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9. 3. 20:41ㆍ시우의 여행기
17. 08. 09.수, 비 오고 개고 또 오고 흐림
리장에서 유명한 명소 중에 가장 유명한 곳이 리장 고성이라고 얘기하겠지만 그만큼이나 유명한 곳이 바로 옥룡설산이다.
<옥룡설산은 : 중국 서부의 가장 남단에 위치한 고산으로 해발 5,596m, 길이 35㎞, 너비 12㎞이다. 13개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으며 최고봉은 산쯔더우[扇子陡(선자두)]이다. 산에 쌓인 눈이 마치 한 마리의 은빛 용이 누워 있는 모습과 비슷하다 하여 ‘옥룡설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양쯔강의 상류인 진사장강[金沙江]을 사이에 두고 위룽쉐산과 하바쉐산[哈巴雪山(합파설산):5,396m]이 솟아 있고, 두 산 사이로 강을 따라 ‘호랑이가 건너뛸 만큼 좁다’라는 뜻의 후탸오샤[虎跳峡] 협곡지역이 길이 16㎞까지 이어진다. 위룽쉐산은 <서유기西遊記>에서 손오공이 갇혀 벌을 받았다는 산으로 전해진다.
해발 3,000m 지점까지 등산로가 나 있고 4,500m까지는 케이블카가 연결되어 있으며 케이블카에서 전망대까지는 원시림 사이로 산책로가 있다. 해발 4,450m 지점에 윈사핑[雲杉坪(운삼평)]이 있는데, 삼나무 원시림으로 둘러싸인 넓은 평야이다. 위룽쉐산은 1년 내내 눈이 녹지 않는 만년설로 덮여 있고 희귀한 식물이 많아 중국의 빙하박물관 또는 식물왕국이라 불린다.
부근에 위룽쉐산의 만년설에서 흘러내린 물이 호수를 이룬 관광명소 헤이룽탄[黑龍潭(흑룡담)]공원이 있다.>[네이버 지식백과] 위룽쉐산 [Jade Dragon Snow Mountain, 玉龍雪山(옥룡설산)] (두산백과)
옥룡설산은 정상에 올라갈 수 없게 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정상에 올라가는 코스는 없지만 해발 4680m 까지는 케이블카를 통하여 갈 수가 있고 몇 군데 그보다 아래에 가는 케이블카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다른 지역은 잘 모르지만 이쪽은 아침 일곱 시가 되어야 음식을 파는 곳들이 문을 열기 때문에 일찍 출발하려면 저녁에 아침 먹을 준비를 해놓아야 될 것 같습니다. 저는 저녁에 고산 증세에 대비해서 울산의 기종 님 부부에게서 캡슐로 된 약을 두 알 받아왔는데 밤에 먹어야 좋다고 들었지만 제가 얼만큼 버틸 수 있나 보려고 그냥 가지고 올라가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그리고 어제 밤에 사 온 빵과 복숭아, 자두, 그리고 발효유로 아침을 먹었습니다.
제가 운남여행에서 가장 많이 사 먹은 것이 발효유입니다. 비슷한 것이 가격은 3위안부터 8위안까지 다양한데 맛은 대부분 괜찮았습니다. 아침을 많이 먹으면 고산 증세가 더 심하다는 말을 들은 터라 가볍게 먹고 물 한 병과 스포츠 음료로 보이는 것 한 병 등 두 병의 음료를 준비했습니다.
산에 오르면 많이 춥다고 해서 고어텍스 바람막이와 디시백화점에서 구입한 800원 짜리 우의를 챙기고 우산도 챙겼습니다. 일곱 시에 숙소 앞에서 두 대의 빵차에 나눠 타고 출발했습니다. 날이 좋으면 리장 시내에서 옥룡설산이 보인다고 들었지만 계속 비가 오고 흐려서 보이지 않았습니다.
우기 때라 표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해서 한 사람 당 20위안의 웃돈을 포함해서 350위안의 돈을 주고 빵차와 케이블카, 입장료를 해결했습니다. 개인이 가면 표를 사기가 무척 어렵다고 들었는데 단체로 구입해서인지 큰 문제가 되지 않아 생각보다 빨리 케이블카를 타는 곳으로 가서 탈 수 있었습니다. 거기 까지 셔틀버스를 타고 갔는데 3356m의 높이에서 케이블카를 탑니다.
케이블카에서 내린 곳이 4506m의 높이였습니다. 처음에 내려서는 크게 어려운 줄을 몰랐는데 몇 발 움직이니 가슴이 답답해졌습니다.
불과 150여 미터만 더 올라가면 더 올라 갈 수가 없는 한계점인데 거기를 가는데 한 시간이 넘게 걸렸습니다. 빙천공원(氷川公園)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얼음은 보이지 않았고 그저 안개와 구름만 자욱해서 몇 미터 앞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저는 사진기 가방이 무거워서 정말 천천히 걸어서 올랐습니다.
