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와 제갈량

2017. 4. 11. 08:57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오판과 편견

 

 

    삼국지, 그러니까 '소설 삼국지'에서 오나라의 주유와 촉한의 공명이 함께 조조의 대군을 이겨낸 전쟁이 '적벽대전'입니다. 그 적벽대전에서 주역은 당연히 공명이지만 주유도 그에 몯지 않은 역할을 해서 이긴 겁니다.

 

 주유는 공명심이 강했고 승부근성이 강했으며 라이벌 의식도 집요한 바 있었다고 하는데 이게 다 소설이 나온 이야기라 픽션일 뿐입니다.  어쨌거나 주유는 그 전쟁이 마무리 될 때에 자기보다 우월한 공명을  그냥 보고 지나칠 인물이 아니었고 그래서 공명을 죽이려고 하다가 실패합니다.

 

 그는 홧병으로 쓰러져 죽음에 임박해서도 “왜 하늘은 주유를 낳았고 또 제갈량을 낳았는가?” 라고 통탄했다는 이야기를 사람들이 만들어 냈습니다. 역사에서 볼 수 있는 라이벌 간의 싸움인데 승패가 분명히 갈린 거지요.

 

 오늘 스포츠 뉴스에 일본의 피겨 스케이팅 선수인 '아사다 마오'가 은퇴한다는 소식이 나왔습니다.

아사다 마오(27)에게 동갑내기 김연아(27)는 평생의 경쟁 상대이자 도전의 대상이었다는 것을 한국과 일본의 국민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

마오는 주니어 시절 김연아와 엇비슷한 기량을 겨루다 성인 무대에서 김연아의 벽에 번번이 무너지자 트리플 악셀에 더욱 매달렸지만 그의 도전은 그 트리플 악셀에서 번번이 발목이 잡혔습니다. 그럴수록 더 매진했지만 결과는 늘 김연아에게 뒤지고 말았습니다.

 

 마오는 시니어 무대에 뛰어든 2006년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쇼트프로그램 1위를 차지했지만, 프리스케이팅에서 트리플 악셀을 시도하다 엉덩방아를 찧으면서 우승 트로피를 김연아에게 내줬습니다.

 

그 뒤로 김연아가 각종 트리플 점프를 완벽하게 소화하기 시작한 2008년부터는 라이벌 구도는 점점 흐려졌다고 봐도 좋을 겁니다. 마오는 2009년 4대륙 선수권 대회와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연달아 김연아에게 패하면서 고개를 숙였습니다.

 

일본 국민들의 간절한 소망을 한 몸에 받은 마오였지만 두 선수의 차이는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기점으로 더욱 커졌습니다. 마오는 밴쿠버 올림픽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서 여자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총 세 차례의 트리플 악셀을 뛰며 개인 신기록인 205.50점을 받았지만, 김연아가 세계 기록인 228.56점으로 우승하는 바람에 은메달 획득에 그지고 말았습니다.

 

그는 대회가 끝난 뒤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은 전부 했는데 아쉽다"라며 눈물을 펑펑 쏟기도 했지만 일본 언론들은 마오가 김연아에게 뒤진 이유를 맨탈에서 찾기도 했습니다. 마오의 두부같은 맨탈이 김연아의 강철같은 맨탈을 넘어서지 못해서 늘 피배하는 것이라고 꼬집은 것입니다.

 

 

마오는 김연아를 넘기 위해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여 밴쿠버 올림픽 이후 트리플-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를 시도했고, 러츠와 살코 등 뛰지 않았던 기술도 추가했습니다. 김연아를 넘기 위해선 다양한 고난도 점프를 추가해 기본점을 끌어올리는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아사다 마오는 끝내 김연아를 넘지 못했고 김연아가 떠난 은반에 남아 못 이룬 '올림픽 금메달'의 꿈을 이어갔습니다. 마오는 소치 올림픽이 끝난 뒤 그해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1위에 오르며 재기를 노렸고 이후 1년 넘게 휴식을 취하다 2015년에 복귀했고,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향해 다시 뛰었습니다.

 

그러나 전성기가 지난 아사다 마오의 기량은 눈에 띄게 떨어져서 세계대회에 출전을 해도 예전 같은 기량을 보여주지 못하고 '한물 갔다'는 비난만 들어야 했습니다. 그런 과정 속에서 마오는 4개월 만에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마오는 11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일본피겨선수권대회를 마친 뒤 나를 지탱해준 목표와 기력이 사라졌다. 피겨스케이팅 인생에 후회는 없다"라고 밝혔다고 합니다.

 

 한 때 세계 피겨스케이팅 선수로 찬란한 꽃을 피울 줄 알았었지만 평생의 라이벌의 그늘에 가려 끝내 2인자의 자리를 벗어나지 못한 한 훌륭한 선수에게, 비록 마오가 일본사람이지만, 그만큼 했으면 잘 한 것이고 훌륭한 선수였다고 위로하고 싶습니다.

 

 라이벌이 있었기에 더 발전할 수 있었고, 그래서 한국의 피겨스케이팅을 멏 단계 발전시켜 놓은 김연아 선수가 우리 한국인이기에 이런 위로의 말을 할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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