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2. 7. 16:16ㆍ사람과 사진과 사진기/사진은 관심이고, 만남이며, 사랑입니다
오늘 북한산에 올랐습니다.
북한산성길을 지난 봄과 여름에 다녀 왔는데 가보지 못한 봉우리가 염초봉과 원효봉이 남아 있었습니다. 그 중 염초봉은 산이 험악해서 통제를 해 일반인 못 올라간다고 해서 남은 한 봉인 원효봉을 올랐습니다.
저는 세 번째 가면서도 원효봉과 의상봉을 계속 혼동하고 있었습니다. 가까운 제자가 원효봉을 오르는 길이 북한산군에서 가장 힘든 코스라고 얘기하길래 내가 올라봤는데 그렇지 않더라고 얘기했는데 그건 제가 잘못 알고서 한 말이었습니다.
제가 갔던 곳은 의상봉이고 원효봉은 오늘 가서야 알았습니다. 저는 산을 잘 아는 후배님과 같이 가서 어려운 코스를 타지 않고 평이한 곳으로 올랐다가 내려올 때만 그 힘들다는 코스를 탔는데 다들 힘들어서 야단들이었습니다. 원효암에서 원효봉에 이르는 400m 구간은 험한 곳으로 위험하다는 폿말이 앙쪽에 붙어 있었는데 아마 제 제자도 여기서 헤맨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했습니다.
백운대 정상에도 고양이가 있고 북한산 등산로에 버려진 개가 야생으로 돌아다닌다는 말은 많이 들었는데 원효봉 정상에도 고양이가 네 마리나 있었습니다. 원효봉에는 고양이나 개에게 먹을 것을 주지 말라는 표지판이 없었지만 산에 가서 짐승들에게 먹을 걸 주지 말라는 건 상식입니다.
대체 어디서 무엇을 먹고 지내는지 제법 통통한 고양이들인데 음식을 먹으니까 바로 발 아래까지 와서 애처로운 눈으로 쳐다보고 있는데 그냥 모른 체 하기는 참 어려웠습니다. 먹다가 어묵 작은 걸로 하나씩 줬더니 더 바라지 않고 그것만 먹고서 다시 가버렸는데 그래도 염치는 있는 거 같아서 다행이었습니다.
짐승들에게 먹을 걸 주지 말라는 건 규정인데 사실 이걸 어기면 안 됩니다. 불쌍하고 아니고를 떠나서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굶주리는 짐승에게 먹을 걸 주는 건 정입니다. 이 둘을 조화시킬 수는 없겠지만 저는 늘 먹이를 주면 안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인데 추위에 떨고 있는 고양이를 보고 그냥 모른 체 하기는 어려웠습니다.
'사람과 사진과 사진기 > 사진은 관심이고, 만남이며, 사랑입니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치지 않고서야,,,, (0) | 2015.03.22 |
---|---|
안면도(安眠島) (0) | 2015.01.05 |
유나의 거리 (0) | 2014.11.09 |
입동의 파리공원 (0) | 2014.11.07 |
가을을 남기고 떠난 사랑 (0) | 2014.11.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