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9. 14. 15:10ㆍ시우의 여행기
17. 08.12. 토, 비가 오락가락하다가 갬
아침에 일어나서 신발을 보니 뽀송뽀송할 정도는 아니지만 많이 말라서 신고 돌아다니기에 큰 지장이 없어 보였습니다. 어제 밤에 신발 속에 넣어 둔 생리대가 큰 역할을 한 것 같아 흡족했습니다. 다만 그것들을 전부 휴지통에 버렸는데 청소하는 사람이 의아해 할 것 같아 마음이 쓰였습니다.
아침 일찍 출발을 하기로 했는데 근처에 식당이 없었고 유스호스텔에도 아침 준비가 어렵다고 해서 우리는 간단한 죽과 삶은 달걀로 아침을 해결한 뒤에 어제 타고 온 빵차를 다시 타고 길을 떠났습니다. 합파설산의 꼭대기 부근에는 정말 눈이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그 정도 가지고 설산이라고 하는 것이 좀 황당했지만 정상 부근에 만년설이 있기는 한 것 같습니다.
하파촌에서 출발하여 샹그릴라로 향했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어제 오후에 바로 샹그릴라로 가기는 좀 멀고 피곤한 몸들이라 하파촌에서 하루 자면서 쉬는 거였고 그냥 쌩하니 가기는 좀 밋밋하니까 중간에 '백수대'라는 곳에 들렀다가 가는 것 같습니다.
그냥 길가에 차를 세우고 내리니까 작은 주차장 같은 것이 있고 작은 가게에서 '백수대'의 입장권을 팔고 사람들은 거기서 사면 검사하는 곳이 없이 그냥 올라갑니다. 10분이 채 안 걸리는 거리인데 조금 언덕이라고 말을 타고 가라는 호객을 합니다. 말이 여러 마리가 거기서 대기하고 있는데 시간이 일러서인지 백수대에 들르는 사람은 우리 말고는 별로 없었습니다.
중국 사람들의 재주에 늘 놀라게 되는 것은 사실 별 것도 아닌 곳을 억지로 꾸며 돈을 받는 관광지로 만든다는 것입니다.
여기도 터키의 파묵칼레나 중국 사천성의 황룡과 같은 효과를 내려고 손을 많이 대서 오히려 좋은 명소 한 곳을 버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냥 두면 몇 천 년이나 몇 백 년 뒤에 아주 좋은 명소가 될 것 같은데 작은 것을 손을 대서 크게 늘려 놓아 자연 훼손과 함께 본 모습을 잃게 만들다는 생각입니다.
저는 사진을 찍느라고 다 돌아보지 못했는데 아주 윗부분에 작은 샘 같은 곳에서 물이 흘러 나오고 있는 것을 보았다는 분이 있습니다. 그 물이 석회 성분을 품고 있어서 아래로 흐르면서 돌 위에 흰색 피부처럼 달라 붙고 물은 옥색으로 보이게 되는데 이것을 인공으로 크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별로 볼 것도 없는 곳에 30위안을 내고 올라갔다가 내려와서 든 생각은 속았다는 거였습니다.
저는 속았다는 생각을 했지만 또 다른 쪽으로 생각하면 그런 관광지를 개발함으로써 주변 마을 사람들에게는 어느 정도 소득이 될 거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관광객을 상대로 장사를 하고 또 사람이 모이는 곳이니까 뭔가 마을 사람들에게 이득이 되는 것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중국 한족(漢族)이 아니고 소수민족들입니다.
그래서 장사하는 것이 밉다기 보다는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사람사는 것이 어디나 다 비슷하겠지만 중국에서 만나는 소수민족들은 제가 볼 때는 모든 것을 한족에게 다 빼앗기고 힘들게 사는 것처럼 보여서입니다.
백수대에서 출발해서는 차가 두 시간 가까이 계속 산길을 달렸습니다. 그게 샹그릴라로 가는 길이라고 합니다. 얼마나 높은 고도인지 알 수가 없지만 샹그릴라가 3000미터가 넘는 고지대라고 하니까 우리가 가는 길도 거의 그 정도 높이에서 오르락내리락 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샹그릴라에 가기 전에 푸다체 국가공원에 들렀습니다.
여기도 입장료가 250위안이나 되는 곳이라고 해서 제가 안 들어간다고 했더니 다들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여기는 두견화가 피는 5, 6월에 아주 아름답다고 하는데 그때가 아니면 옥룡설산의 운삼평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얘기를 들어서 안 들어갔던 것입니다. 우리는 그 앞에 가서 사진을 찍고는 매점으로 가서 요기를 했습니다.
제가 올려 놓은 끝의 꽃사진이 중국에서 말하는 두견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 유니스 님에게 '두견화'에 대해 물었더니 우리나라의 진달래와 철쭉을 합해 놓은 것 같은 꽃이라는 말을 들었는데 지금 위의 꽃이 그런 모습이라는 생각입니다. 그러니까 우리나라 진달래꽃과 중국의 두견화는 같은 꽃이 아니라는 겁니다.
이것은 좀 자세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두견화는 촉의 왕이었던 두우의 혼이 새가 된 두견새가 피를 토하는 곳마다 핀 꽃이라고 하는데 그게 우리나라의 진달래와는 같은 꽃이 아니라면 우리나라 문학에 나오는 여러 얘기들을 수정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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