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매

2015. 10. 11. 21:05사람과 사진과 사진기/사진은 관심이고, 만남이며, 사랑입니다

 

 

 

 

     




   어제 비가 내리는 가운데 서울을 떠나 순천만에 갔더니 시간이 너무 늦어서 사진을 찍을 수가 없어씁니다. 열두 시 40분에 출발을 했는데 적어도 열한 시 정도에는 출발이 되어야 하고 거기에 네 시 정도에 도착을 해야 사진을 찍을 시간이 될 거 같습니다.


 입장료가 7000원이나 해서 놀랐습니다.

하루 1만 명만 예약으로 받는다고 하는데 지자체마다 다 입장료 수입을 올리는 일에 열을 내는 거 같아서 입맛이 썼습니다.


 밤에 벌교에서 꼬막 정식을 먹고, 장흥으로 이동하여 천관산 아래에서 잠을 잤는데 여러 사정으로 천관산에는 오르지 못하고 올라오면서 화순군 도암면에 있는 운주사에 들렀다가 왔습니다.

 

 여기도 입장료가 3000원이나 해서 입이 벌어졌지만 한 바퀴 돌고 나니 마음이 편안해져서 입장료 비싸다는 말은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가을이라 열매들이 예뼈서 몇 컷 올립니다. 

 

























세상의 열매들은 왜 모두

둥글어야 하는가.

가시나무도 향기로운 그의 탱자만은 둥글다.


땅으로 땅으로 파고드는 뿌리는

날카롭지만

하늘로 하늘로 뻗어가는 가지는

뾰족하지만

스스로 익어 떨어질 줄 아는 열매는

모가 나지 않는다.


덥썩

한 입에 물어 깨무는

탐스런 한 알의 능금

먹는 자의 이빨은 예리하지만

먹히는 능금은 부드럽다.


그대는 아는가.

모든 생성하는 존재는 둥글다는 것을

스스로 먹힐 줄 아는 열매는

모가 나지 않는다는 것을.



                                  -오세영, 열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