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9. 1. 18:21ㆍ시우의 여행기
17, 08. 08. 화,
리장 고성이나 중국의 다른 고성들이 우리나라 민속촌과 다른 점이 있다면, 거기서 사람들이 직접 살림을 하면서 살고 있다는 것일 겁니다. 우리나라의 용인 민속촉은 사실 보여주기 위한 곳이고 생활터전이라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우리나라의 낙안 민속촌이나 제주 성읍마을은 사람이 살고 있기는 하지만 중국의 고성처럼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 거주하진 않을 겁니다.
그리고 중국의 고성 안에는 숙박시설이 꽤 많습니다.
반점과 주점, 객잔이 다 숙박시설인데 우리나라에 들으면 '북경반점' 혹은 '리장 반점'이 무슨 중국 음식점 이름 같지만 특급 호텔들입니다. 객잔이 그나마 제일 작은 규모 같던데 작다고 해도 수십 명을 수용한 숙박시설입니다.
성 안에 사는 주민들은 하루에 여러 차례에 있는 공연에 참여하는 부담을 지우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고유의 복장을 갖춘 남녀 어른들이 나와서 30분 정도 공연을 하는데 여기에는 다른 사람들의 참여를 권장합니다. 잘하지 못해도 손과 발이 따로 놀아도 함께 하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저는 그런 데는 잘 참여하지 못하는 못난이라 남들 흥이 난 모습을 사진으로 찍는 것이 할 일입니다. 다만 이날 공연은 비가 와서 일찍 끝이 났고 저는 성안이 다 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성 뒤에 있는 산에 올랐습니다.
운남은 8월이 우기(雨期)라고 하는데 이번엔 정말 비가 많이 왔습니다.
거의 날마다 비가 오다 말다를 반복했는데 그렇다고 크게 많이 오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이날 리장에는 꽤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비가 내리기 시작했을 때에 리장 고성의 전체를 보려고 리장의 뒷산인 사자산 정상 부근까지 갔는데 유감스럽게도 성 내를 가장 잘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은 고성 유지비를 낸 표가 있어야 된다고 해서 못 들어가고 그 주변에서 아래를 보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성 전체가 잘 보일 줄로 생각했으나 지붕만 보이고 영 시원찮았습니다.
거기다가 비가 제법 많이 내려서 서둘러 내려 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여기는 바닥에 깔린 돌들이 전부 대리석인데 이게 상당히 미끄러워 발걸음을 옮기는 것이 여간 힘드는 게 아니었습니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늘 조심하고 또 조심했습니다.
비가 계속 내려서 골목을 돌아다니는 것도 어렵고, 또 우리나라 처럼 카페가 흔한 곳이 아니어서 저는 김 실장님과 함께 그냥 숙소로 돌아와서 씻고 쉬다가 저녁 먹을 시간에 나갔습니다. 위의 사진에서 보는 수레 바퀴가 리장 고성의 상징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저는 거기서 뜻밖의 한글을 보았습니다.
엄마도 아닌 "아빠 보고 싶다"는 한글 글씨를 보고는 이것을 달고 간 주인공이 누구일까 ?
많은 생각을 했는데 이걸 달아놓고 간 사람은 우리보다 며칠 앞서 리장 고성을 다녀간 걸로 추정되었습니다.
저도 갑자기 식구들이 보고 싶어졌습니다.
그렇게 리장의 밤은 깊어갔고 우리는 내일 옥룡설상에 올라갈 준비를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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