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1. 28. 18:54ㆍ사람과 사진과 사진기/사진기와 렌즈
제가 작년 이맘 때, 친구와 둘이 교묘한 사기를 당했습니다.
도둑을 맞으려면 개도 안 짖는다고, 제가 라이카 R8 사진기를 받고서 기분 좋아 만지고 있는데
초등학교 동창회장을 맡고 있는 친구가 제게 뜬금없는 전화를 해서 대전에 있는 친구가
갑자기 돈이 필요하다고 하니, 동창회기금에서 하루만 빌려주자고 하면서 그 친구가 돈을 떼어 먹을
사람이 아니니, 회장과 총무가 책임을 지자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 친구 휴대폰이 없어서 확인도
못했는데 동문카페에 들어갔더니, 대뜸 제게 대화제의가 들어오면서 미안하다고 하는데 저도 냉정하게
거절하지 못하고 돈을 보냈다가 그날 밤에 사기를 당한 것을 알았습니다.
그렇게 해서 친구하고 둘이 3백만원씩 물어내게 된 것입니다. 올 한 해 동안 그 돈 3백을 갚느라
정말 거지처럼 살았는데 또 가장 친한 친구가 엉뚱하게 걸려들어 3백을 날렸다는 것입니다....
그 친구는 집에다가 얘기할 처지도 안 되어서 제가 알아서 처리했는데 이제 연말이라 저도 총무 임기가
끝날 때가 되어 그것을 메꿔야해서 엉뚱한 돈이 필요하게 된 것입니다.
이런 얘기를 누구에게 하소연할 수도 없는 일이고, 제가 무슨 수를 쓰든 책임을 지려다보니 그래도
제가 쉽게 처분할 수 있는 것이 사진기인데 비싼 것은 더 안 나가는 거라 할 수 없이 펜탁스를 처분할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망설이다가 어제 내어 놓으니 순식간에 다 나가서 한 시름 놓고 있습니다.
다만 67렌즈 두 개를 사겠다는 사람이 아직 연락이 없어서 기다리는 중인데 그 사람까지 사가는 것으로 계산해야 간신히 넘어갑니다. 이런 문제로 여러 분들께 심려 끼쳐 대단히 죄송합니다.
하지만 제가 그렇게라도 갚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속이 상하면서도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다들 너그럽게 이해해주시기 부탁드립니다.
'사람과 사진과 사진기 > 사진기와 렌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늘 정리하다 보니 (0) | 2009.11.30 |
---|---|
펜탁스클럽에 올린 작별 인사 (0) | 2009.11.29 |
언젠가는 결별을 하는 것이 (0) | 2009.11.27 |
대충 정리가 되는 (0) | 2009.11.26 |
취향이겠지만.... (0) | 2009.11.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