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박사

 

 

 

사진기 점포가 밀집되어 있던 곳이 서울 예지동과 종로 3가, 남대문로, 충무로였는데 이제는 예지동과 종로 3가는 다 문을 닫은 것 같습니다. 종로시절부터 잘 알고 지낸 사진기 수리 전문가가 최 박사 님입니다. 성함을 밝히기가 좀 그래서 그냥 '최 박사'로 통하는데 예전 기계식 필름사진기부터 자동초점 사진기와 디지털사진기까지 못 고치는 기종이 없습니다.

 

 

 

적어도 최 박사가 고칠 수 없다고 하는 고장은 어디서도 고칠 수가 없다고 보면 마음 편하고, 고칠 수가 있다고 얘기하면 다른 전문점에서 손을 쓰지 못하는 것도 믿고 맡길 수 있습니다. 저는 오래 전부터 제 사진기 손을 볼 일은 다 최박사에게 문의해서 하기 때문에 다른 사진인들보다는 잘 아는 사이입니다.

 

 

 

최 박사 님은 요즘 을지로 3가역 11번 출구 앞의 5층에 수리실을 마련하여 일을 하는데 제가 어제 67사진기 렌즈의 초점링이 헛돌아서 잠깐 다녀왔습니다. 거기 갔더니 종로 3가에서 이리저리 옮겨 다니던 신흥사가 수리실에 들어와 같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

 

 

 

30년을 넘게 장사를 하다가 문을 닫을 지경이 되서 그만두려고 했는데 최 박사가 자리가 좁더라도 와서 해보라고 했다고 합니다. 5층이라 세도 그리 비싼 편은 아니고해서 신흥사는 전기세만 낸다고 하던데 그렇게 라도 살아남은 모습을 보니 반가웠습니다.

 

 

 

디지털사진기가 보편화되면서 예전 필름사진기 팔던 곳들은 하나, 둘씩 사라져 갑니다. 이젠 사진기 수리도 그들이 지정한 서비스센터에 가서 한다고 하는데 예전 사진기 고장이 나서 수리하실 분들은 을지로 3가역에 있는 최 박사 수리실로 가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