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놈의 술,,,,

2012. 2. 19. 17:16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오판과 편견

 

   애들 담임을 한 지가 3년이나 되었는데 그때가 1학년 담임이었습니다.

작년에 졸업을 하고서 재수를 한 녀셕들이 여럿 있어서 어제 여섯 명을 불러서 만났습니다.한 아이가 그런 주선을 잘 하길래 시험 끝나고 한가한 아이들 얼굴 한 번 보자고 얘기했더니 어제 만나자는 연락이 와서 만난 것입니다.

 

처음 시작할 때에, 술은 천천히 마시고 사람에 따라 늦게 취기가 올라올 수도 있으니 자기 몸 상태를 확인하면서 마시라고 누누히 일렀습니다. 재수할 적에 마셔 본 아이들도 있기는 하겠지만 자기 주량이 얼마인지 아는 것도 몇 번 마셔봐야 되는 거고, 또 취하도록 마실 일은 아니기 때문에 막걸리로 천천히 권하면서 마셨습니다.

 

나는 멀쩡한데 아이들이 조금 취하는 것 같길래 자리를 정리하고 일어났습니다. 술을 자주 안 마셔 본 아이들이라 그런지 세 녀석이나 흔들리기에 멀쩡한 아이에게 다 잘 데려다 주라고 하고서 집에 와 일찍 정리했습니다. 그런데 웬 여자가 전화를 해서 무슨 소리인가 했더니 같이 마신 아이의 누나라고 하면서 애에게 못 마시는 술을 먹였다고 앙칼진 목소리로 항의를 해서 조금 놀랐습니다.

 

아마 집에 가서 다 뱉어버린 것 같은데 그런 일로 누나가 전화했다는 것이 솔직히 어이가 없었지만

제가 사준 것이니 길게 얘기해야 서로 피곤할 것 같아서 미안하다고 얘기하고 끊었습니다. 그 부모가 전화를 했다고 해도 기분이 별로 안 좋을 것 같은데 누나가 항의전화를 했으니 조금은 황당했습니다.

 

 저 같으면 아이 술 사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먼저 할 것 같은데 세상은 제 마음과 같지 않은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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