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5. 14. 17:52ㆍ사람과 사진과 사진기/사진기와 렌즈
대포처럼 구경이 커서 대포렌즈로 불리는 것들이 있습니다.
니콘이나 캐논에서는 400/2.8 렌즈가 진작부터 있었지만 펜탁스에서는 그 렌즈가 주문 생산이 되었습니다. 나중에 자동초점으로 나오면서는 주문이 아니고 발매한 것이지만 수동인 SMC-A 렌즈인 400/2.8은 주문제작이라고 들었습니다.
어제 갑자기 태일 님이 중국에서 연락을 해왔는데 펜탁스 SMC-A 400/2.8 렌즈가 SLR클럽의 펜탁스포럼에 나왔다고 확인해달라고 해서 보았더니, 예전에 서울포토클럽 회원이었던 고(故) 홍완우 님의 유품이었습니다.
홍완우 님은 '홍새'라고 불리던 분으로 한국조류보호협회의 초창기 열혈 회원이었는데 갑자기 병환으로 세상을 떠난 분입니다. 그분이 펜탁스메니아여서 많은 렌즈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병환 중에 다 넘긴 줄로 알고 있었더니 창고에 넣어 둔 채로 있었다고 하네요. 주변에 렌즈를 잘 아는 분이 있었다면 어떻게 처분할 수 있도록 길을 놓아줬을 것을, 좀 아쉽습니다.
벌써 10여 년의 세월이 갔는데 성능이 뛰어난 렌즈 하나, 아마 제 생각으로는 대한민국에서 많아야 세 개도 안 될 그런 대포 렌즈가 잠을 자고 있었더니 안타깝습니다.
저는 그 렌즈의 무게를 알기 때문에 아주 저렴하게 주어도 사양하겠지만 태일 님이 마음에 들어하길래 지금 알아보는 중입니다. 펜탁스를 쓰는 분들이 많지 않은데다가 저도 펜탁스를 완전히 보냈기 때문에 그 시세를 가늠하기가 쉽지 않지만 좋은 렌즈들이 오랜시간 창고 속에서 방치되었다다고 하니 세월이 무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