오르다가 우리 팀이 아닌 한국 청년 두 명을 만나 반갑게 인사했는데 그 친구들은 오르다가 너무 힘이 든다고 내려갔습니다.
그 친구들에게 내일은 호도협에 갈 것이라고 했더니, 요즘 거기는 낙석과 토사가 많아서 가지 못한다는 얘기를 해줘서 놀랐습니다. 그 친구들은 북경에서 일하는 한 사람과 서울에서 온 사람이 운남에 와서 여행사를 찾았더니 호도협에는 가지 못한다고 했다는 것입니다. 그나저나 작별 인사를 하고 천천히, 천천히 걷다가 쉬다가 하면서 끝내 4680m의 데크에 올랐습니다.
미리 온 우리 팀들이 격하게 환영을 해주면서 4680m 표지석 앞에서 사진을 찍으라고 해서 여러 장을 찍었는데 제가 혼자 거길 차지하고 사진 찍는다고 항의하는 중국인들이 있어, '같이 찍으면 되지 왜 꼭 한 사람씩 독점하느냐?'고 큰소리를 쳤는데 그들이 알아들었을 리가 없습니다.
거기서 한 20여 분 쉰 다음에 다시 내려왔습니다.
우리가 만나기로 한 시간이 열한 시 30분이었는데 그 시간에 맞춰 내려 온 것입니다. 산에 빙하도 없고 만년설도 안 보였지만 군데군데 그 높은 곳에서 자라는 작은 식물들이 있어 놀랐습니다. 생각보다 춥지도 않았고 약을 먹거나 산소를 흡입하지 않았어도 못 견딜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생애 처음 4680m의 고지를 밟고 내려왔다는 생각에 마음이 뿌듯했습니다.
케이블카를 타기 위해서 내려와 사방을 둘러 보니 군데군데 눈의 자국은 남아 있었습니다.
아마 겨울에 왔다면 산 전체가 눈으로 덮여 '설산'이라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았겠지만 지금은 설산이라고 하기엔 너무 시시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우리가 올라보지 못한 더 위는 만년설이 있다고 합니다.
비가 오다보니 군데군데 건폭포가 보였습니다. 물이 없어서 폭포가 아닌데 비가 많이 오면 갑자기 폭포가 되는 건폭은 제주도 한라산 영실이 유명합니다. 아래로 내려오니 산에 나무가 제법 많아서 그래도 그나마 큰산다운 면모가 아주 없지는 않았습니다.
중국의 조금 유명한 산은 대부분 케이블카가 설치되어 있더라고 얘기한 적이 있는데 여기 옥룡설산에도 케이블카가 한 곳이 아니었습니다.
우리 팀은 전부 다음 코스로 '운삼평'에 가기로 했습니다. 옥룡설산에는 빙천공원과 운삼평, 모우평의 세 곳에 케이블카가 설치되어 있다고 했는데 저는 이를 잘 알지 못하고 운삼평에 간다고 했고 다른 분들은 제가 자신있게 말을 하니 저를 믿고 가기로 했던 것입니다. 케이블카를 처음 탔던 곳에 내려서 셔틀버스를 타고 처음 왔던 곳으로 가는 줄로 알았는데 이번에 탄 셔틀버스는 거기서 바로 운삼평으로 가는 거였습니다. 그러니까 빙천공원과 운삼평을 잇는 셔틀버스가 있었던 것입니다.
졸다가 깨어 버스에서 내려 보니, 아침에 셔틀을 탔던 곳이 아니라서 놀랐는데 다시 거기서 점심을 먹고 케이블카를 타고 운삼평에 간다는 거였습니다. 그 비용이 115위안이었습니다. 기가 막혔는데 이렇게 비싼 돈이 들어가는 곳이 어떤 곳인지 궁금도 했고 괜히 가겠다고 한 것은 아닌가 미안하기도 했습니다.
거기서 잠깐 점심을 먹으라고 해서 20위안을 주고 국수를 시켰더니 나온 것은 넓적한 묵 같았습니다. 묵맛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국수 맛도 아니고 차갑고 영 입맛에 안 당겼지만 돈이 아까웠고 배가 고플까봐 다 먹었습니다. 그러고서 시간에 맞춰 케이블카를 타고 다시 운삼평으로 갔습니다.
운삼평은 옥룡설산의 동쪽에 있는 초지였습니다. 운삼평 해발고는 약 3300미터에 이른다고 합니다. 다만 산으로 둘려 싸여 있어서 얼마나 높은 곳인지 알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높은 곳에 이렇게 훤칠한 나무들이 하늘을 찌르는듯 빼곡히 자라있었습니다. 나시족 사람들은 이곳을 순정의 땅이라고 부른다고 하는데, 나시족 청년남녀들은 예전부터 자유롭게 사랑을 추구해 왔고, 이곳 운삼평은 예전에 나시족의 데이트 장소였다고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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