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1. 8. 15:46ㆍ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오판과 편견
지금이야 프로복싱이 시들하지만 70년대, 80년대에는 대단했습니다.
세계챔피언전이 있는 날이면, 다방마다 사람이 빼곡하게 들이찼고, 진한 담배 연기 속에서 그 중계를 보느라 우리나라 남자들이 흥분하곤 했습니다. 80년대 후반기에는 가운데 중량급이 더 인기를 얻었지만 그 전에는 당연 헤비급이 최고였습니다.
오늘 간암으로 투병 중이던 조 프레이저가 세상을 떴다는 소식이 들어왔습니다.
'스모그 조', 혹은 '글라스 조'라고 불렸던 프레이저는 세계챔피언이 된 뒤에 4차 방어까지 성공을 했지만 감옥에서 복귀한 무하마드 알리에게 져서 벨트를 내주고 말았습니다. 그 전에 첫 번 게임에서는 프레이저가 알리에게 판정승을 거뒀지만 두 번째 대결에서는 알리가 판정승으로 이겼고 세번째는 프레이저가 기권을 해서 다시 알리가 이겼습니다.
프레이저가 37전 중에 네 번을 패했는데 두 번은 알리에게, 다른 두 번은 그 뒤에 올라온 조지 포먼에게 패한 것으로 단 두 사람에게만 패한 선수였습니다. 저는 프레이저보다 알리를 더 좋아했기 때문에 프레이저에게는 별 관심이 없었지만 그의 턱이 약점이어서 글라스 조, 그리고 연기처럼 피어오르는 힘이 있다고 해서 스모그 조로 불렸던 것은 기억합니다.
알리, 프레이저, 포먼의 전성기가 프로복싱의 전성기였고, 헤비급의 전성기였습니다.
뒤에 타이슨이 등장하면서 헤비급이 쇠퇴하게 된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가장 강력한 챔피언이 등장하여 적수가 없다는 말이 나오면서부터 서서히 몰락하게 되었고, 그 뒤로는 헤비급이 웰터급이나 라이트급의 인기에 밀려 수모를 당하게 되면서 프로복싱의 인기도 시들해진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 > 오판과 편견'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계절이 바뀌었는데 (0) | 2011.11.10 |
---|---|
2011년 11월8일 요즘 이야기 (0) | 2011.11.08 |
2011년 11월7일 요즘 이야기 (0) | 2011.11.07 |
다 욕심 때문인데 (0) | 2011.11.07 |
2011년 11월6일 요즘 이야기 (0) | 2011.11.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