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 폭로전? 책임을 묻게 해야

2022. 3. 8. 06:50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

이제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하루 밖에 남지 않다보니 확인되지도 않은 여러 얘기들이 ‘폭로’라는 말로 난무하고 있나 봅니다.

 

“폭로”는 ‘알려지지 않은 나쁜 일이나 음모 따위가 널리 알려져 드러남’을 의미하는 말입니다. 그러니까 이건 사실이어야 하는데 지금 대선후보를 낸 두 거대 정당의 폭로는 사실인지 매우 의심스런 정황입니다.

 

상대의 약점을 드러내서 유권자로 하여금 자신들을 선택하게 하겠다는 전략일 뿐 그 폭로가 정당한 근거를 가진 것인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으니 사실여부를 제대로 파악하기도 어렵고 또 사실이 아니어도 상대에게 해를 줄 수 있다면 무엇이든 내어 놓고 보다는 얄팍한 꼼수가 판을 혼탁하게 할 뿐입니다.

 

<인터넷 매체 뉴스타파는 6일 <[김만배 음성파일]”박영수-윤석열 통해 부산저축은행 사건 해결”>이란 기사를 음성 녹음 파일과 함께 보도했다.

 

통화는 김만배씨와 ‘신학림’이라는 사람 간 대화였다. 뉴스타파는 기사에서 “김만배씨가 한 지인과 나눈 대화의 음성 파일을 뉴스타파가 입수했습니다. 대화 당사자는 현직 기자 시절 김씨와 동료 사이였던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이라고 했다. 외부에서 제3자로부터 ‘제보’를 받은 것처럼 신씨를 소개한 것이다.

 

그러나 사실 신씨는 뉴스타파의 돈을 받고 취재 용역을 수주하는 사람이었다. 2018~2019년에만 총 8000만원에 달하는 ‘용역비’를 받아왔으며, 지금도 받고 있다. 조선닷컴 취재를 종합하면, 뉴스타파는 신씨에게 2018년 3851만원, 2019년 3933만원 등 2년에 걸쳐 총 7784만원을 지급했다. 더 많은 금액을 지급할 때도 있었지만, 거의 매달 270만~280만원씩을 지급했다. 뉴스타파가 신씨에 준 돈은 장부에 ‘용역비’로 기재됐다.

 

실제 신씨는 취재를 보조하며 뉴스타파를 위해 기사를 썼다. 2018년엔 대한항공 혼맥 기사 등 총 3건을 썼고, 2019년엔 4건을 쓰는 등 뉴스타파에서 신씨의 이름을 검색하면 총 7건이 나온다. 하지만 김만배 녹음 보도 영상에선 마치 제보자처럼 등장했다.

 

조선닷컴 취재에, 뉴스타파도 신씨와의 관련성을 인정했다. 김용진 뉴스타파 대표는 “신씨는 뉴스타파 전문위원”이라며 “지금도 돈을 주고 있다. 용역비는 아니고, 프로젝트에 참여하면 돈을 준다”고 했다. ‘자사 전문위원을 왜 남인 것처럼 표기했느냐’는 질문에는 “나도 모른다”고 했다.>조선일보. 최훈민 기자

 

 

 

<국민의힘은 7일 "김만배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수 있게 해준 1등 공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민주당은 "근거 없는 상상력이 빚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양측의 공세는 이날 JTBC가 보도한 이 후보의 성남시장 시절 첫 수행비서였던 백모씨가 은수미 성남시장 정무비서관 이모씨와 통화한 내용을 공개하면서 촉발됐다.

 

보도에 따르면 백씨는 2020년 초 이 후보의 선거법 위반 사건이 대법원에 계류 중일 때 이씨와의 통화에서 "대법원 라인이 우리한테 싹 있다"며 "우리가 대법원 하잖아. 그동안 작업한 게 너무 많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2019년 9월 이 사건 항소심에서 당선 무효형을 선고받았는데 최종심인 대법원은 이듬해 7월16일 무죄 취지로 사건을 수원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백씨와 이씨가 통화하던 때는 은 시장 역시 2심에서 당선 무효형을 선고받고 대법원 재판을 준비하던 시기다.

 

백씨는 통화에서 "빨리빨리 작업, 대법원, 저기 주심, 대법원장, 아니 아니 대법관 발표 나면 작업 들어갈 생각 해야 한다"며 "그럴 때 얘기해. 싹 서포트(지원) 할 테니까"라고 말했다.

 

이에 이양수 국민의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이재명 후보를 기사회생시킨 공직선거법 무죄판결의 재판 거래 의혹에 관해 경천동지할 만한 증거가 새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만배와 권순일의 만남 일자와 대법원 사건 진행 일정, 권순일에게 50억원을 챙겨줘야 한다는 김만배의 발언, 이재명 후보의 성남시장 시절 첫 수행비서의 말, 그의 말에 소름 끼치게 부합하는 실제 대법원 사건 선고일과 표결 결과가 있다"며 "여기에 무엇이 더 필요한지 이제 이 후보와 민주당이 말할 차례"라고 강조했다.

 

같은당 최지현 선대본부 대변인도 논평에서 "김만배는 이 후보의 대법원 재판이 진행될 때 무죄를 강력 주장한 것으로 알려진 권순일 당시 대법관 집무실을 수시로 방문했다"며 "화천대유 50억원을 활용한 김만배의 '이재명 살리기'를 위한 처절한 '재판 거래' 의혹 일지, 사실은 쌓여 기록을 만들고, 기록은 쌓여 진실을 말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선대위 공보단은 입장문을 통해 "보도에 언급된 백씨는 2013년 하반기 사직했고 그 이후로 이 후보 관련 업무를 하지 않았다"며 "녹취록 내용은 백씨가 지극히 사적인 대화에서 자신을 과시하기 위해 허세 부리는 발언을 한 것에 불과한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선거에 영향을 주기 위한 행위이므로 엄중하게 법적 대응을 할 예정이다"고 밝혔다.>뉴스1. 김일창 기자

 

사전투표에서 이미 36%나 되는 투표 참가자가 나왔는데 사전투표가 끝난 뒤에 이런 폭로가 나온다는 자체가 그 진위여부가 의심스럽습니다. 정말 그게 사실이라면 미리 알려서 자신들에게 이득이 되게 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는 선거가 끝나고 나면 선거 전의 대부분 일들이 유야무야로 끝이 나는데 이런 관행이 흑색폭로전을 양산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이런 흑색폭로전을 계획하고 거기 협조한 사람들의 책임을 묻는 법이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래야 국민을 기만하는 거짓 폭로들이 없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