화가 일찍 피는 꽃의 대명사임에는 틀림이 없을 것 같습니다. 매화는 눈 속에서도 피기 때문에 '설중매'라고도 부르는가 봅니다.
그러나 매화는 저 아래녘에 가야 보는 꽃이고 중부 지방에서도 볼 수 있는 봄의 전령사는 산수유꽃이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산수유꽃도 구례 산동이 먼저 피고, 거기가 아주 유명하지만 전국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고 경기도 지역에 아주 많기 때문에 이 꽃은 우리 강산의 명실상부한 봄의 전령사라 생각됩니다.
저는 오늘 경기도 이천시 백사면 도립리에 있는 산수유마을에 다녀 왔습니다.
제가 몇 년 전부터 봄이 오면 꼭 찾아보는 마을이 도립리인데 제가 아는 범위안에서는 이 곳의 산수유꽃이 전국에서 가장 화려합니다. 구례 산동을 능가하고, 양평의 개군마을을 능가하는 이 곳은 아예 산수유마을로 지정이 되어 있습니다.
제가 끄적거린 글에 여기 산수유꽃이 아깝다고, 산수유축제라도 열었으면 좋겠다고 얘기한 적이 있는데 다행스럽게도 작년부터 이 마을이 산수유마을로 지정이 되고 산수유축제도 열립니다.
이미 서울에는 산수유꽃이 활짝 핀 곳이 많아 여기도 다 피었으리라 생각하고 갔더니 그 곳은 산골이라 그런지 아직 꽃이 덜 피었습니다. 마을 주민들 말씀으로는 한 열흘은 더 지나야 만발할 것이라고 합니다만 제 판단으론 다음 주말이면 절정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도시는 자동차 배기가스와 건물에서 내뿜는 열기 때문에 오히려 아래 쪽 산골보다 꽃이 먼저 핍니다. 이것은 심히 우려되는 환경문제인데도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
저는 다음 일요일에 근무가 있어 가지 못할 것 같은데 우리 독자 여러분은 시간을 내서 한번 가보시면 아주 좋을 것입니다.
중부고속도로(제2중부고속도로가 아닌 구 고속도로) 곤지암 인터체인지에서 나가 이천 방면으로 가다보면 '산수유마을'이정표가 나오고 그 표지를 따라 가면 백사면 도립리와, 경사리 등이 산수유꽃으로 만발한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구례 산동은 너무 멀리 있어 큰 맘 먹어야 갈 수 있지만 이천시 백사면은 가까운 곳이니 가족과 함께 다녀오시면 좋을 것입니다.
올 봄은 너무 빨리 오고, 갑자기 기온이 올라가서 많은 꽃들이 순차적으로 피지 않고 동시에 필 것 같습니다. 이것을 인력으로 조절할 수는 없지만 이렇게 되면 차례차례 꽃을 찾아다닐 수가 없어 무척 아쉬운 계절이 될 것입니다.
오는 봄을 맞이하시려면 들로 산으로 나가보십시오. 자연은 어김 없이 계절을 순환시키지만 사람은 그것을 감지하지 못하고 또 한 계절을 보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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