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남기고 떠난 사랑
2014. 11. 2. 16:56ㆍ사람과 사진과 사진기/사진은 관심이고, 만남이며, 사랑입니다
이제 시월의 마지막 밤도 지났고 차가운 느낌의 11월입니다.
단풍이 어느 새 서울 아래까지 왔는데도 그냥 모르고 지나칠 번 했습니다.
지난 금요일에 사진반 아이들 데리고 경복궁에 가자고 했더니 다들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면서 다음 주에 가자고 아우성입니다.
아마 다음 주에 가면 또 그 다음에 가자고 얘기할 게 뻔합니다.
무슨 일이든 오늘 하지 않고 미루면 그 일은 이미 지난 일이 된다는 걸 잘 알면서도 우리는 늘 내일로 미루는 게 일상이기 쉽습니다.
오늘도 바람이 불고 날이 흐리다고 집에서 그냥 보낼까 했는데 오늘이 지나면 올 가을의 단풍을 보지 못할 거 같아서 잠깐 창경궁에 다녀왔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창경궁을 찾아도 제가 아는 얼굴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누구나 다 바쁘고 할 일이 많다는 걸 저도 잘 압니다.
그렇게 바쁘다가 어느 날, 까맣게 가버린 시간을 보고 아쉬워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가을은 그렇게 사랑을 남기고 저만치 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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