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0. 31. 08:23ㆍ세렌디피티(serendipity)/올드스쿨입니다
제가 이름 앞에 붙이는 호를 스스로 "마루"라고 짓고 20년 가까이 써 왔습니다.
요즘 세상에 호를 쓰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지만 성인의 이름을 부르기가 마땅치 않기 때문에 예전에는 호를 붙여서 이름 대신에 호를 불렀습니다. 세상이 바뀌면서 그 사람이 맡고 있는 직책에 따라 부장님, 사장님으로 호칭이 변경되기는 하지만 그래도 오래 사용하기는 호가 좋을 것 같아서 저도 하나 만들어서 써왔습니다.
"마루"는 우리말로 꼭대기, 혹은 평평한 곳인데 제가 마루라는 호를 쓰니까, 그 꼭대기라는 뜻이 건방지다고 말씀을 주신 분이 있어서 조금 낯이 뜨거웠고, 그래서 바꾸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가 해를 넘기기 전에 바꿀 생각을 했습니다.
많은 인터넷사이트에 마루 혹은 k2maru로 등록이 되어 있어 다 바꾸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우선 다음사이트만이라도 바꾸어 놓으려고 합니다.
새로 지은 호는 "시우(時雨)"입니다.
중국 소설인 수호지에 나오는 호걸 '급시우 송강' 에서 '급'자를 뺀 것이 '시우'입니다.
제가 송강을 무척 좋아하는데 '급시우'라는 호는 '급할 때에 오는 비'의 의미입니다. 즉 가뭄에 단비처럼 모든 사람들이 바랄 때에 내리는 비가 되는데 '시우'도 그런 의미입니다. 우리말로 바꾸면 '단비'가 되고, 한자어로는 '적우(適雨), '감우(甘雨) 등의 비슷한 말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삶을 살았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서 "시우"로 바꾸고 이제 '마루/이영주''에서 '시우/이영주'로 쓸 것이니 기억해주시기 바랍니다. 'k2maru'는 'r9siu'로 변경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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