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0. 5. 16:23ㆍ세렌디피티(serendipity)/올드스쿨입니다
어제 프로야구 2012년 시즌 한화의 마지막 경기가 끝이 났습니다.
이미 꼴찌로 확정된 한화였지만 류현진이가 마지막 등판을 하는 경기였고, 류현진의 7년 연속 두자리 승수가 기대되는 게임이라 다른 일 다 제쳐두고 중계방송을 보았습니다.
1회말에 최진행의 홈런으로 1점을 앞서가다가 7회초에 강정호에게 솔로 홈런을 맞아 1 : 1이 되었고 이를 뒤집지 못해 10회초까지 류현진이 129개의 공을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왔습니다. 패전투수가 안 된 것은 다행이지만 최선을 다해 던지고 내려와서 인터뷰를 할 때에 눈가에 이슬이 맺히는 것을 보니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올 해 다승부분 1위에 오른 장원삼이와 류현진이를 비교해 보면 장원삼의 17승보다 류현진의 9승이 더 대대한 것이라고 얘기를 합니다. 그런 비교는 얘기가 되지 않습니다. 물론 류현진이 장원삼만큼 타격의 지원을 받았다면 좋았겠지요. 그러나 삼성과 한화가 다른 팀이고, 누가 뭐라해도 점수를 준 것은 투수의 책임입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은 한화의 수비 실수로 류현진이 주지 않을 점수를 더 많에 주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수비실수가 없었다면 적어도 3승 정도는 더 거두었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그렇지만 그것도 류현진이가 한화에 있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한화는 오래 기대를 크게 가졌지만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대전구장의 보수공사로 한 달 동안 청주구장에 가서 경기를 하느라 감독, 코치진과 선수들이 힘이 들었고, 벌써 몇 년 째 기대했던 외국인선수들이 부진하여 1승도 올려주지 못했습니다. 거기다가 올 해로 계약이 만료되는 한대화감독이 자신의 거취문제에 신경을 쓰느라 선수기용에 대범하지 못했던 것도 문제였습니다.
그러나 이제 다 끝났습니다.
박찬호의 잔류문제와 류현진의 외국진출문제로 뒤숭숭한데 한화를 아끼는 제 입장에서는 두 선수가 원하는 대로 해주는 것이 최상의 방책이라고 봅니다. 박찬호가 은퇴를 원하면 은퇴시키고, 류현진이 외국진출을 원하면 보내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합니다.
그 두 선수가 빠지면 내년에 또 꼴찌를 할 거라고 하는데 있어도 꼴찌, 없어도 꼴찌라면 보내는 것이 낫습니다. 새로 오는 감독의 의견에 따르겠다는 궁색한 얘기를 구단에서 하고 있지만 어느 감독이 온들 두 선수를 내보내려 하겠습니까? 당장 와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이 감독의 입장인데 가장 확실한 류현진을 어떻게 내보내고, 팀에 보탬이 될 것이 확실한 박찬호를 은퇴시키려 하겠습니까?
그런 것이 이기심입니다. 좋은 선수 가지고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실력이 떨어지는 선수를 키워 재목을 만드는 것은 어려운 일이고 그게 감독이 할 일입니다. 물론 말로야 쉽지만 그게 쉬운 일은 아니지요. 그게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좋은 감독을 찾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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