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2. 10. 08:19ㆍ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오판과 편견
와인,,, 여자들이 좋아하는 술이라고 하는데 이거 정확히 우리말로 표현하면 포도주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감이나 사과, 오디 등으로도 와인을 만든다고 하지만 세계적으로 유명한 와인은 모두 포도로 만든 포도주입니다.
솔직히 저는 와인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먼저 시금털털하고 떫은 맛이 싫고 무슨 맛인지 복잡하다는 생각입니다. 입맛이 고귀한 사람들은 그런 맛을 즐긴다고 하던데 저는 맛은 단순해야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소주나 고량주를 더 좋아합니다.
좋아하지 않는다해도 요즘 격식을 차리는 자리에는 와인이 꼭 나오고, 어디 가서 와인을 좀 아는 체(?)해야 품위가 선다고 하던데 저는 그런 품위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 할 말이 없습니다. 가끔 제 자리가 아닌 남들이 모인 자리에서 와인에 대해 많이 아는 것처럼 말씀하시는 분들을 종종 보는데 사실 이 와인을 안다는 것은 무척 어렵다고 합니다.
< 와인은 왜 이렇게 어려운 것일까. 우선 포도 품종이 너무 다양하다. 대표적인 레드품종만 따져봐도 국제품종인 카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카베르네 프랑, 피노누아와 이탈리아 대표 품종 산지오베제, 네비올로, 호주의 쉬라즈(프랑스에서는 시라), 아르헨티나의 말벡, 스페인의 템프라니요, 가르나차(그르나슈) 등 알아야 할 품종이 너무나 많다. 이탈리아, 그리스의 경우는 듣도 보도 못한 생소한 자생 품종이 300개를 넘는다.
화이트 품종도 샤르도네, 리슬링, 소비뇽 블랑, 세미용, 피노 그리지오, 게부르츠트라미너, 슈냉 블랑, 비오니에, 무스캇, 피노블랑 등등 끝이없다. 와인을 마시다 보면 포도품종이 가장 큰 선택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사실 품종을 알지 못하면 와인을 선택하기 매우 어렵다.
이게 다가 아니다. 같은 품종이라도 나라에 따라 맛과 스타일이 천차만별이다. 같은 나라에서도 어느 지역이냐에 따라 맛이 다르고 심지어 같은 지역이라도 생산자에 따라 다 스타일이 다르다. 같은 생산자가 만드는 같은 와인이라도 빈티지에 따라 달라진다. 사실 이 조합을 다 따져보면 무한대에 가까운 와인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 보니 웬만큼 와인을 마셔보지 않고서야 와인 고르기란 여전히 큰 숙제다.
한 가지 방법이 있다. 세계적인 와인경진대회에서 수상 경력이 있는 와인중 자기가 좋아하는 품종을 위주로 고르는 것이다. 전세계 와인 전문가들이 참여해 엄격한 테이스팅과 심사를 통해 점수를 매긴 이 와인들은 이미 검증된 와인이라 소비자들이 믿고 마실수 있다. 특히 가장 높은 점수와 가장 낮은 점수는 배제하기 때문에 특정 심사위원의 개인적인 호불호에 영향받지 않고 비교적 공정한 점수가 매겨진다.
전세계적으로 이름있는 와인 경진대회는 콩쿠르 몽디알 드 브뤼셀(Concours Mondial De Bruselles·CMB), 비날리 국제전(Vinalies Internationals), 영국의 디캔터 와인 어워드(Decanter Wine Awards), 인터내셔널 와인 앤 스피릿 컴피티션(International Wine and Spirits Competition, IWSC), 독일의 문두스 비니(Mundus Vini) 등이다. 이 경진대회에서 상을 받은 와인들은 그 품질이 인정된 만큼 소비자들은 이 와인들을 선택할 경우 실패할 확률이 매우 적다.>'세계일보 최현태 기자의 와인홀릭'에서
문제는 저런 경진대회 이름을 알기도 어렵고 그런 대회에서 언제 수상한 와인인지도 알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한 병에 5000원에서부터 수백만 원을 훌쩍 넘는 와인들이 널려 있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체로 비싼 와인이 좋은 줄로 알고 있을 겁니다.
혹은 경진대회에서 우승한 술이라고 해서 그게 자기 입맛에 맞는 술이라고 장담할 수도 없을 겁니다. 그러니까 자기 입맛에 맞는 와인보다는 남들이 좋다고 얘기하는 와인을 더 선호하게 된다는 얘기가 되는 것 같은데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와인 한 잔 마시기 위해서 많은 시간을 허비해서 고르고 비싼 돈을 주고 샀는데 마셔보니 시금털털한 맛이었다면 너무 아까울 것 같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좋은 술은 자기 입맛에 맞는 술입니다.
그런 면에서는 소주나 고량주 같은 게 제게는 가장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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