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1. 14. 14:29ㆍ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오판과 편견
가는 가을이 아쉬워 아침 밥을 먹고서 바로 경복궁에 나갔습니다.
어제보다 현저하게 기온이 떨어진 탓인지 어제보다는 사람이 많이 적었습니다.
작은 아이들이 니콘 FM2 를 삼각대에 거치한 채 돌아다니고 있길래 신기해서 붙잡고 물었더니,
멀리 완도 앞에 있는 청산도에서 온 중학생이었습니다. 지도 교사의 인솔로 열 명이 같이 왔다고 하는데
다들 FM2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몇 가지 물었더니, 자기 선생님에게 안내를 해주어 조금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약간의 스폰서를 받아 아이들이 슬라이드필름으로 촬영을 한다고 해서 속으로 놀랐습니다.
조금 이야기를 나눈 뒤에 혼자서 돌아다니는데 한 무리의 관람객을 인도하는 아가씨의 해박한 지식과 고운 말에
끌리어 계속 그 팀을 따라다녔습니다. 제가 얼마 전에 문화재청 홈페이지에 글을 올렸는데 궁에서 안내하시는 분들의
얘기가 일관성이 없고, 말이 거칠다고 시정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안내하는 분의 말이 무척 마음에 들어 계속 따라다니다가 일이 다 끝나고 혼자 가길래 실례를 무릅쓰고
가서 물었더니, 고궁길라잡이라고 합니다. 요즘 고궁을 안내하는 사람은 문화재정 소속의 해설사와 자원봉사자인
고궁길라잡이, 그리고 사설기관에서 주선하는 고공체험학습 안내자가 있는가 봅니다.
자원봉사라면 무료봉사로 보이는데 경기도 시흥시에 있는 장현초등학교의 박진서 선생님이셨습니다.
고궁을 내 집 드나들듯하면서 이런저런 불만은 제기한 적이 많지만 자원봉사를 해볼 생각은 한 적이 없는데 부끄럽고
부러웠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지식이 해박한 선생님들이 많이 참여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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