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을 지켜 달라"

2024. 4. 25. 05:52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

 

   4·10 총선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에서 나와 개혁신당에 합류한 조응천 최고위원은 24일 친이재명(친명) 선명성 경쟁을 벌이고 있는 민주당 국회의장 후보들을 향해 "국회의장은 제1당 대표의 의중을 반영하는 것이 주된 임무인 국회 본청 출장소장이 아니다"라고 질타했다고 합니다.

 

조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 22대 전반기 국회의장을 하겠다고 나서는 민주당 경선후보들은 국가 의전서열 제2위인 국회의장의 위상을 뿌리부터 흔들고 있다"며 이같이 비판했습니다.

 

이어 "정성호 당선인은 '기계적 중립은 없다 다음 선거에서의 승리를 위해 보이지 않게 깔아줘야 한다'고 했고, 추미애 당선인은 '혁신의장의 역할을 거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조정식 당선인은 '이재명 대표와 호흡을 잘 맞추는 사람이 국회의장이 돼야 한다'는 식으로 얘기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조 최고위원은 이들을 가리켜 "소속 정당의 정파적 이익에 몰두하겠다는 말들을 서슴치 않고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 민주당 의장후보들은 이 브레이크와 핸들마저 떼어버리고 가속페달을 직접 밟겠다고 폭주족의 모습 그 자체"라며 "'명심'을 등에 엎고 국회의장이 되는 것이 1차 목표이고, 의장이 되면 민주당 강성지지층의 환호를 받는 것이 2차 목표인 것처럼 보인다"고 했습니다.

 

그들은 그러려고 국회의원에 입후보했고 그러려고 당선이 되었을 겁니다. 지금 그들 입에서 나라와 국민에 대한 말은 한 마디도 없습니다. 오로지 권력에 대한 탐욕과 이재명의 총해를 받는 것만이 목표일 것입니다.

 

  <총선 전 한 사석에서 지인이 "현재 대한민국은 베네수엘라나 과거 아르헨티나, 그리스 같은 포퓰리즘 국가의 70% 수준에 와 있다. 국민들에게 퍼주는 정책들은 이미 봇물이 터져 진보든 보수든 멈출 수 없을 것이다. 20~30년 후엔 진짜 베네수엘라처럼 될지 모른다"라는 얘기를 한 적이 있다.

 

다들 "설마 그럴 리야"라고 했지만 분위기는 무거웠다. 구한말처럼 세계의 정치·경제 지형은 격변하고 있는데 정치권은 퍼주기에 골몰하고, 사회는 국가의 큰 틀마저 흔들릴 정도로 내부 분열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위기 때와 비교해 요즘 우리 사회의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허리띠를 졸라매자고 말하는 지도자들이 아무도 없다는 점이다. 4·10 총선이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나면서 최대 이슈는 민생회복지원금 지급 여부가 돼버렸다. 거대 야당의 지도자는 국민 모두에게 1인당 25만원씩 가구당 평균 100만원의 공돈을 주자고 한다. 이런 마당에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구조조정이 필요하고,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고 하면 이상한 사람쯤으로 취급받을 수도 있다.

 

이재명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 만남에서 25만원 지급 문제를 최우선으로 다루겠다고 밝히면서 국정 어젠다는 또다시 퇴행했다.

 

요동치는 국제질서 속에서 대한민국이 생존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인지, 미국과 일본 중국은 수십, 수백조원을 들여 반도체 산업을 키우고 있는데 반도체 분야에서 어떻게 초격차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인지, 재정 건전성은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 것인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등에 따른 금융·기업 구조조정은 어떻게 할 것인지 화급을 다투는 현안은 우선순위에서 밀려났다. 야당이 주도하는 정국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남은 3년 임기는 내내 이런 모습일 것이다.

 

전 영국 총리인 윈스턴 처칠은 국민들에게 '땀과 눈물'을 호소함으로써 나라를 위기에서 구한 대표적 지도자의 한 사람이다. 대독(對獨) 유화론자이던 체임벌린을 이어 1940년 총리가 된 처칠은 전란의 위기를 맞아 그해 5 13 "제가 국민들께 드릴 수 있는 것은 피와 땀 그리고 눈물뿐"(I have nothing to offer but blood, toil, tears, and sweat)이라는 유명한 연설을 남겼다.

 

취임 후 첫 하원 연설은 독일과의 전쟁 공포에 휩싸였던 국민들을 단결시키고 결국 승리로 이끌어냈다. 처칠이 국민들로부터 존경받은 것은 정직과 원칙의 정치인이었으면서도 포용의 리더십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옛 소련과의 대결에서 승리해 냉전을 종식시킨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은 '위대한 대화자'(Great Communicator)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수많은 문제 해결을 위해 국민들에게 호소하고 분명한 대안을 설득력있게 제시할 수 있는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었다. 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현란한 말솜씨가 아니라 국가 발전과 국민을 향한 진정성과, "국민 모두가 부자가 될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보다 나은 삶에 대한 그의 믿음이었다.

 

노나라에서 법무장관격인 사구(司寇)라는 직책을 맡아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기도 했던 공자는 리더가 갖춰야 할 네 가지 덕목으로 '무의·무필·무고·무아'(毋意·毋必·毋固·毋我)를 꼽았다. 사사로운 의견이 없고, 반드시 이러 해야 된다는 것이 없으며, 고집하는 것이 없고,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것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진실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국민과 소통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야 국민들도 지도자를 따르게 되는 법이다.

 

보수의 최대 원칙은 "자기 삶은 자신이 책임진다"는 것이다. 총선에서 보수가 패한 이유로 수많은 요인이 거론되고 있지만 정부와 여당의 철학이 진짜 보수가 맞냐는 의문을 가진 지지자들이 대거 이탈한 점을 빼놓을 수 없다.

 

국민의힘이 내놓은 수많은 선심 공약과, '카르텔'이라는 단어 하나로 국민들을 갈라치는 듯한 윤 대통령의 발언은 민주당과 별다른 차이점을 찾을 수 없었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첫 만남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중대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번 만남을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지키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는 계기로 만드는 건 윤 대통령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디지털타임스. 강현철 신문총괄 에디터

 

   출처 : 디지털타임스. [강현철 칼럼], `땀과 눈물`을 말하는 지도자가 사라진 대한민국

 

   “체제 위기에 놓인 대한민국을 지켜 달라.”

 

혈액암으로 투병해온 노재봉 전 국무총리가 23일 임종 직전까지 제자들과 지인들에게 남긴 말이라고 합니다.

 

노 전 총리는 한국 국제정치학계의 태두이자 자유민주주의 정치사상가 겸 정치인으로, 국무총리와 국회의원을 지낼 때에도 그의 관심은 늘 대한민국을 체제 전복의 위기로부터 구해야 한다는 것에 놓여 있었다고 합니다.

 

노 전 총리는 늘 강경파로 사람들의 지지를 많이 받지는 못했다는 생각이었지만 오늘 그가 임종 때에 남겼다는 말은 정말 가슴에 와 닿습니다. 죽으면서도 대한민국의 체제 위기를 걱정했다면 그를 애국자라고 얘기해도 충분할 것입니다.

 

체제 전복을 노리는 사람들을 민주유공자로 대우하겠다는 법을 제정하려는 국회의원들을 보면서 대한민국이 어디로 갈지 정말 걱정입니다.