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1. 18. 15:59ㆍ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오판과 편견
어제 품평회에 갔다가 교수님께서 주신 사진집 하나를 가져왔습니다.
대구에 사시는 이대영 님이라는 분이 찍은 "사계" 라는 사진집으로
그 사진을 보면서 많은 것을 생각했습니다.
그동안 좋은 사진기와 렌즈를 갖고자 엄청 많은 노력과 돈을 들였고,
거기서 큰 행복을 얻었던 것도 좋았습니다. 전국에서 사진을 찍기에 좋다는 곳은
어떻게든 가 보려고 애를 썼고 또 다녀오기도 하면서 흐뭇해했습니다.
그런 세월을 20년이 넘게 하면서 늘 '어떤 사진이 좋은 것인가?'에 대해서도
생각을 하면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전시회도 일곱 번이나 했으니
다른 사람들보다는 훨씬 풍족한 사진생활을 했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어제 그 사진집을 보면서 왜 놀랐는가 하면, 거기 사진집에 나온 사진들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것들을 정말 빛을 이용해서 찍은 거였기 때문입니다.
다른 분이 쓴 추천사에도 '빛으로 만든 판화'라는 말을 제목으로 했던데
그런 경지에 오른다는 것이 하루 아침에 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제가 가진 기기나 제 능력이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사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과연 사진이란 무엇인가?' 다시 한 번 생각을 하게 된 것입니다.
제가 가진 렌즈 중에 제일 비싼 것을 팔았는데 그 돈으로 다시 좋은 사진기를 하나 사겠다는
생각을 하다가 어제 생각을 바꿨습니다. 빚이나 갚고 사진기는 있는 것으로도 충분하니
앞으로 더 이상 사진기와 렌즈를 구입하지 말자는 것입니다.
언젠가 삼성이나 펜탁스에서 풀프레임 디카가 나오면 그때 가서 구입을 고려해 볼 수는 있겠지만
다른 것에는 더 이상 돈을 들이지 않을 생각입니다.
그러면서 다시 생각해 보는 것이 '사진을 기계로 찍는 것인가? 기술로 찍는 것인가? 입니다.
'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 > 오판과 편견'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본에 충실해야 하는데,,, (0) | 2010.11.22 |
---|---|
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 (0) | 2010.11.20 |
결국 내어놓을 것을,,,, (0) | 2010.11.17 |
기우(杞愚)이기를 바라면서 (0) | 2010.11.16 |
고궁 길라잡이 (0) | 2010.11.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